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개통한 서울∼강릉 KTX(경강선)가 올해 부산 관광의 악재로 떠오를 조짐이다. 그동안 \'바다 보러 부산 가자\'를 외쳤던 수도권 관광객들이 경강선 KTX 개통 후 시간과 비용이 덜 드는 강원 동해안 일대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코레일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경강선 KTX 개통 후 부산을 찾는 열차 이용객 수가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경강선 개통을 계기로 강원 지역 유입 열차 수송량이 800%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승용차를 이용해 강원도를 찾던 이들까지도 열차를 이용한 영향이 큰데, 부산을 찾는 열차 이용객이 줄어든 것 역시 경강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관광공사와 ㈜태영이 운영하는 부산시티투어버스 탑승객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영 측은 \"올겨울 예년에 비해 추위가 빨리 온 데다가 평창동계올림픽 등의 영향으로 강원도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역 관광업계는 경강선 KTX 개통 악재가 올여름 성수기까지 이어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한 여행사 대표는 \"겨울은 어차피 비수기라 체감하는 관광객 감소가 크지 않지만, 여름 성수기라면 문제가 또 다르다\"며 \"서울~강릉 KTX 요금이 왕복 5만 원대로 부산의 절반 수준이라 비용이나 시간만 보면 경쟁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여행사는 김포~부산 항공 노선을 이용한 여행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영향 등으로 국내외 관심이 강원권으로 쏠리고 있는데, 이 효과가 2~3월이 지나서도 계속된다면 부산 관광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산, 바다, 해양관광을 내세운 관광 콘셉트가 부산이나 강원이 유사해 부산만의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강선 개통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부산 관광이 2004년 경부선 KTX 개통과 2010년 KTX 2단계 개통을 계기로 급성장 한 것처럼 경강선 개통이 국내 관광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일부에서는 \"2012년 여수 엑스포 때도 부산 관광객을 여수에 뺏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며 \"몇 년 새 해운대에 호텔 공급이 늘면서 강원권에 비해 숙박 편의성이 높고, 나이트라이프도 비교가 안 되기 때문에 경강선 효과도 일시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부산 지역 특급호텔 투숙객의 50% 이상이 서울·경기 거주자로 나타날 정도로, 국내 관광에서 수도권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강릉시 조사를 보면 경강선 개통 이후 강릉 지역 관광객이 배 이상 는 것으로 집계되는 등 한동안 국내 관광객 쏠림 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 상반기에는 수도권 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고, 충청·대전 이남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