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살아가는 고달프고 팍팍한 나날에 만약 꽃이 없다면 우리들의 삶은 얼마나 무미건조할 것인가.
꽃은 단순한 눈요기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곱고 향기롭고 부드러운 우리 이웃이다.
생명의 신비와 아름다움과 조화를, 거칠고 메말라가는 우리 인간에게 끝없이 열어 보이면서 깨우쳐 주는 고마운 존재다.
사람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밥주머니를 채우는 먹이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보다 나은 삶은 위해서 때로는 밥 한 그릇보다 꽃 한 송이가 더 귀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위장을 채우는 일과 마음에 위로를 받는 일은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들 삶의 중요한 몫이다.
그런데 이렇듯 아름답고 향기롭고 조촐한 꽃이 어떤 과시나 과소비로 전락된다면, 그것은 더 말할 것도 없이 꽃에 대한 모독이요 고문이다.
단 몇 시간을 치장하기 위해 그 많은 꽃들을 꺾어다 늘어놓는 일은 어떤 명분을 내세운다 할지라도 꽃다운 일이 못 된다.
장례식을 비롯하여 행사장에 무더기 무더기로 동원되어 시들어 가는 꽃들을 대할 때마다

탐욕스럽기까지 한 인간들에게 같은 인간으로서 실망과 거부반응을 지니지 않을 수 없다.
무고한 꽃들을 괴롭히지 말 일이다. 과시와 허세와 탐욕으로 여리고 사랑스런 꽃을 짓밟지 말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