해당 개념글 주소 : http://gall.dcinside.com/train/739297
우선, 윤서인 씨 개인 자체에 대한 변호가 아님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
KNRC 다니면서, 운전취급규정을 가르친 교수님께 인상깊은 한 마디를 들은 적 있었다.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무조건 사고가 난다.'
내 식대로 해석해서 받아들인 건 이거.
'원칙없는 현장엔 사고만 있다.'
윤서인 씨의 그 페북글이
아마 사회구조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지 않고 일개 개인의 문제로 전가하는 것으로도 보인다거나,
근시안적으로 봤을 땐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으로 해석되어져서 욕먹는 것 같은데
사실 윤서인씨의 그 페북글 자체는 원론적으론, 원칙적으론 옳은 말을 했다고 본다.
다만 일각에서 보는 시각마냥 여하한 책임을 사고당한 고인에게 오롯이 떠넘기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서울메트로 사측에서 정신 안 차리고 이윤창출에만 몰두해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원칙을 망각했다는 질타로도 볼 수 있지 않나.
지엽적인 부분과 일부 사회구조적인 문제 등이 겹쳐져 있고 이 때문에 분노가 야기되어 격앙된 현 분위기에선 잘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나한테 그 글은, 본질적으로 '안전'을 도외시한 채 자리와 돈에만 미쳐돌아간 사측을 겨냥했다고도 보여지더라고. 그게 서울메트로건 은성PSD건 유진메트로컴이건, 프로종합관리건 어디건 간에.
해당 페북글의 서두에서 윤서인 씨가 비정규직, 하청 운운한 대목은 다소 논란이 될 법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 서두의 의도는, 너무 지나치게 비정규직, 하청 문제에만 얽어놓고 그쪽으로만 답을 몰아가는 걸 개탄하고자 했던 게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써는 분위기 파악 못한다는 비난을 들을 수 있을지언정
윤서인 씨의 저 페북글도 일리있는 면이 있다고 생각함.
p.s
그 교수님께서 서울메트로에 대해서 썰을 풀어주신 것 중 두 가지가 기억나서 여기에 써봄.
하나는 2013년 당시의 철도사고 였는데, 0호선에서 대용폐색 적용 중이던 XX와 XX 사이에 모터카 세 열차끼리 충돌해서 운전원 여럿이 사상입은 사건이 있었음.
문제는 이 세 열차 모두 지도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 원칙대로라면 선행열차 두 편에 지도권, 후행열차에 지도표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하시더군.
당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사고조사를 나왔을 때 XX역장과의 문답.
Q. 왜 세 열차 모두에 지도표를 끊어줬는가?
A. 공사하는 열차 있으면 끊어주는 거 아닌가?
Q. 당신, 지도표가 뭔지는 아는가?
A. 30년 동안 그렇게 잘 해 왔는데 뭘 그리 따지느냐.
두 번째는 서울메트로 운전취급규정의 철도사고에 대한 용어 정의 문제였는데,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운전취급규정 기준으로 하면 철도사고의 정의가 '열차 또는 차량의 운전중 인명의 사상 또는 도시철도시설의 손상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차량 손망실 여부도 철도사고로 포함시켜 정의할지 말지는 서울메트로 노조가 하도 난리쳐서 그냥 없앴다고 하시더군.
그리고 운전정리라는 용어의 정의를 가르쳐주시면서 좀 비판적으로 말씀하시기를,
서울메트로 운전취급규정에서 운전정리라는 용어의 정의에 있는 '정상 운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라는 대목을 들어, 코레일 운전취급규정은 어떠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 사전에 예상될 때 막는 예방적 성격의 규정이지만 서울메트로 쪽 운전취급규정은 결과가 발생한 뒤의 사후수습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하시더라.
결론은 하청에게 원칙을지키지 못할정도로 굴린 원청이 잘못. 애초에 원칙대로면 TO도 제대로 해야됨
문제는 규정을 정해놓는다고 무조건 지켜지는게 아니라 지키도록 교육을 해야 하는건데 현재같은 하청 시스템에서는 그게 될리개 없다는데 있지. 안전교육이 얼마나 중요하면 철도안전법에서 한 장을 철도종사자 관리에 할애하고 철도운행안전관리자도 만들었겠어
ㅇㅇ (210.207.*.*) // ㅇㅇ 그런 맥락에서 난 윤서인 씨의 그 페북글이 서메를 겨냥해서 쓴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함.
123 (223.62.*.*) // 그 점에서 원청이었던 서메가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봄. 애초에 있던 규정도 지들 좀만 더 편하자고 멋대로 입맛에 맞춰 바꿔버린다는 놈들인데 그런 놈들이 하청을 주면 얼마나 잘 줄까 싶음.
서메는 작업자들 관제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이 아님??
원칙이 무엇인지 짚어봐야하지 않나 함. 유품에 먹지못한 컵라면이 있음. 컵라면 먹을 시간조차 부족할 정도라면, 다시말해서 인간의 최소기본욕구 마저 양보해야할 원칙이라면 이건 원칙이 잘못된게 아닌가 함. 스크린도어는 사방에서 고장나고 유지보수 인력은 그것을 고치려고 식사조차 못할정도로 뛰어야하고, 시간 내에 못고치면 지하철 승객은 자기가 내려던 출입문 밖의 스크린도어가 안열려 불편을 겪게될 것이고, 스크린도어 고장건수는 미리 고정적으로 예정된 것이 아니라 불시에 유동적으로 램덤하게 발생되고...
그건 그렇고 궁금한 것 하나: 내가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스크린도어가 고장나면 차량 내부 출입문에 표시됨?
엠에스초보 (14.50.*.*) // 역무원 현장감독 하에 2인 1조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도록 되어 있는 게 현행 규정이었다고 하던가? 이 경우 규정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인건비가 아까워 규정, 다시 말해 '원칙'을 무시한 사측의 잘못이 아닌가 함.
단편적으로는 2인1조 규정이 안전을 위한 원칙으로 무결하다고 하더라도,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스크린도어의 고장발생건수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전체적 맥락에서 볼 때 결함이 있는 원칙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임. 은성PSD에서 2인1조 규정을 지킬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을 예측하기가 어렵고, 하도급사에서 최고고장율 대응을 위한 필요인력이 얼마인지, 고장율이 낮을 때 유휴인력에 대한 관리및보상은 어떻게 해야할지, 예상고장율을 초과하여 인력이 부족해졌을 때에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전체적인 원칙설계가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이 듬. 이러한 원칙결함이 있고, 그 원칙결함에 대한 대응책임이 유지보수 실행인력에게 부당하게 전가되어 결국에는 이런 사고가 발생한건 아닌지 분석해봐야 하지 않은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