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 G1은 프랜차이즈에서 최초로 나운 작품인 만큼 팬덤과 프랜차이즈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매우 커. 총 98개의 에피소드에서 양덕들은 Top 10 리스트를 만들면 어떤 에피소드들이 들어가야 하겠냐고 저마다 자기 생각을 말하더라고. 그래서 한번 나도 각 에피소드마다 설명글을 덧붙였서 나만의 Top 10 리스트를 만들어봤어. 내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간 거니 절대로 공신력은 없어.


10. Heavy Metal War


   프랜차이즈에서 최초의 합체로봇인 컨스트럭티콘/데바스테이터가 첫등장한 기념비적인 에피소드이다. 또한 트랜스포머들이 각자 자신만의 특수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설정이 극명하게 드러난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를 보고 난 후, Dr Smoov의 패러디 영상을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과거 사이버트론 플래닛이 활발하게 돌아갔을 때 다른 패러디 영상과 함께 자막이 만들어져서 잘 찾아 보면 나올 것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엔딩이다. 디셉티콘 전원은 오토봇들에게 패배해서 용암 구덩이에 빠져 가라앉고, 스파이크와 옵티머스가 나누는 대화는 시리즈의 최종화에서나 할 법하게 들린다. 이는 시리즈를 연장하는 데 실패해서 프랜차이즈가 시즌 1로 종료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제작진이 설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즌 1이 성공을 거두면서 제작진의 걱정은 기우로 판별되었고, 용암 구덩이에 빠진 디셉티콘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화에서 멀쩡하게 돌아온다.


9. Webworld

   

   이 에피소드는 G1 전체 에피소드들 중 디셉티콘측이 주역으로 활약하는 보기 드문 경우 중 하나이다. 디셉티콘들은 갈바트론의 광기와 트롤짓에 질려 버리고, 사이클로너스는 불만을 품은 디셉티콘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걸 막기 위해 갈바트론을 정신 병원에 보내 치료하려고 한다. 시즌 3은 극장판 만큼은 아니지만 이전 시즌들 보다 진지하고 어두워졌는 데, 이 에피소드는 시즌 1과 시즌 2의 유쾌하고 가벼운 시트콤 분위기를 되살려냈다. 갈바트론이 정신 병원에서 하는 실랑이 짓이나 갈바트론의 보호인 역을 떠맡은 사이클로너스를 보면 이 둘이 마음에 들 게 될 것이다.
 
8. Desertion of the Dinobots part 1~2

  

   그림록은 더 이상 오토봇들의 명령을 듣기 싫다며 동료들과 같이 오토봇을 이탈한다. 오랬동안 지구에 거주해온 오토봇들과 디셉티콘들은 갑작스런 오작동을 겪고 죽어간다. 이들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은 사이버트론에서만 구할 수 있다. 지구에서 태어난 다이노봇들은 오작동을 겪기 않기에 이들이 유일한 희망이 된다.
파트 1은 지구가 주 배경이고, 파트 2는 사이버트론, 특히 폐허가 된 시가지들을 배경으로 한다. 사이버트론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이전에도 몇 편 있었지만, 이 에피소드에서   사이버트론의 대중 교통수단, 과거 황금기 시절의 모습, 오토봇 조상들의 모습 등을 보여주며 시리즈의 설정을 충실히 쌓아 나간다. 또한 왜 트랜스포머들이 변신 능력을 갖게 되었는 지도 설명해 주고 있다(사이버트론의 과거는 시즌 3의 Five faces of the darkness 연작에서 더욱 자세히 설명된다).


   설정 이외에도 재밌는 볼거리가 있는 데, 파트 1에서 트랜스포머들이 오작동을 하는 모습은 시리즈의 수많은 개그 장면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일 것이다. 이건 직접 봐야 한다. 메가트론이 음성 시스템이 망가져 말을 제대로 못하고, 날아가지 못해 휘청거리는 장면은 오직 G1에서만 볼 수 있는 띵장면이다.
 
