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직장생활 시작하면서 코엑스에서 우연히 맥팔레인 피규어를 보고 하나 집어든게

피규어 수집이란 이름의 지옥의 시작이었따....


그전부터 내가 오덕인건 자각하고있었지만 설마 이 쪽으로 빠지게 될 줄은 몰랐다.


그때부터 취향에 맞는 물건일 경우 너무 비싸지만 않으면 일단 집고보자는 식이어서

물건 수는 빠르게 늘어갔다.

게다가 달롱넷에서 활동하면서 완성품만 모으다가 프라모델쪽으로도 영역을 확장,

수집품 목록은 더울 방대해져갔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경기가 좋았고 환율도 안정적이라,

사방에 군소 피규어샵들도 많이 생겨나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약간 발품만 팔면 물건 구하기 수월했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면 하나일까.


2000년대 중후반 외환위기가 닥치고 환율이 미친듯이 널뛰자

내 즐겨찾기 목록에 있던 피규어샵의 70%가 망해 없어지는 걸 보고 세상의 엄혹함에 몸서리를 쳤던 적도 있다.


그 와중에 결혼도 하고 애도 생기고, 실직도 함 해보고 그러면서

예전처럼 취미생활에 돈을 쓰게 되진 못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나의 주 타겟이었던 중저가 브랜드가 사실상 몰락하고

(이젠 저가 피규어의 대명사 리볼텍도 기본 5천엔부터 때리고시작하는 판이니.)

덕후판도 더더욱 매니악해지면서 덕후를 노리는 비합리적인 가격정책이 난무하자

도저히 함부로 지갑을 열지못하게 되더라.


아마 그때부터 시간 날 때마다 마트 탐방을 시작했는데

이때 트포는 적정한 가격과 좋은 퀄리티로 상처입은 덕심을 어루만져 주었지.

이게 아마 내가 트덕에 입문한 가장 주된 요인이 아닐까 싶다.


재작년쯤, 이사를 하면서 도저히 전시공간을 확보하지못해

지금껏 수집한 물건을 모두 상자안에 때려박아야했는데,

그때 정리차원에서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나중에 분류하다 지쳐 그만 뒀지만...)

대략 400개 정도 되더라.(가샤폰은 제외)

최근 몇년간 모은거까지 치면 한 450개쯤 되겠지.


얼마전 한가한 오후에 예전에 수집한 물건을 쌓아둔 상자를 몇 개 열어봤다.

내가 생각해도 그땐 내가 미쳤었구나 싶더라.


그래도 구석구석 내려앉은 먼지를 털어주고 있자니

재미도 있고 당시 추억도 떠오르고 좋더라.


뭐 아재소리 들어도 할 말 없다.

그땐 정말 좋아서 모은 것도 있고 갤 분위기에 휩쓸려서 모은 것도 있지만

그래도 지금와서 보면 다 똑같이 괜찮고 이쁘다.


예전에 피규어 찍는데 빠져있을때 사진들 함 올려본다.

옛날 사진들이라 최근 모으기 시작한 트포 사진은 없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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