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인 4/2에 대전에서 대구로 차몰고 가다가 들른 옥천군 이원면.

옥천과 영동 사이에 위치하여 현재 무궁화 선택정차역인 이원역이 있는데...

이 지역은 1905년 경부선 최초 개통 이래 최근까지 수차례 선형이 개량되면서 많은 변화를 겪은 곳이야.

일단 지도를 보여줄게.



빨간색 선은 1905년에 최초로 개통되었다가 폐선된 노선. 당시 들어선 이원역은 지금과는 위치가 좀 다르지.

다들 잘 알겠지만 일제는 경부선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한국인들을 심하게 수탈했고 이에 분노한 의병들이 개통 4년만인 1909년에 처음 들어선 역사를 불태우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 ㄷㄷㄷ

그 후 1919년에 한 차례 선형 개량이 되었는데 1919년에 만들어졌다가 나중에 폐선된 노선이 바로 분홍색 선이야. 이때 버려진 이원역 북쪽의 고갯길은 도로로 바뀌어 지금의 4번 국도가 되었지.

1945년에 복선화를 할때에는 지금과 거의 비슷한 선형으로 개량되면서 역이 지금의 위치로 이설되었는데, 이때 만들어졌다가 2006년 전철화 때 개량되면서 버려진 노선이 바로 파란색 선이 되겠다.



먼저 1919년에 만들어졌다가 버려진 옛 진평터널을 찾아가보았다.

옥천 방면 출입구를 찾으러 가는 길인데, 현재의 진평터널은 상하행선 터널이 단선병렬 식으로 따로 놓여있는걸로 봐서 아마 복선화 이전에 지금의 노선으로 바뀐 것 같음.

만약 1945년 복선화 때 지금 노선으로 바뀌었다면 복선 규격의 터널 하나를 뚫어서 거기에 상하행선 둘 다 집어넣었겠지.



상하행선 선로 사이의 언덕에는 밭이 있고, 상행선 선로는 그 언덕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저 멀리 경부고속선도 보이고...



고갯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저 사진을 찍은 위치가 아마도 1919년에 놓여진 철도 노반이었으리라...



가능하면 옛 철도 노반을 따라서 걸어가려고 했는데 온갖 쓰레기와 식생으로 인해 포기하고 옆으로 비켜서서 옛 터널 출입구를 찍어보았다.



차를 몰고 고갯길을 넘어 이번엔 같은 터널의 이원 방면 출입구를 찾아 숲을 헤맸다.

터널 위에 올라서서 부산, 이원 방면으로 뻗은 옛 철도 노반을 촬영.

혹시 저기 찾아가려는 갤러가 있거들랑 여름엔 절대 가지말길... 그나마 식생이 메마르고 눈, 얼음도 없는 봄을 골라 갔는데도 진짜 힘들었음.

꼭 가보겠다면 봄에 등산화, 등산복, 장갑 다 챙겨서 가셈.



암벽을 타고 내려와 터널 입구에 도착!



터널 내부.

햇빛이 들지 않는 터널 바닥은 완전 뻘밭이 되어버려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내부는 막혀있는 것으로 보였음.

사실 이 터널은 열차가 다닌건 10~20여년 정도밖에 안 되고 그 후엔 아마도 사람이 다니는 터널로 쓰이거나 방치되어 있었을 것이다.

보존 상태가 괜찮은걸로 봐서 마냥 방치되어 있진 않았던듯?




터널 출입구 옆의 구조물 역시 보존 상태가 괜찮다.



다시 암벽을 기어올라가 저기 보이는 도로로 돌아가는 도중에 터널을 내려다보면서 또 촬영.

터널과 도로를 곧장 오가지 못하고 우회하는 이유는 터널과 도로 사이에 현재의 경부선 하행선 철길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구조임.

현재의 상하행선 터널 사이에 옛 터널이 있는 구조.

옛 터널은 고갯길을 좀 더 올라가서 위치해 있는 반면, 현재의 터널들은 경사를 줄이기 위해 고갯길을 별로 올라가지 않고 저지대에서 터널 길이를 늘려서 고개를 뚫고 지나간다.



고개를 내려와서 이번엔 지도상에서 진평터널과 이원역 사이에서 분홍색 선과 파란색 선이 함께 있는 곳으로 와봤다.

