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동안 꿉꿉하고 눅진한 장마가 잠깐 물러났던 12일, 공주를 다녀왔습니다. 모바일 기상예보에 '흐리고 비' 대신 '구름많음'이 떠서
여행가기 최적이라고 생각하고 계획을 잡았지요. 시내버스 타고 도착한 광주송정역 역전엔 파란하늘과 내리쬐는 햇살이 강렬합니다.
인데, 폭염특보로 전국이 가마솥 온도에 물비대신 자외선비가 내릴줄은 몰랐땈ㅋㅋㅋㅋㅋ. 작년 3월 경부선 화물열차 탈선사고로 피봤을때
익산역 헌마을호 승강장에서 컨테이너 화차를 찍은뒤로 여행사진에 복선이 숨어있다는걸 다시끔 상기시켜준 이날, 현재 글쓴이는 그을린
팔뚝열을 시키기 위해 하루에 3번씩 찬물로 냉수찜질을 하고 있읍니다. (...) 그리고 심상치 않던 햇살 덕분인지 맞이방이 소란스러웠다.
날도 더운데 시비가 붙어 의자에 앉아있던 할배들끼리 말싸움이 터졌기 때문. 언성이 무서울정도로 높아지자 글쓴이는 철도사법경찰대에 들러
싸움났다고 알려드렸고, 사법경찰 두 분이 오고 싸움이 난 할배들을 떼어놓은뒤에 드디어 조용해졌읍니다.
몇주전만 해도 세워져 있던 설렁탕 부스가 날아가고 없따! 무더위에 녹아버린듯.
승강장 통로를 걷기만 해도 땀이 삐질삐질 솟아납니다. 대형선풍기가 고개를 돌려가면서 바람을 보내도 후텁다.
그리고 이번에 탈 수서고속철도 SRT #610을 마주한다. 철뜨억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구토고통부 짱구질로 탄생된 수서고속철도는 태생이
거시기한만큼 요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꾸려요와 합병소리가 막 들려오고 민영화 꼼수와 구토부 관료들 낙하산 구멍용으로 만들어졌다고
쳐맞는 소리가 울려오는 지금, SR에서는 공기흐름을 바꾸고자 여러가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대국민 러브콜을 보내며 SR 쪼개기를 막고자
부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 러브콜 사탕을 글쓴이는 하나 집어서 받아먹었...(읍읍)
이번에 오르는 #610열차는 프로모션 이벤트에 걸맞게 정차역도 대박이었습니다. 익산, 공주만 서고 수서로 바로 꽂는다. ^ㅅ^
글쓴이는 7호차에 올랐습니다. 요즘 1, 3, 7 숫자에 존니스트 집착함.
일반실테이블 직찍. 열차편의시설 안내도 말고도 'SRT 하이와이파이'라고 별도의 Wi-Fi 이용을 홍보하는 스티커가 따로 붙었네여.
물론 이용해보진 않았습니다. ^^ 개인적으로 서비스 한다면서 ○○프로그램 설치한뒤 이용하라는거 극도로 혐오함. ㅗㅗㅗ
가장 눈에띄는게 요거. 비상시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담은 메뉴얼 책자가 꽂혀있읍니다. (2개씩이나) 올해들어서도 크고작은 안전사고가 참
많은데 요거 들고 보고있자니 세월이 하수상하다는 느낌이 많이 듬. 특히 화재사고로 인명피해가 많은데 소화기사용법을 보면서 드는 느낌이
어디 모 안전교육 들으면서 졸 때와는 전혀 다릅니당.
흉다이로템의 악명과는 전혀 다르게 부드러운 찰랑임으로 출발하는 설렁탕의 정숙성에 감탄하면서 풍경사진을 찍었읍니다. 목적지에 도착해
공포의 뜨거운맛을 보기 전 하는 직찍질은 즐거우면서 눈과 뇌와 심장이 정화되었읍니다. 시원한 바람 쐬가면서 창가에 앉아 구경이나 하며
눈요기 하는게 얼마나 즐거운가. 이래서 관음을 하게되는건가.
(저멀리) 호남고속도로와 병주.
송전탑+성냥갑단지.
