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에서 하는 탈춤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소품분재전시회라는 것이 행사장 근처에 열렸더군요.
사람들 보기 좋자고 식물에 손질을 과히 가한다 싶은 분재라는 것을
평소 즐기지는 않았지만 이왕 지나는 길이니 둘러보고 가자 했습니다.
모양새를 꾸며낸 것만 나올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멋들어지게 자란 줄기에 과하지도 모질지도 않은 위치에 뻗은 가지들
또 그걸 알아보는 이가 내보이고 싶은 마음도 거기에는 있으니까요.
그걸 보면 나도 아주 행복할테니까.
분재전시회에서 담은 사진 한장입니다. 작은 녀석이지만 눈에 들어오더군요. 집에 무언갈 키운다면 대략 저런 모습이 좋겠어요.
돌이 마르지 않게 한다거나 적잖이 신경을 써야 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리 촘촘히 자라지 않아도 좋고
어쨌거나 돌과 풀이 제 보기에는 참 좋네요.
관람을 마치고 집에 왔습니다
제가 들인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집에 문주란이 커갔지요.
이름자에 난이 들어가는것치고는 공을 들이지 않아도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씨앗도 품어 내던 것이 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찾아보니 수선화과라지만도. 어쨌거나 전에는 이런 것이 있는 것도 몰랐는데
좋은 향이 나서 이름이나 물어 알게 된 것이 몇년 전입니다. 맞다, 녀석의 꽃은 곱기도 곱지만 향도 근사했습니다.
원래 집 안에 두었던 것이었습니다만 근래엔 줄곧 밖에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요전에 녀석의 화분이 깨졌거든요. 당시에 이 녀석을 담을 마땅한 크기의 화분이 없었기에
아이스팩이 담겨 배송된 스티로폼상자에 흩어진 흙을 모아담고 깨진 화분 대신 삼아 밖에 두었습니다.
안으로 들이는 것은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만 해를 마음껏 쬐는 것이 좋을 듯도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큰 화분이 있을 마땅한 장소가 집안에 없었기도 했기 때문이었지만요.
그런데 앞으로 날이 더 추워지고 다시 겨울이 되면 넓은 잎을 가진 녀석이 밖에서 견뎌내기 힘들겠지요.
오늘에사 집에 있는 화분 중에서 그나마 큰 것으로 자리를 마련합니다.
실은 거기서 크고 있던 산세베리아들을 좀 더 자그마한 화분 두어 개에 나눠 심어 비운 것입니다마는. 여하튼
그렇게 화분을 비우고 녀석을 옮기려는데 어지간히도 뿌리가 안 뽑히네요. 살펴보니 스티로폼상자바닥을 뚫고 길게도 뻗었는데
꺼내보니 흙반뿌리반. 쳐낸 문주란의 뿌리가 도라지 보다 더 크고 무 보다는 조금 작네요. 김치를 담글까요, 먹어도 되려나.
식물은 좋은겁니다.
호박잎쌈 양배추찜 배추전 ..음 좋은겁니다.
나무로는 종이를 만들고 가구를 만들고 집도 지었다가 관도 짜고요.
하회마을에서 오래된 나무를 보고 왔지요.
저 하얀 종이들 하나하나에는 사람들의 소원이 적혀 있나봅니다
세계평화라든가 남북통일이라든가 다못해 일확천금 같은 것을 적을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저는 그냥 당신의 이름만 적었습니다
돌보지 않아도 힘껏 뿌리를 뻗은 문주란은
이제 옮겨간 화분 안에서 더해진 흙 속에서 내년에도 무리없이 꽃을 피울 겁니다
뿌리 위로 흙을 덮으며 그리 애써도 안 되던 사람의 일이란 것이 떠오르더이다
안녕히 잘 가시란 인사는 전해졌던가요
어쩌면 저는 다음해도 문주란의 꽃을 보며 당신을 기억해 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거면 저는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되었습니다
안동 좋았습니다. 안가보신 분들은 아이들 데리고 다음 번 행사에 걸음하셔도 볼 것이 많을겁니다.
봉정사 앞에 국화를 키워다 차를 만들어 파는 곳이 있던데
산지는 아무래도 좋으니 이번 겨울 국화차를 드셔보세요. 여러모로 좋다더군요.
그럼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혹시나 하는 말이지만 저는 산세베리아도 무척 좋아한답니다 ^ㅡ^)/
아 안동에서 하는 탈춤행사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갔습니다.. 중간에 나온 수선화 이야기에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네요. 저도 수선화 참 좋아합니다^^ 산세베리아도 좋아하구요.
그래요.........편안해졌읍니다.........아무려면 어떤가요......가을이 슬며시 그렇게 뒤에서 어깨를 물들이며 다가서듯 그림자가 좀더 길어질 뿐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