7. Five Faces of Darkness part 1~5

  

   시즌 1과 2를 보고 난 후, 시즌 3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극장판을 봐야 하는 것처럼, 극장판을 보고 난 후, 시즌 3을 관람하기 위해선 이 5부작으로 구성된 에피소드들을 필수로 봐야 한다(비록 대폭 질이 떨어진 작화가 눈을 좀 괴롭게 하겠지만). 이 에피소드 연작은 극장판의 엔딩에서 바로 이어진다. 사이버트론에서 열린 범 은하 올림픽은 테러로 중단되고, 로디머스는 이 테러의 배후를 밝혀내려 한다. 사이클로너스는 사이버트론에서 쫓겨난 이후 쇠락해가는 디셉티콘을 재건하기 위해 갈바트론을 찾아나서고, 스파이크와 컵, 울트라 매그너스는 샤크티콘에게 납치되서 쿠인테슨의 행성으로 끌려오게 되는 데....
  숨가쁜 속도로 전개되는 이 에피소드 연작들을 통해 G1의 세계관은 확장되었다. 다양한 지적 외계 종족들이 사이버트론에 모여서 범 은하 올림픽에 참가하며, 인간들 또한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우주의 수많은 종족들 사이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았다. 시즌 1과 시즌 2의 배경은 대부분 지구였다. 사이버트론 이외의 외계 행성으로 가는 경우는 드물며 1회성 에피소드들 뿐이었다. 하지만 이 연작을 통해 시리즈의 공간적 배경이 지구와 사이버트론을 넘어 수많은 행성들로 확장된다. 거대 로봇물이 스페이스 오페라물로 변한 것이다. 극장판에선 단순히 주인공들의 여정 중간에 나타나는 방해물 수준이었던 쿠인테슨들이 재출연하여 디셉티콘들과는 차별화된 주요 악역 세력으로 부상하여 시즌 3 내내 오토봇들을 괴롭히게 된다. 또한 그동안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던 트랜스포머들의 기원과 사이버트론의 역사가 밝혀지며, 옵티머스 프라임이 깜짝 출연해 팬들의 그리움을 달래준다. 
 
6. Triple Takeover

  

   시즌 1의 성공으로 시리즈는 시즌 2로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그래서 시즌 2는 스토리 위주였던 시즌 1과는 달리,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해나가면서 등장인물 각각의 뚜렸한 개성을 보여주고, 등장인물들에게 골고루 비중을 준다. 선역/악역, 주연/조연 할 것 없이 모든 캐릭터들에게 자기만의 스토리을 부여하는 것, 바로 이것이 극장판 이전의 시리즈가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인이었다(시즌 3부턴 거의 오토봇 위주로, 특히 더무비의 멤버들을 주연으로 해나가 많은 캐릭터들이 쩌리가 되었다). 이 에피소드에선 오토봇이 아니라 디셉티콘 측이 주인공이다. 스타스크림, 아스트로트레인, 블리츠윙은 메가트론을 얼리고 자신들이 디셉티콘의 리더가 될 계획을 짠다. 그런데 배신의 아이콘 스타스크림이 두 트리플 체인저에게 배신을 당한다. 블리츠윙에게 고용된 컨스트럭티콘들도 통수를 치고, 아스트로트레인도 도움을 요청하는 블리츠윙의 통수를 치고..... 오토봇들은 불난 집 붓채질을 하며 이 진귀한 광경을 관람한다.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를 통틀어 이 에피소드만큼 유쾌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에피소드는 없을 것이다.
 
5. Call of the Primitives

  

