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25에 천안에서 배구보고 오는길에 들른 장항선 옛 모산역.

4세트 이후에 끝났다면 많이 어두워져서 못 갈뻔했는데 다행히 3세트에, 그것도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서 기분좋게 답사를 갔다. ㅎㅎㅎ

모산역은 지금의 아산시 배방읍 소재지 한복판에서 1922년에 문을 연 장항선 개통 멤버(?)야.

1983년에 소화물 취급이 중지되고 1995~2001년 기간동안 화물 취급이 일시 중지되기도 했는데 여객은 완행에 한해서나마 꾸준히 취급을 했음.

특히 2004~2007년 3년동안은 완행이긴 하지만 어쨌든 무궁화도 취급했고...

그러다가 2007년에 장항선 천안~온양온천 구간 선형 개량으로 인해 선로가 이설되어 여객 취급을 일시 중지했다가, 이듬해에 수도권전철 1호선이 신창까지 연장되면서 인근 배방역에도 광역전철이 정차하여 사실상 확장 이설되었다고 볼 수 있지.



역사가 있던 자리는 도로로 바뀌었다. 저 뒤에 있는 어마무시한 아파트는 장항선이 저기 있을때부터 있어서 다들 낯이 익을거야. ㅎㅎ



역 진입로였던 도로는 이제 적막한 분위기...



한때 화물 취급장 출입문이었을 철문은 지금도 자물쇠가 잠겨있지만... 바로 옆 담장이 철거되어 무용지물...



철문에는 이러이러한 경고문이 붙어있다. 출입을 금지한다는 말은 없군.



반대편에는 그보다 3년 앞서 세워진 똑같은 내용의 경고문이 설치되어 있고...



한때 모산역 구내 선로를 가로지르던 육교는 이제는 역시 무용지물이 되었고...




육교 밑에는 승강장이 남아있다.

모산역은 1홈 2선에 여객열차와 통과열차가 지나다니고 모산역에서 화물을 취급하는 화물열차는 별도의 선로를 썼다.



좀 더 가까이서 승강장을 살펴보기...

10년의 세월은 멀쩡하던 승강장을 마치 중세 유적처럼 만들어버렸다...



승강장 끄트머리에서 아까와는 반대 방향으로...




지역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역 부지를 예쁘게 꾸미기 위해 꽃씨를 뿌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놨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지금쯤 장식물이 철거되었겠지만 꽃씨는 곧 다가올 봄에 결실을 보겠지.

꽃길만 걷자~



장항, 온양온천 방면.

저 노반에 그대로 복선전철을 놔서 모산역에서 광역전철을 취급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배방역에서 계속 화물을 취급하는걸 보니 힘들었겠다.

복선전철 깔고 화물취급까지 하기에 모산역 부지와 진입도로는 너무 좁으니...



천안 방면. 철도가 떠나니 바로 옆에서는 아파트들이 마음놓고 올라가고 있다.

모산역 답사는 여기까지 하고...



모산역에서 천안 방면으로 약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위령비를 찾았다.

이 위령비는 1970년에 서울 경서중학교 학생들을 태우고 아산 현충사를 다녀오던 관광버스가 저 곳에 있었던 장항선 건널목에서 서울->장항 열차에 들이받힌 사고로 인해 희생된 학생 45명과 운전기사 1명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사고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선로가 이설되고 사유지로 편입되어 관계자 외 출입이 금지되고 있지만 위령비는 철도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계속 관리를 받고 있다.

당시 관광버스는 80m 가량 밀려났는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연료통이 폭발하는 바람에 대참사가 되고 말았다. 해당 버스에서 중상 없이 빠져나온 학생은 단 두명. 당시 버스에는 무려 77명(...)이 탑승하고 인솔교사는 다른 버스에 타 있었으며 교통량이 많은 건널목의 안전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는 등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피해를 더 키웠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지금도 뭐... 세월호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이 사고가 수학여행 도중 일어난 최대 참사였다.

이 사고로 인해 해당 학교 책임자들이 모조리 직위해제된 것은 물론 문교부, 교통부 장관이 물러날 정도로 사회적 여파가 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수학여행 시 버스 대신 열차를 이용하도록 했는데 사고 희생자들의 장례식날 중앙선 원주터널에서 신호기 고장으로 인해 수학여행을 가던 열차와 반대편 화물열차가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여 당분간 수학여행 자체가 금지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