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도 있고 본가에도 내려갈겸... 일요일 오후에 정동진-부전 열차를 ㅇㅇ역에서 탔다

KTX 라인에서 살때는 입석 끊어놓고 자판기 계속 두들기면 구간구간 좌석이 나오는터라

좌석나오면 최초 발급승차권 환불 시키고 조금이라도 앉아가는 꼼수가 통했는데


중앙선 일요일 부전행 열차는 ㅇㅇ역 자판기를 20분간 두들겨도 구간좌석 하나 안나오더라

입석차표를 가지고 탔는데

뭔놈의 부산 울산 출신의 관광객이 많은지 다 술판에 고삐리 중삐리는 화장 진하게 해서 객차 사이사이에 모여서 떠들고 있고


겨우 술꾼들 사이에 좁은 자리 2개 빈 곳이 있어서 닁큼 앉았지

그리고 공무원 신분이긴 하지만

광역시나 서울 가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고

애인도 없고 할짓도 없고 카톡도 취미가 아니라서

공단기 5천원짜리 핸드북이나 꺼내서 보고 있었음


근데 차장이랑 기관사가 지나가다가 여기 자리가 2개 있는데 하더라고

장거리 노선이다보니 원래 기관사랑 차장들이 빈 자리에서 많이 휴식 취하는 노선인데

그날따라 니나노가 많아서 빈 자리가 없었던 거지

근데 단말기보면 내가 입석 끊어놓고 자리 앉아있는거 뻔히 아는데

공무원 공부책 그것도 얇은거 불쌍하게 보고 있으니 공시생인줄 알고 측은하게 생각했는지

여기 자리가 하나 있는데 니가 앉아라 이러는데

차장이 안 앉으려고 하니까 기관사가 앉았음


앉자마자 갯주머니에서 내가 보는 핸드북(선우한국사 워크북, 줄리아 345) 사이즈의 책을 꺼내더니

열심히 읽더라고

나도 처음에는 철도경찰이나 차장인줄 알았는데 명찰에 기관사라고 적혀있더라고

철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기에 질문도 하고 싶고 했는데

그 분의 취미생활을 방해하기 싫어서 조용히 나도 선재국어 핵심문법특강을 보고 있었지

라면수프니 어쩌구


집이 대구 쪽이라서 영천에서 내렸는데

그날따라 관광객이 많아 열차가 10분 이상 지연되니까 포항 부전 대구 통근 열차를 일부러 3대쯤은  연착시키더라(영천역 플랫폼이 가용2개니까)

대신 영천-금호 라인은 개량이 되어서 금방 집에 오긴 했는데


뭐 이래저래 느낀게 많았음 철도 쪽 공무원 돈은 얼마나 받는지 모르겠는데 고생도 많이 하는 것 같고

내 옆에서 책 읽던 기관사 분 진짜 분위기 있었음... 영천역에서 환승해야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독서를 방해했는데 미안하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