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가 뭐가 죽거나 비실거리는 것을 정말로 싫어하세요. 

덕분에 저희 남매도 밥 하나는 정말 잘 먹고 컸습니다. 저희집 식물들도 마찬가지에요.

동물도 죽을까봐, 죽으면 슬퍼서 못키우시는 분이라 식물들도 크고 튼튼하게 키우세요.

이파리 하나, 싹 하나, 꽃 하나 자랄때마다, 제 눈에는 그다지 차이나지도 않는데

매일매일 쑥쑥자라는게 장하지 않냐고 보고하시고 그러신 만큼,

그래서 선물 들어온 애들도 뿌리 깊게 내리고 튼튼하게 자라라고 큰 화분에 꼭꼭 분갈이 해주시고요.


이번 1학기에 5월달쯤에 제가 질병휴학을 냈습니다. 너무 아파서 집에만 있었습니다.

방에서 몸 추스르다가 평소 관리소홀로 죽어버릴까봐 (네, 저도 어머니처럼 뭔가가 저 때문에 죽는게 끔찍하고 슬픕니다.)

절대 방에 들이지 않았던 식물을 들여볼까 생각했습니다. 이제 돌봐줄 여유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관리하기 어려우면 죽을까봐 다육이 종류로요.

고등학교때 다육이를 참 좋아하던 친구 어머니가 곰발바닥 ^*^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진 다육이를 선물해주신 기억도 났고요.

(결국 어머니가 관리해 주시고 있지만 ㅠㅠ)


그래서 화원에 가서 다육이를 골랐습니다. 아래 사진의 아이에요. 곱기도 하고, 사진에는 없지만 옆에 쪼끄만한 아이도 같이 있어서...

그런데 아래의 화분을 고르고 분갈이를 부탁드리니까...

엄청 놀래시면서 왜 이렇게 큰걸 골랐냐고 물으시는 거에요. 저는 이 아이가 작아서 뿌리가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그러더니 이런 다육이는 작은데다가 키워야 예쁘다고, 그래야 막 안벌어진다고, 안그러면 막 흉측하고 보기 싫어진다고...,누가 다육이는 예쁘게 키우는거라고... 

저야 잘 모르니까 웃으면서 아 그렇구나... 그래도 저는 어디 자랑할 생각도 없고, 잘 모르니까, 그냥 튼튼하게 자라는걸 보고 싶다고 

하면서 처음 골랐던 화문으로 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이미 삼개월쯤 지나고 도연이라고 이름 붙여준 아이는 지금은 확실히 아래 사진에 비해선 '연꽃같던'느낌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잘 자라주는게 고마워요.


다육이는 경제 식물이 아니라 관상용으로 취급되니까 예쁘게, 보기 좋게 키우는게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게 보편적인 것이겠죠.

하지만 굳이 제가 그래도 괜찮다는데, 그럼 다육이를 같이 사서 그 화분에 키우라던가, 

작은 화분을 사라고 하면서 '그렇게 키우는건 잘못되었다.'라고하던 꽃가게 아주머니의 말이 도연이를 볼때마다 마음에 자꾸 걸리네요.

어머니가 키우시는 방법이 잘못됬다고 하시는것 같아서 속상한 면도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도연이가 지금처럼 키워질때 더 기뻐할꺼라고 생각해요.


새벽에 도연이 보다가 횡설수설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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