   트랜스포머 G1의 작화를 맡은 스튜디오는 일본의 토에이사와 우리나라의 AKOM사이다. 시즌 1과 2는 토에이사가 주로 맡았고, 시즌 3과 4는 AKOM사가 맡았다. 토에이사가 작화를 담당한 에피소드들은 당시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과 동일한 수준의 작화를 그럭저럭 잘 유지해왔다. 하지만 AKOM사가 맡은 에피소드들은 떨어지는 작화질로 악명이 높은 데, 이는 시즌 3과 4의 작화질의 하락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는 쓰레기장에 피어난 장미처럼 시즌 3뿐만 아니라 (극장판을 제외한) G1 전체 에피소드들 중 가장 최고의 작화질을 자랑하는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를 맡은 스튜디오가 어딘 지는 아직도 알려지진 않았지만 팬들은 일본쪽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지지 않았나 하고 추측하고 있다.
  이 에피소드엔 멋진 작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유니크론의 기원, 그리고 어쩌면 매트릭스의 기원까지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극장판의 최종보스인 유니크론은 시즌1과 시즌2에선 언급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이 에피소드에 따르면 유니크론은 수백만년 전 “프라이마크론”이라는 천재 외계인에 의해 탄생하였다. “다차원적 특이점”이라는 오늘날의 설정과 전면에서 충돌하지만, 다차원적 특이점은 21세기에 와서야 만들어진 설정이라는 걸 기억하자. 행성을 먹어치우는 절대악이 고작 난쟁이 외계인에 의해 탄생했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어도, 멋진 작화가 보는 내내 당신의 눈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4. The Gold Lagoon

  

   쓰러스트는 오토봇들을 추격하던 도중 발견한 황금 연못이 트랜스포머들을 강화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아채고 메가트론에게 보고한다. 디셉티콘들이 황금 연못으로 파워업하여 오메가 슈프림을 쓰러뜨리자 오토봇들도 황금 연못에 들어가 파워업하고 디셉티콘들과 한바탕 붙어댄다. 오토봇은 언제나 그렇듯 에피소드 끝에 승리를 거두지만, 황금 연못과 아름다운 자연이 파괴되어 버린다.
  오토봇들과 디셉티콘의 싸움으로 주변 배경이 피해를 입는 장면들은 이전 에피소드들에서도 나왔지만, 항상 오토봇들이 피해를 복구하는 걸로 해피하게 끝났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선 자연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오토봇들 중 비치콤버만이 참혹한 폐허에 탄식한다. 이전 에피소드에선 정의의 세력인 오토봇이 악의 세력인 디셉티콘과 싸우는 건 당연한 것이며 전투에 수반되는 피해에 대핸 무신경하거나 복구하면 그만이라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에선 싸움의 명분이 무엇이든, 정당성이 있을 지라도 전쟁의 결과는 참혹하며 복구되지 않은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는 반전(反戰)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물론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선과 악에 대해 단순한 이분법적 태도를 지닌 아동용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이런 류의 결말은 흔치 않다.
 
3. The Burden Hardest to Bear

  

   옵티머스 프라임은 시리즈의 시작부터 완전해서 더 발전할 여지가 없고, 발전할 필요도 없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리더이다. 반면, 로디머스는 불완전하고 계속 성장해나가는 리더이다. “불완전하고 고뇌하는 리더”라는 캐릭터성은 캐릭터에게 입체적인 면과 인간성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이런 불완전한 캐릭터들이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캐릭터에 빠져들게 한다. 왜 “스파이더맨 2”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부작 중 가장 사랑받고, "천원돌파 그렌라간"에서 사람들이 시몬의 각성에 열광했는 지 생각해보라. 이 에피소드는 로디머스의 성장의 대미를 장식하는 에피소드이다. 로디머스는 오토봇의 지도자라는 자리에 부담을 갖고, 매트릭스를 디셉티콘들에게 뺏기고 난 뒤, 방황한다. 하지만 지도자라는 자리에 수반되는 책임과 고통을 받아들이고 다시 로디머스 “프라임”으로 돌아와 승리를 거머진다.
  그런데 문제는....바로 이 에피소드의 다음화가 옵티머스 프라임의 진정한 부활 에피소드라는 것이다. 옵티머스 프라임은 화려하게 부활해 매트릭스를 돌려받고,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Autobots, transform and roll out!”을 외친다. 주 시청자인 어린이들은 로디머스의 고뇌를 이해하기엔 어렸는 지 계속 옵티머스의 귀환을 요구했고, 제작진들도 단지 애들용 애니메이션이라 생각했는 지, 애써 성장한 로디머스를 찬밥 신세로 만들었다. 개인적으론 차라리 시즌 3이 이 에피소드에서 마무리되었으면 나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과거 사이버트론 플래닛이 운영되었을 때, 로디머스 프라임에 대한 좋은 글이 올라왔었는 데 한번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http://pds15.egloos.com/pds/200903/22/28/e0076128_G1_seasons_theme.hwp)
 
