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주 전 정도에 다육식물을 선물받았습니다.

여의도 도깨비 야시장에서 구입했다는 이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앙증맞고 귀여웠습니다.

하지만 화분을 캡슐커피머신에 넣는 커피가 담긴 캡슐 (성인 엄지손가락 두개를 마주 본 정도의 크기)를 재활용 한 화분이어서

보기 좋게만 꾸며놓은 것 같았고, 식물을 난생 처음 키워보는 제가 봐도 심각하다 싶은 수준이어서 미숙하게나마 분갈이를 해주었습니다.


뜯어보니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색을 입힌 조약돌 같은 것들이 다육이를 감싸고 있었는데, 물이 닿으니까 색이 빠져서 지워졌고,

심지어는 그냥 올려둔 것이 아니라 본드같은 접착제로 다육이의 잎이 시작되는 부분과 닿게 붙여놓았더라구요.

다행히 어떻게 떼긴 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 조그마한 화분 안에는 흙이 아니라 나무 톱밥같은 길쭉한 것들이 꽉꽉차있었습니다. 더덕을 죽죽 찢을때 처럼 질기고 질척거리는 톱밥같았습니다.

선물을 받고 하루 뒤에 걱정이 되어서 설명서그대로 물 뚜껑 1/2를 채워서 바닥에 구멍이 뚫린 화분을 올려두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길래

생각보다 물을 잘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화분을 뜯어내보니 그 톱밥같은 것이 물을 다 빨아들이고 다육이 뿌리를 휘감고 있더군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딱딱하게 뭉친 것 같았던 그 이상한...것들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떼네보니 생각보다 잘 떨어졌고 뿌리와 얽혀있는 것 외의 겉부분은 다 떼놓았고,

뿌리와 얽힌 놈들도 어떻게 어떻게 하다보니 잘 떼어진 것 같았습니다. 사실 색도 비슷한 놈들이 얽혀있어서 잘 한건지 어쩐건지 확신은 서지 않습니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뿌리는 제 손톱 반 정도로 굉장히 짧았고 저는 그걸 아기 다육이에게는 조금 큰 화분으로 옮겼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다육이 잎이 마르고 갈라지고 있습니다. 갈라진다는 표현보다는 마르고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처음 선물받았을 때는 통통하고 둥그런게 예뻤는데 지금은 할머니 피부처럼 쭈글쭈글해졌습니다.

이 아이 이름은 찾아보니 '기바에움디스파'또는 '추금옥'이라는 이름을 가진 다육이였습니다.

잎이 마르는건 물을 줘야고 한다고 하는데, 요새 뜬금없이 밤만되면 쏟아지는 소나기에 습한 실내에, 줘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다가 어제 물을 줬습니다.


그리고 잎이 마르는 것 이외에 분갈이를 한 뒤 일주일 정도 지난 것 같은데 화분이 조금 흔들리거나 쏠리면 다육이도 흔들리고 쏠립니다.

처음 분갈이 했을때는 아직 얼마 되지 않아서 자리를 못잡아 그런줄 알았는데 지금도 그러니까 너무 걱정되네요. 갈수록 마르고 아파보여서 마음이 안좋습니다.


제가 잘 하고 있는건지 정말 모르겠는데 어디 물어 볼 곳이 없어서 늦은 밤에 긴 글을 씁니다. 작고 귀여워서 오래오래 키우고 싶었는데 괜히 물을 많이줘서

뿌리가 썩어버리는게 아닌지, 하지도 못하는 분갈이를 괜히 해줘서 자리도 못잡고 뿌리가 제 구실을 못해서 죽어버리는 건 아닐지 정말 걱정입니다.


혹시 같은 종을 키우고 계신 분이나 잎이 마르는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 도움을 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다육이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건 좀더 깊이 심어주면 괜찮아 지는 걸까요?

지금은 그렇게 깊게 심지 않았고 잎이 시작되는 부분이 잠기게 정도만 심어두었습니다.

흙은 마사토를 많이 섞고 그 위에 부엽토로 담아서 심었는데, 부엽토라서 그런지 흙 표면에 나뭇 잎 줄기같은 게 많이 있습니다.

제가 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도움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