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 Puscifer - The Humbling River
(게임 트랜스포머: 폴 오브 사이버트론 트레일러 삽입곡)


워 포 사이버트론 트릴로지
챕터 1, '포위 작전(SIEGE)'
별 세 개 ★★★ (다섯 개 만점)

한 줄 정리
" 그들이 느끼는 비참함을
우리도 느낄 수 있었더라면 "

감상하고 바로 적는 글이라 빈약할 수 있어
스포일러 최소화하려 하니 양해 바라


트붕이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온
<워 포 사이버트론> 3부작의 첫 편이
드디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어

전반적으로 흠잡을 데 없이 잘 나온 제품과
오리지널 G1을 충실히 현대화한 디자인
<트랜스포머 프라임>을 이미 훌륭히 만들어낸 제작사 폴리곤 픽쳐스의 신작이라는 기대감이 아마 갤러들 마음을 쥐고 흔들었을 거야

게다가 넷플릭스에서 지원해 준 작품이지
수많은 애니메이션, 소설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멋진 영상물로 탈바꿈한 전례가 있었으니 기대치가 하늘을 찌를 만해

그렇게 공개된 가뭄의 단비
트랜스포머 새 시리즈의 시작이자
사이버트론 내전을 직접 담는 영상물

내 생각엔,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봐



우선 장점.
폴리곤 픽쳐스의 CG는 만족스러웠어
피규어 제품을 그대로 그래픽으로 옮겼지만
가동 포인트에 제약을 두지 않아서
상당히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
폐허가 된 사이버트론의 환경이나
척 봐도 세기말 분위기의 색감은
작품에 무게감을 한껏 실어주지

성우들의 열연도 긍정적이었어
걱정했던 제이크 틸먼의 옵티머스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매력적이더라
조금 젊은 티는 나지만, 젊은 프라임이다 보니 외려 그 감정적인 톤이 더 맞은 듯해
그 외 인물들도 전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지만 전반적으로 G1틱함을 잘 살린 좋은 연기였다 생각해

편당 20분, 총 6부작.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외전 OVA 길이 정도밖에 안 되는 짤막한 러닝타임.
그 안에 필요한 것들을 알차게 우겨넣어서 다양한 시퀀스를 연출하려는 시도도 좋게 평하고 싶어
덕분에 굉장히 자주 로케이션을 옮기면서 기존 작품들에서 보기 쉽지 않았던 독특한 소재들을 담아냈지


긍정적인 포인트는 이 정도네
아쉬운 점이 더 크게 다가오는 편이야

우선 이야기의 깊이가 너무 얕아
한 줄 정리에서 지적한 점이기도 해
행성의 존폐를 두고 두 세력이 대립하면서
사이에 낀 제3세력들까지 담기는데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크게 와닿지 않아

빠르고 시원시원한 전개에 호를 표하는 관객도 있겠지만 글쎄, 적어도 내가 원했던 건 <폴 오브 사이버트론> 내지는 최소한 <범블비>에서 얕게나마 느낄 수 있었던, 상실(전쟁)의 비극과 그 아픔이었거든
그리고 나 혼자만 그랬던 건 아니라 생각해

제품을 많이 냈으니 등장인물도 많은데
에피소드를 끌어갈 서사 전개에 급급해서
정작 인물들의 개성이나 매력은 텅 비었어
작품을 보고 남는 인물이 있어야 할 텐데
기껏해야 미라지, 임팩터, 제트파이어와 매그너스 정도?
나머지는 스테레오타입이거나 그냥 머릿수 채우는 정도야
그마저도 캐릭터를 위한 서사라기보단
서사를 위한 서사였을 뿐이지
시간에 쫓겨서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고 말아

설정도 마찬가지야
보는 내내 계속 이 생각이 들었어
나는 팬이라 이해하지만,
입문자들은 재미없겠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에너존? 알파 트라이온? 뭔데 그게?

<트랜스포머 프라임>이 좋은 작품이었던 건
사전지식이 아예 없어도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꾸렸기 때문이야
비슷한 러닝타임인 시즌1 5화까지만 봐도
이미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내용 이해도 쉬워
각본팀은 분명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급급히 꾸렸는지...
정말 아쉽다. 그냥 아쉬워

한 집단의 멸망을 보여주는데
이렇게 가벼운 스토리텔링을 쓰는 건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고질병 같아
베이포머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싫지 않지만,
굳이 왕도만을 고집해야 하는 건지 아쉽지
중간중간 <스타워즈> 시리즈 OST를 넣었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을걸?


물론 한 번 더 보고 분석할 거지만
1화에서 느낀 기대감이
6화에서 씁쓸함으로 바뀌어서
안타깝다. 이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네

3부작의 시작으로써는 괜찮을지 몰라도
각인시킨 주연 캐릭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어스라이즈>에서는 캐릭터 서사 구축에
조금은 더 공을 들였으면 좋겠어
좋은 이야기가 곧 마케팅이란 걸 알 거야


결론.
꽉 찬 비주얼과 군데군데 비어있는 플롯
전형적인 할리우드 일타성 액션 영화
사상싸움의 무게감과 캐릭터의 개성을 담으려 했지만 어느 하나 건지지 못한 미묘한 이야기


" ...And Together We'll Cross The River."

<폴 오브 사이버트론>을 다시 해 봐야겠다
이쪽은 덕후층이라도 완전히 사로잡았으니.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