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차를 몰고 대전시내로 가서 옛 오정선 부지를 답사하고 옴.



지도에 빨간선으로 그려진 것이 바로 오정선 노선이야.

오정선은 호남선 전 구간이 단선이던 1965년에 만들어져서 1978년에 대전조차장~익산(당시 이리) 복선화로 생긴 지금의 대전조차장~서대전 복선철도에 그 역할을 넘겨주고 폐선되었어.

1910년에 일제에 의해 개통된 호남선은 엄밀히 말하면 서울~호남보다는 호남~부산(일본과 연계)을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어. 그러다보니 대전에서 서울이 아닌 부산 방향으로 접속되었지. 서대전~대전을 직결하는 지금의 대전선이 바로 원조 호남선이었지.

1945년에 해방이 되고 한반도의 중심이 다시 서울로 재편되자 서울~호남을 오갈때 대전역에서 무조건 스위치백을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고질적인 문제로 떠올랐고..

결국 1965년에 스위치백 없이 서울과 호남을 잇는 오정선을 만들었던거야.

그러면서 대전역 대신 서대전역이 대전의 호남선 정차역으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대전역 가락국수와 대전블루스를 낳은 호남선 열차의 대전역 스위치백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

이 오정선 덕분에 호남선이 복선화되기 전인 1973년부터 서울~광주 새마을호를 운행할 수 있었어. 호남선 전 구간이 단선일때 서울~광주 새마을호는 서울-서대전-익산(당시 이리)-정읍(당시 정주)-광주만 정차하고 4시간 30분 정도 걸렸다고 함.




오정선이 있던 시절 경부선과 오정선이 만나던 오정역터 부근에서 서울, 대전조차장 방면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답사를 시작한다.

오정역은 오정선이 생기기 전인 1944년에 경부선 간이역으로 문을 열었다가 오정선의 개통으로 분기역 기능을 하다가 오정선의 폐선과 함께 폐역되었다고 함.



오정선은 사진 가운데에 보이는 골목길 자리로 이어졌다.



지금은 철도 흔적이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평범하디 평범한 골목길이 되었다.

다만 다른 골목길과 달리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을 뿐...





계속해서 서대전역 방면으로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이어진다.



가다보면 17번 국도와 평면교차한다.

지금의 17번 국도는 나중에 확장, 선형개량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것이고 원래는 오정역 앞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옛 17번 국도였던 골목길은 '옛신탄진로'라는 이름으로 그 정체(?)를 밝히고 있다.



17번 국도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대전역~오송 BRT와 시내버스가 다니는 중앙차로 위에서 대전역 방향으로 찰칵!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저~ 멀리 대전선 건널목도 있다.



횡단보도를 건넌 뒤 계속 오정선 터를 따라가본다.



조근 더 가면 오정선이 있을 당시 호남선이었던 대전선과의 합류점이 나오면서 오정선은 끝이 난다.



뒤돌아서 지금까지 왔던 길을 찍어보고...



오정선과의 합류점에 있는 대전선 철교는 얼마전 콘크리트 도상 교량으로 교체.



내 차를 주차해둔 오정역터로 돌아와서 경부선 육교 위로 올라가봄.

경부고속선 대전시내 구간이 생기기 전까지는 바로 저 곳에서 대전북연결선과 경부선이 합류했었지.

즉 경부고속선 대전시내 구간 공사 시작점도 바로 저 곳.



올라가자마자 #334(부산->수서 SRT)가 슝~

많이들 알겠지만 대전시내에서는 경부선이 가운데, 경부고속선이 바깥쪽이다.





조금 있으니 #339(수서->부산 SRT)가 통과.

수대동부가 평일 오후 시간대에 중련으로 다니면 빈 자리가 적지 않을듯.






곧이어 행선판이 없는 비정규 무궁화가 8200호대 기관차에 이끌려 등장.

이거 지나가고 곧바로 #134(부산->행신 KTX)가 지나갔는데... 경부고속선 대전시내 구간이 없었을땐 KTX가 대전역에서 먼저 출발하고 일반열차는 꼼짝없이 선행대피를 해야했겠지.

경부고속선 대전, 대구시내 구간의 파급효과가 알게 모르게 참 클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