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악- 까악-! 까악! 까악!- 까악-!

 "발정기냐... 아... 시...ㅂ.."

 요란한 까마귀들의 울음소리.

 평소보다 3시간이나 일찍 눈을 뜬 나는 현재 시각이 아침 다섯 시임을 휴대폰 화면으로 확인한 다음 부스스 일어났다. 다시 잠에 들려고 해도 까마귀가 저렇게 비정상적으로 울어대니 궁금해서라도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발정기...?'

 라기보다는, 이제 다시 들어보니 그들은 마치 겁에 질린 듯이 고음으로 울어대고 있었다. 서로 겹치는 비명 비슷한 소리 소리들을 듣는 것만으로도 서른 마리가 넘는다는 걸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이불을 발로 차고 힘차게 일어났다. 어깨를 쭉 펴고 기지개를 한 다음 곧바로 촤아악! 방 창문을 가리고 있던 커튼을 걷었다.

 그 순간.

 "어...?"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잠이 덜 깬 거지?'

 눈을 비비고 머리를 도리도리 돌려서 정신을 잡았다.

 "어...?;"

 이럴수가. 그대로다. 내 눈에 비치는 장면은 그대로였다.

 "아니, 미친."

 시발ㅋㅋㅋㅋㅋㅋ.

 나는 이불에 발이 걸려 꽈당 넘어질 뻔하다가도 급하게 화장실로 가 찬물로 세수를 했다. 물을 어푸어푸 들이키듯 하는 와중에도 시발 이라는 습관화된 욕설을 통해 나의 당황스러움이 나왔다.

 "하아...."

 방으로 돌아와 드르르륵. 큰 창문을 열고 베란다로 가 드르륵. 작은 창문을 열고 스으윽. 방충망도 밀어냈다.

 까악- 까악-! 까악! 까악!- 까악-!

 까마귀들은 아파트 옥상이라던가 어딘가에 앉지도 않고 허공을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난 그들이 내 머리통 안에서도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왜냐하면

 사이버트론.

 영화, 코믹스, 사진으로 익히 봐온, 표면에 마천루가 솟아오른 철로 된 거대한 행성.

 그것이...

 달 대신 하늘에 떠 있었기 때문이다.

 "와 미친 뭐야."

 나는 창틀에 이마를 두 세번 세게 처박았다. 저건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저 일이 일어나고 있는 이상 내 머리가 잘못된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었다.

 "허 참ㅋㅋㅋㅋㅋ. 아무리 트포가 좋아도 시발 이딴 망상까지 생기네."

 다섯 번을 더 처박았지만 이마와 그 속의 두개골만 아플 뿐 눈앞의 풍경은 그대로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폰을 켜고 디시앱을 눌렀다.

 트랜스포머 갤러리.

 그곳에 들어가 바로 글쓰기를 눌렀다. 사실 이건 거의 습관이나 다름없었지만 말이다.

 제목은.

 '야 ㅋㅋㅋㅋ 시발 지금 하늘에 달 대신 사이버트론 보인다'

 내용은.

 '아침이라서 내 머가리가 어케 된 거겠지? 저거 아직도 보임,, 나 병원 가 봐야 되냐.'

 "어?"

 그러나 저장 버튼을 누르기 전에, 나는 순간적으로 뒤로가기를 눌렀다.

 저장하시겠습니까? 란 창이 떴지만 그걸 필사적으로 무시하려고 뒤로가기 버튼을 거세게 연타했다.

 땀이 삐질삐질 났다.

 글쓰기 전에 화면에 스쳐지나갔던 트갤의 글들.

 "시발..?"

 이랬다.

 -카톡 존나 울리길래 일어났다

 -인증샷

 -ㄴㄴ티비에 뉴스 나옴 보셈

 -우리 단체로 머리 돈 거 아님?

 -실화냐?

 -ㅅㅂㅋㅋㅋㅋ환각 효과면 우리집개는 저거 보고 왜 짖냐

 -마베가 5편에 환각 효과 넣은 거 아님???

 -ㅈ 댔네 무섭다 호기심을 넘어서

 -트갤럼들 마약빤줄 ㅋㅋㅋㅋㅋ

 -트와이스갤러리에서 왔습니다 인증샷

 -외계행성 인증샷

 .....

 나는 재빨리 글들을 확인했다. 하나 하나 모두 조회수가 높았으며 추천이 많았다. 그 정도로 '중요한' 이야기들일 것이었다.

 "맙소사."

 갤러들이 인증샷이라고 올린 다수의 사진은 포커스가 단 하나였다. 행성. 그 사진들은 모두 내가 본 행성과 똑같은 행성이 찍힌 사진들이었다.

 이 행성은 그래. 바로 저기 저 행성이다!

 "진짜야? 저거 진짜야 그럼?"

 시발! 나는 거실로 달려가 티비를 켰다. KBS SBS MBC..!

 사실 이런 꼭두새벽에 일어나 티비를 켜는 것은 처음이라 이 시간에 세 방송국이 방송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몰랐지만 화면이 켜지고 내 눈에 보이는 커다란 원형의 물체는

 저기 저 행성과 똑같은 모습의 행성이 틀림없었다.

 긴급 속보.

 새벽 4시경부터 하늘을 뒤덮었던 구름이 차츰 걷히며 그 안에서 외계 행성이 나타나...

 나는 리모콘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튀어오른 건전지를 따라 나도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더 이상 다리에 힘이 없다.

 나는 그대로 고개를 돌려 거실 창문을 보았다.

 앞동 아파트의 많은 가구의 창문이 열려 있었고 다수의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도 그들을 따라 방 창문 너머의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렇다. 도대체가 왜 어떻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 사는 세상에 사이버트론이.

 나타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