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5에 대구에서 대전으로 차 몰고 가다가 들른 경부선 옛 금오산역.
금오산은 많이들 들어봤겠지만 금오산역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일단 지도부터 보자.
1905년에 처음 경부선을 지을땐 김천과 약목 사이에서 지금의 노선이 아닌 빨간색 노선을 따라 지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빨간선이 현 노선보다 더 직선에 가까운게 사실이니까 일제는 빨간선을 따라 지어도 될줄 알았나봄.
하지만 막상 운행을 하다보니 증기기관차의 힘으로 금오산 남쪽의 고개를 넘는게 너무나도 힘들었다고 함.
심지어 힘이 부친 증기기관차가 과도하게 매연을 내뿜는 바람에 그 매연을 승무원과 승객들이 마시는 사고도 있었다고...
결국 개통 11년만인 1916년에 구미를 경유하는 현 노선으로 변경되었고 빨간색 노선은 폐선.
그러다가 2004년에 경부고속선이 원래의 경부선과 비슷한 경로로 해서 구미를 쌩까고 개통되었지.
현재 밭으로 쓰이는 이 곳이 바로 금오산역이 있던 곳이라고 한다. 행정구역은 김천시 남면 부상리.
원래 부상리는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고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전통 역이 설치되어 역촌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선형도 선형이지만 그러한 점으로 인해 이미 저 동네에 기반 시설이 있었던 점 역시 일제가 저 곳으로 철도를 짓고 역을 설치한 이유였겠지.
이제 경부선 개통은 물론 폐선된지도 어느덧 100년이 훌쩍 넘어 철도 흔적을 찾아볼수가 없다.
역의 북쪽에 솟아있는 금오산. 구미의 명물이기도 하지.
이번에는 금오산 역터에서 부산, 약목 방면으로 촬영.
저기 초록색 도로 표지판이 보이는데 저 도로는 금오산역 터와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원래 경부선이 있던 자리를 그대로 따라 건설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4번 국도 본선이었다가 지금은 국도 확장 및 이설로 인해 지선으로 격하된 상태.
이번엔 다시 서울, 김천 방면으로 촬영. 철길 앞을 구릉지가 가로막고 있다. 소문대로 저 곳에 터널이 있다는 얘긴데...
옛 경부선 노반을 따라 터널을 향해 걸어가본다.
과연 터널이...!
20세기 초 터널 양식을 잘 보여주는 듯.
길이가 비교적 짧고 직선이라 반대편 출입구까지 보였지만 건너가긴 어려운 상태였다.
이건 터널 윗부분 찍는다고 찍은건데 그땐 몰랐다가 이제보니 터널 위에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일진무강(日進無疆)이라고 쓰여져 있는데... 일제의 앞길이 창창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일까...
이번엔 차를 몰고가서 터널의 반대편 출입구로 가봄.
가까이서 보니 아랫 부분은 물에 잠겨있다. 작은 저수지 같았는데 수질이 괜찮은 편.
터널 석축 구조물. 화강암으로 보이는데 만들어진지 112년, 폐선된지 101년된 터널 치고는 보존 상태가 양호한 듯.
물에 잠겨 있는 서울, 김천 방면 옛 철도 노반을 마지막으로 답사 끝!
사진에 보이는 초록색 교량은 45번 중부내륙고속도로인데 마침 마을 인근에 남김천IC가 있어서 수도권, 창원 등지에서 차몰고 가기 편할거 같다.
매번 글 보며 느낀다만...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못하겠음... 존경! - dc App
갈추. 부상터널의 빈번한 질식사고의 경우는 언덕이 험한탓이지만 열차로 산신령을 친 이후에 화가난 산신령이 뒤에서 잡아당겨서 그렇단 설화가 있엇지ㅎㅎ - dc App
124.49//그저 차 한대 생겼을 뿐인데 ㅎㅎㅎ 진짜 존경받을 분들은 대중교통으로 나보다 더 심오한 답사를 다니는 분들이지...
211.204//음... 반일감정이 만든 설화가 아니었을까...
ㅇㅇ그렇지 당시 조선 상황이나 경부선 부설목적 생각하면... - dc App
ㄴ 심지어 직접 무기 들고 철도 건설 현장이나 열차를 습격한 사례도 있었다 하니 ㄷㄷㄷ
그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미칠것 같은 지경이니... 나라가 힘이 없으면 서글프지 - dc App
ㄴ 그러다가 일제에게 잡히면 총살당했다고 하니... 휴... 슬픈 역사...
