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헤헤헤~~ 스튜디오 그림록을 샀다능!! ”
한 고등학생이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지하에서 뛰쳐나온다
그가 뛰쳐나온 지하실 입구 유리문에는 일본어 문구가 박힌 벌거벗은 초딩소녀들이 가득 인쇄된 포스터가 걸려 있다.
보통 사람이라면 창피해서 근처도 안 갈 오타쿠 샵 앞에서 고등학생은 뭐가 신나는지 얼쑤절쑤 어깨춤을 추며 꾸랴꾸랴 길가로 나온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종이박스가 들려 있었다.
고등학생은 계속 몇걸음 걷다 말고 멈춰서서 종이박스 안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 하앜하앜....역시 명품 조형이라능. 본가가 힘을 숨기고 있었다능! 몰드 좀 보소 오진당께?! 10만원이면 싸게 샀다 이기야! ”
10만원이면 고된 건설현장 노가다 이틀분 일당에 해당하는 돈인데 그걸 플라스틱 쪼가리를 사는데 쓴 것이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고교생은 흥분해서 외쳤다.
“ 빨리 집에 가서 트갤에 인증글 올려야지! 첫타로 찍어 올리면 추천 쩐당께?! 나도 개념글 간다 이기야! ”
그 소리를 듣고 폐지를 줍던 노인이 혀를 차며 중얼거린다.
“ 장난감 쪼가리 1개가 10만원? 허? 미쳤구만 미쳤어 10만이면 쪽방 일주일치 방세인디.....
그리고 낼 모레 군대 갈 놈 같은데 장난감 사고 좋아한다냐 부모가 불쌍하구먼 ”
그리고 60년이 흘렀다.
트랜스포머를 사랑하던 고교생은 노인이 됐다. 로봇 장난감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그는 인생지각생이 되어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처지가 됐다.
찬바람이 늙은 몸에 스며들 때 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후회했다.
“
아! 내가 미쳤지 플라스틱 쪼가리 사느라 인생과 돈을 낭비하다니! 아! 스튜디오 그림록 생각나는 구나!
지금 그거 살 돈이 있으면
일주일치 쪽방 방세를 내고도 남는데 그런 돈을 장난감 사는데 낭비하다니 으으 이건
다 천벌이다 로봇 장난감 사느라 인생 지각하다니....”
하지만 아무리 눈물을 흘려봤자 때는 늦어 있었다.
그는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개처럼 기어다니며 폐지를 주웠다. 춥고 어두운 밤거리에서 그를 동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플라스틱 쪼가리에 혼을 빼앗긴 자의 말로였다.-끝-
힘내 - dc App
60년 지나고 팔면 골동품일려나
이건 트랜스포머를 사랑한 소년의 최후가 아니라 공부 안한 찐따의 최후 아닌감.
장난감 모으면서도 제 앞가림 다하고 잘살기도 한다
이런 글 쓴다고 해서 네 인생이 덕후들보다 풍요롭고 알차다고 생각하면 그건 오산이다. 어차피 같은 디씨러인데 너도 트갤 고닉파서 서로의 상처를 햝아줄 생각 없냐?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