녹음진 풍경과 이를 간간이 메우는 마을, 도로, 강을 보면서 예전에 유튜브에서 보던 여름날 쪽본 싱깡센 차창풍경이 겹쳐 떠오른다. 안그래도
사는동네인 광주는 저기 동일본쪽 센다이시와 자매결연을 맺어 한때 도로 이름을 센다이도로라고 붙일정도였는데. 잽랜드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주변 풍광이나 도시 성격이 그쪽이랑 겹치는게 정말 그런것같기도 하고. 분명 나는 호남고속선을 달리는 열차를 타고있는데 왜 도호쿠
싱깡센을 탄것같지. . .우좌지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뻘생각을 하다 45분만에 충청남도 공주까지 날아왔습니다. 역명판 아래에 있는 어느 단어가 굉장히 눈에 띈다.
설렁탕은 갈 길이 멀어 황급히 웃동네로 걸음을 재촉하고. . .
황량한 승강장에 서있는 글쓴이는 폭염주의보가 꽂힌 공주시에 위치한 고속철도역을 돌아다닙니다.
승강장 대기실.
서울행 #544 상어를 현시하는 전광판+역명판 다시 직찍.
사실 여행계획을 짜면서 텰도만 쫓아다니는 텰스퍼거 여정으로 몰아버릴지, 아니면 공주에 있는 유명관광지를 주로 둘러보면서 탈스퍼거
여행으로 나름 여행다운 여정을 할지 고민을 많이 했읍니다. 처음엔 텰스퍼거 여정이 무척 땡겼지만 (반년전부터 공주역에 갈 생각을 함)
백제문화권인 역사도시면서 관광명소가 제대로 남아있는 동네니까 기왕에 놀러왔으면 관광객답게 성도 올라가보고, 좆중딩때 둘러만 보고
나온 무령왕릉은 반드시 사진을 찍어오자! 시간이 되면 박물관도 가보자! 이런 계획까지 했는데. . .
(얘가 ㄹㅇ 장난이 아니었따)
결론을 말하자면 이도저도 아닌채 여행이 열에 푹 쉬어버림. . .
시발 텰스퍼거 계획을 따랐다면 적어도 팔뚝 그을리고 육수 존나빼면서 휘청댈 일도 없었을텐데. ㅜ
그나마 텰스성분으로 뽑은건 상어 들어오는 영상뿐이었따.
승강장을 나와 나가는길 찍은 공주 10경 사진.
간결한 승강장 번호. (1 or 2)
나가는 곳.
껍데기와는 달리 역사 실내는 작은편이었따.
한창 환골탈태중인 출도착 전광판.
꺾으면 바로 출입구가 보인다. 생각보다 너무 단촐해서 놀랐음. 진짜로.
흥.미.진.진 공.주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안내원은 없따.
방향을 반대로 돌려 한컷.
가장 마음에 든건 백제시대 와당무늬 들어간 석조기둥과 나무지붕에 등 장식.
욕심이긴한데 공산성에서 모티프를 얻어 역사를 성채와 비슷한 모양으로 짓고 백제시대 모습을 한껏 담은 디자인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뭔가 성처럼 으리으리한 스케일이긴 한데 고풍스러운 느낌은 들지않고 공주임을 나타내기 위해서 타일만 붙여 일부러 구색을
냈다고 할까? 라는 느낌이다.
역전 출입구.
역전 오른편에 세워진 백제 왕관금장무늬.
그리고 바로 앞에있는 시내버스 정류장. 200번이 약 30분 간격으로 오면서 공주시내까지 가는데, 가는길이 진짜 들었던데로 운치. . .있었따. . .
에어컨 공조기 안으로 축사의 소똥냄새가 들어온건 신박한. . .경험이었음.
그래도 30여분만에 공산성에 왔다.
이후 글쓴이는 머리에서 빗물이 흘러내리고 머리와 팔은 찐 꽃게가 되었다고 합니다.
여행글은 개추입니다 :)
가을에 갔으면 좋았을 텐데..
여름에 오래 밖에 있으면 열사병 우려도 있고, 피부에도 안좋음
왜 저 글을 읽는 내 살이 타는 것 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