여기는 2006년 경부선 옥천~신동 구간 전철화와 함께 현재의 선형이 완성되어 현대적인 교량이 놓여있다.



뒤돌아서 아까 갔던 진평터널이 있는 고개를 찍어보고...



1919~1945년엔 사진 가운데의 농경지를 따라서 철길이 놓여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1945~2006년엔 사진 왼쪽의 포장도로 부지를 따라 하행선, 오른쪽의 비포장도로 부지를 따라 상행선이 놓여있었을 것이다.



11년전까지 상행선 선로가 놓여있었던 비포장도로는 진창길이 되어 접근이 어려운 상태.



여기는 이원역 서쪽에서 파란색 선과 현재의 철길이 만나는 지점.

파란색 선에 해당하는 1945~2006년에 쓰이던 작은 철교 흔적을 발견했다. 철교 이름은 강청천 철교.



반대쪽 구조물.

그 뒤로 2006년에 건설된 현대적인 모습의 현재의 경부선 교량이 보인다.



철길이 놓여있던 자리 위에 서서 한번 더 찍어보고...



옛 선로 부지와 현재의 선로 부지는 저렇게 이원역을 코앞에 두고 합쳐진다.

마을 주민들을 위해 방음벽도 설치했는데 투명한 재질이라 혹시 새가 날아가다 부딪힐까봐 방음벽에 새를 그려놨다. ㅎㅎㅎ





때마침 #1301(서울->동대구 무궁화)가 통과.

이원역을 통과하는 열차라 빠르게 지나갔다.




이번엔 이원면소재지 중심 부근에서 1919~1945년에 철길이 놓여있던 부지, 즉 지도상의 분홍색 선을 촬영.

현재는 주로 농경지로 쓰이고 있다.



차를 몰고 좀 더 가서 1905~1945년에 이원역이 있던 자리를 찾아가봤다.

철길이 있던 노선은 4번 국도 지선이자 이원면소재지 진입도로로 쓰이고 있었다. 물론 과거엔 저게 4번 국도 본선이었고...

지금은 옥천의 자연환경과 지리적 조건을 살려 화훼묘목단지가 조성되고 하면서 철도 흔적은 사실상 사라졌다.

마침 묘목 심는게 활발한 봄의 주말에 지역 축제까지 열려 사람과 차들이 바글바글...

좀 정신없긴 했지만 시골 동네가 간만에 활발한 것 같아 보기 좋았다. ㅎㅎ



옛 이원역터 부근에 주차를 해두고 현재의 이원역 동쪽에 있는 2006년 이설구간, 즉 파란색 선 부지를 답사하기 시작.

이원역 쪽에서 동쪽을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바로 이원역 근처에서 옛 선로 부지와 현재의 선로가 만나는 곳. 찍고보니 초점이 나갔네;;;



지금은 도로를 만들려는지 다 갈아엎어놨지만 어쨌든 선형을 추적하는건 쉬웠다.



가다가 뒤돌아서 촬영.

구릉지를 끼고 곡선주로를 돈다.



계속 걸어가본다. 저 멀리 경부고속선 교량이 잘 보인다.




때마침 #127(서울->부산 KTX)가 슈우우웅 하고 지나간다.



이 곳은 지대가 다소 높아서 이원면 소재지가 잘 내려다보였다. 1945년에 복선화하면서 철도 부지의 고도를 높인듯.

축제장에서의 마이크 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퍼지더라.




축제 소리를 뒤로하고 계속 걸어가보는데...



가다보니 오른쪽으로 현재의 선로가 보인다.

현재의 선로는 곡선을 거의 없애고 구릉지를 터널로 뚫고 지나간다.




이원면소재지 동쪽을 흐르는 이원천 근처까지 가니 2006년까지 쓰이던 철도 교각이 공사장 한복판에 우뚝 서 있다.

저런것까지 보존할 것 같진 않고 아마도 곧 철거될 모양인가본데...

마치 들판 한복판에 서 있는 옛 절터의 석탑을 보는 것 같더라.

1945년에 지어진 것인데 교각 아랫 부분은 현대적인 냄새가 나고 윗 부분은 20세기 초반의 냄새가 난다.



이원천을 건너 저기 산자락에서 옛 선로 부지와 현재의 선로가 만난다.

이번 답사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