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년도에 고교 졸업 후 상경하여 노량진의 큰외숙부 집에서 하숙, 서울 생활 시작했으며 결혼 후 안양으로 이주하셨는데...


공휴일이나 명절 때마다 천안까지 종종 왕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기차를 애용하셨던지라 관련 회상이 비교적(?) 많으신 편임.


동그란 손잡이에 전철 좌석처럼 꾸며진 롱시트 완행열차-비둘기호야 수도 없이 탑승하셨고, 간혹 운 좋게 자리를 잡아 가다가도


깜빡 졸음으로 조치원까지 갔다가 부랴부랴 돌아왔다는 해프닝에 바캉스 떠날 적에 식당차 딸린 부산행 무궁화호 타봤다는 등등


암튼 내가 열차 탑승 경험을 여쭐 때마다 말씀해주셨지만, 특히 80년대 중반에 폐선된 안성행 기차도 기억하신지라 흥미로왔음.


하루에 왕복 두 차례, 새벽과 초저녁에만 천안역을 출발해 안성까지 다녀오는 두 칸짜리로 된 X차였고, 성거-입장역도 아시더라.


대낮엔 안성선에서 굴리던 차량들이 천안역 반대편 구석에서 따로 버스처럼 쳐박힌(...) 것도 봤으며, 요금은 2백 몇십원이었던가?


경부선의 경우 서울 방향이 상행, 부산행이 하행인 것과 정반대로 안성선은 안성 방향이 하행, 천안으로 돌아오는 게 상행이었다고.


성거에서 천안 시내 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 내지 장날 보러 다니는 어르신들이 주로 탔지만, 만석일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심. 


또 수인선과 비슷하게 천안을 출발하면 커브길 돌아 경부본선 바로 위를 가로질러 넘어가는 구조였다는데, 지금은 흔적도 없겠지..


차량은 니이가타 동차형 구조로 도색 또한 1호선 및 비둘기호와 동일했고, 승차감은 그닥인데다 안성까지 1시간여 소요됐던걸로.;;


입장역과 안성역을 제외하면 나머지 역들은 모두 시골마을 한복판에 흰색 나무 팻말만 박아놓은 정거장이었던 것도 기억하신다.


그래도 여름철 동트는 아침햇살을 머금은 채 논밭 가운데를 주행한 간이열차의 낭만은 요즘 같은 세월엔 느낄 수 없는 향수였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