2. Dark Awakening

 

   극장판에 나온 옵티머스의 죽음은 그 당시의 관객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옵티머스의 죽음은 수많은 어린이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옵티머스의 뒤를 이은 로디머스는 옵티머스만큼 인기를 끌지 못했고, 많은 팬들이 옵티머스가 돌아가기를 바랬다. 시즌 3 제작진은 이에 대한 대답으로 옵티머스를 다시 등장시킨다. 다만 온전한 상태가 아닌 좀비로.....
   이 에피소드는 이전 시즌보다 어두워고 진지해진 시즌 3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에피소드라 할 수 있다. 오토봇 주역들은 에피소드 시작부터 쫓겨다니는 데다가 에피소드 끝에서도 통쾌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 오토봇 전사자들을 매장한 무덤은 도굴된 데다 모자라 우주의 먼지로 사라져 버린다. 쿠인테슨에게 한판 붙어보자고 당당히 출전한 오토봇 함대는 겨우 전멸 위기를 모면하고, 무엇보다도 팬들에게 사랑받던 아이콘 옵티머스(아이들에게 든든한 아버지의 모습을 상징했던)를 쿠인테슨의 조종을 받는 걸어다니는 시체로 만들어놓았다. 클라이맥스에서 제정신을 차린 옵티머스가 오토봇들을 위해 장렬한 자기 희생을 하는 장면은 카타르시스가 넘치지만, 극장판을 보고 울었던 아이들은 이 에피소드를 보고 밤잠을 설쳤을 것이다.
  재방송 버전에선 에피소드 마지막에 옵티머스 프라임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나레이션이 추가되었다(트갤러들이 하드에 소장하고 있는 버전은 아마 나레이션이 입혀진 버전이 대부분일 것이다).
 
1. More than meets the eye part 1~3

  

   트랜스포머 G1의 3부작 파일럿 에피소드들.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의 모든 것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에피소드가 시작하면 나레이션이 나와 시청자들에게 사이버트론 행성의 대략적인 상황,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대립을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오토봇들과 디셉티콘들이 탄 우주선은 지구에 추락하고, 트랜스포머들은 수백만년동안 추락의 충격으로 잠들다, 1980년대로 넘어와 깨어나 지구의 차량과 도구들을 스캔하고 싸움을 재개한다.
  시즌 1의 에피소드들의 대부분은 이 3부작의 스토리(디셉티콘의 에너지 강탈-이를 막는 오토봇)를 변주한 것이다. 이 3부작에 나온 요소들(등장인물의 성격, 사용하는 도구, 지명 등등)은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의 신화이자 클리셰가 되었고,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1인자 자리를 노리는 스타스크림, 과묵하고 유능한 사운드웨이브, 인간과 오토봇의 교류 , 옵티머스의 도끼 등등. 비스트워즈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이 3부작의 요소들을 많이 차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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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Top 10 에 오르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에피소드 1개를 소개하는 걸로 마칠까 해.
 
-The Dweller in the Depths



 

   만약 트랜스포머 G1에 할로윈 특집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 에피소드를 뽑아도 무방할 것이다. 쿠인테슨들은 먼 옛날 사이버트론 지하에 갖가지 생체 실험을 하면서 사이보그 괴물들을 만들었고, 이 괴물들은 오랫동안 감금되어있다가 디셉티콘들에 의해 풀려나게 된다. 이 괴물들에게 붙잡힌 트랜스포머들은 “에너존 뱀파이어”로 되어 다른 트랜스포머들의 에너존을 갈구하게 된다.
  이 에피소드에서 주목할 점은 1. 바로 H.P. 러브크래프트(크툴루 파탄!!)의 작품들을 오마쥬했다는 것이며 2. 이 에피소드의 각본을 맡은 “폴 디니”는 나중에 배트맨 TAS에서 주요 작가로 활약하였다. 에피소드 전반에 퍼져있는 호러 분위기가 이걸로 설명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