추천이나 쳐머겅^^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가 하다가 손 놓은 걸 우리는 경부고속선으로 해냈으니 10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의 간격이 크게 느껴지기도 하네... 구미는 이 때문에 경부선 들어와서 웃다가 김천구미역으로 울게되어서 좀 아쉽지만.
175.202//응 잘 쳐먹을게 ㅋㅋㅋㅋㅋㅋㅋ
JL957//건설기술 발달의 승리라고 봐야지. 김천구미역은 경부선 일반선과 연계를 하지 않으면 고자 신세 면하기 어려울듯. 남부내륙선 지을때 경부선 이설도 좀 해라...
갈갈추 - 히힣
ㄴ 감사감사 ㅎㅎㅎ
예전에 열차사랑에서 어떤 회원의 답사기를 읽었는데, 비슷한 구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함. 근데 답사를 하면서 어느 할머님을 인터뷰했는데 그분의 부군이었던가 부군의 친구였던가 하는 분께서 과거 해당 구간 건설에 징용되었다고 하셨다던 대목이 있던 걸로 기억함.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거려나.
ㄴ 나도 예전에 옥천 쪽 폐터널 답사하다가 동네 할아버지 만났는데 그 분 아버지가 경부선 처음 지을때 징용되었다고 들었음 ㄷㄷㄷ
cc - 수집충
ㄴ 감사감사 ㅎㅎ
日進無疆이라는 건 찾아보니 사서삼경 중 하나인 주역 2권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함. 정확히는 益動而巽 日進無疆에서 뒤에만 따온 거.
이런곳도 찾아가고 정말 대단하다....답사는 닥치고 개추야
JL957//오오... ㄷㄷㄷ 근데 일제는 그 문장을 무슨 의도로 터널에 박아넣은 걸까...
킹재상//확실히 차 있으니까 편해 ㅋㅋㅋ 아무튼 감사 ㅋㅋㅋ
부상터널 다녀올까했는데 다녀오셨구마. 사진으로 만족하게씀 - dc App
갈추. 저기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셈ㅠㅠ - dc App
잘 보고 가요, 추천드림. 구미의 성장은 운도 많이 따라준 것 같음.... 훗날 대통령 버프도 받았고
EMUX//부상리 마을에 버스정류장에 김천시내, 김천구미역에서 들어오는 버스가 몇 대 있음. 배차간격이 안습이긴 하지만 그거 시간맞춰서 타고 들어가면 될 듯.
Busanbu.//그러게... 극적인 사건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일어났으니... 아무튼 다들 감사 ㅎㅎ
갈갈이. // 어떤 의도였든 간에, 아마 불순한 의미로다가 박아새겼을 거라고 봄. 유신(維新)도, 국풍(國風)도 다 그런 식으로 고문헌에서 따 와서 쓴 거였다고 하니까. JL957갤러가 찾아준 원문인 주역 2권의 '익동이손 일진무강(益動而巽 日進無疆)' 뜻이 '이익은 움직이고 겸손하게 따르는 것이어서 나날이 나아감에 그 끝이 없다'라고 하는데 왜놈들이 그걸 썼다면, 아마 그걸 제국주의적으로 좀 더 흉폭한 뜻을 담은 거라고 생각함.
워... 저런 터널들이 아직도 여기저기 존재하는구나ㄷㄷㄷ - dc App
터널기여어. .
권선생//아무리 좋은 것도 써먹는 놈이 나쁘게 써먹으면... 답이 없지... 예를 들어 궁예의 미륵이라든가...
사천료리//더 대단한건 저 터널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터널 중엔 아직도 경부선 현역으로 활용되는 것들도 있다는 것 ㄷㄷㄷ
향연상자//터널이라는게 짧으면 귀여운데 길면 무섭지 ㄷㄷㄷ
기관사가 사망한게 귀신에 잡아먹힌게 아니라 가스중둑이었구나. 근데 경부선이 구미로 돌아간게 박정희 때문이라고 우기는 절라도 애들 살아오면서 참 많이봤다.지도를 펴 놓고보면 분명히 돌아가니까..
ㄴ 당시 반일감정 생각하면 귀신 소문도 날 만 하지... 경부선이 구미 쪽으로 이설된건 박정희 태어나기 2년전 ㅋㅋㅋㅋㅋㅋ
선 갈갈추 후 감상. 그나저나 터널 액석상태가 좋은거 같네.
ㄴ ㅇㅇ 지금도 큰 글자는 나 같은 문외한도 쉽게 알아볼 정도면... 대전 세천에 있는 터널도 상태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