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색감이 예뻐서 샀던 중,대형 크로톤이었는데요..
막상 기르다 보니, 잎이 다닥다닥 붙어 목대조차 보이지 않은 것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한여름 전에 23cm 이하 밑부분 잎들을 완전 제거.. 꺾인 잎들, 위에 가지들도 가지치기했었어요.
잘 키우다가 바캉스때 15일 정도 여행 갔다 오니, 잎이 한여름 진한 햇살로 몇몇 잎들은 노랗게 변해버렸더군요…
못 돌보면 금방 티 나는 몇 가지 중에, 식물 또한 그런 걸 알면서도 그냥 쉬고 싶어 떠간 거죠;..
가을이 돼서 진한 새잎이 나고,… 잘랐던 목대만큼이나 연하고 푸른 줄기들과 잎들이 천천히 보기 좋게 올라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잎들이 붉고 예쁘게 물들었을 때, 제가 만든 화분에 얘를 정성껏 담아 어머님께 선물 드렸어요… 근데;;…..
얼마 전에 가보니 크로톤 사이즈가 이렇게 절반 이상으로 확 줄었습니다..
붉게 물든 예쁜 잎들도 많이 떨어져 나가 사라졌고…
어머님께서 화분 물주기에 더 좋은 위치에 놓으려다 바닥이 미끄러워 화분을 완전히 쓸어뜨려 저리 되었다고..
다행히 어머님은 다치진 않으셨습니다. 저한텐 비밀로 하고 부러진 긴 가지들 다시 살려 보겠다고 그걸 그대로 한 달을 물에 꽂아두셨다는데, 잎이 한 잎 두잎 떨어지더니 나뭇가지들만 남다가 다 죽었다네요. 에휴.. 그냥 말씀을 하시지ㅠ..
화분도 일부 깨져서 다시 마감해야 하고, 그래서 이런저런 사연으로 어쩔 수 없이 다시 가져왔어요.
근데 새로 났던 굵고 긴 목대들이 댕강 잘릴 정도면 크로톤이 많이 아팠던 모양입니다.
그때 만일 제가 가지치기도 안 하고, 목대도 안 자르고.. 처음에 산 대로 울긋불긋 꽉 찬 크로톤 그대로를 그냥 가꿨더라면 더 예뻤을까요? …
예쁘다는 감정 자체가 사실 그걸 느낀 내 마음일 뿐인데, 여전히 저는 제 생각대로만 해석하고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이렇게 삽니다.
얘는 그 여름에 나한테 가위로 잘리면서 기분이 어땠을지.. 이런 생각이 지금에야 드네요.
삶이 내 욕심대로, 계획한다고 다 되는 일은 아닌 걸 느낍니다.
흠.. 사실 선물은 핑계였을 수도..
어머님께 드리기 전에, 제 속마음엔 다른 보살필 것들도 많은데 제 급에 조금 부담스러웠던 맘… 삽목해서 애기 크로톤들도 갖고 싶었던 맘.. 얘로 온갖 실험을 하고 싶었던 맘도 조금씩 있었던 걸 사실은 제가 기억하고 있어요..
또한 같은 논리로 어머님도 짜장면이 싫다고 하실 자유는 있었던 거겠죠 ㅎㅎㅎ(중의적 반어법입니다..)
(창문 넓은 큰 다락방이라 낮엔 이 공간이 무지 환한데, 사진은 밤에 이것저것 분갈이하다 잠깐 찍어 놓은 거라 어둡게 나왔네요. 올릴 생각으로 찍은 건 아니고 곧 떠나보낼 식물들을 찍은 거라… )
키다리 개운죽 중 잎이 많아져서 잘랐던 몇몇 개운죽들은 자르다 보니 점점 짧아져 있고,
어제는 개운죽 잎꽂이 한 것들과 다 정리하고 몇 개 남아 있던 잘린 개운죽, 삽목한 애기 스킨답서스와 아이비, 잘 보면 저 안에 아주 애기애기 크로톤 2잎ㅋ…
이렇게 남은 것들 모조리 담아서 만든 화분에 또 분갈이해줬습니다.
슈퍼바도 애기를 많이 낳아서 작년에 7개는 나눔 하고, 딸기쟁반에 담긴 올해 낳고 키운 것 4개도 정리중…
이것도 오늘 끝내야 할 텐데 어젯밤에 식물들 정리하다 말고 다른 뭣 좀 집중하다가 피곤해서 그냥 잤네요.
저 위에 있는 건 얘네들 모체인데, 잎도 좀 쳐서 다시 사이즈 작은 데에 담았고요…
그나저나 지금 사진 제대로 올라가는지 모르겠네요. 물음표 체크창으로 보이네요..
이건 여름에 점박이크로톤과 이 크로톤 가지치기할 때 삽목하고 버려진 잎들인데, 몇몇은 말려두고 몇 개는 그냥 물에 담가놨더니 뿌리가 나 있네요..
어떤 매니아님들은 정말 크고 화려하게 화원 수준으로 식물들을 키우시던데,
제 급엔 침실형 화분, 거실용 화분 몇 개..
이런 것 아닌 이상은 다른 걸 좀 신경 쓰고 있어서 더 커졌다간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성격도 게으른 편이라..
그래서 나머진 그저 조금씩 조금씩 사연 있는 식물로만 가꾸고 있습니다…
이런 것도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걸 느끼게 된 이후로는 더 그렇네요…
“냅둬유우우~~~…. “ 이거 예전에 최양락 씨가 유행시킨 충청도 사투리였는데 갑자기 떠오르네요 ㅎㅎㅎ
살면서 어떤 것이든 정답은 없겠지만,
냅둬유우우우우~~ 이렇게 살고 싶은 반항적인 맘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합니다 ㅎㅎ …
신경 쓰이는 것들… 많이 만들기엔 진짜 매니아가 아니라면 버겁죠 사실..
“내가 직접” 가까이서 보고,
만져보고,
밥 주고,
단련시키고,
달래주고 …
다른 생명체 말고도 일단 제가 그래요..
제가 제 마음을 깊숙이 꺼내 만져보면 그랬고, 때론 누구로 인해서든 무엇 때문이든 양심에 찔릴 때가 제법 많아져서요..
아픔, 미안함, 서러움, 답답함 이런 것들요…
그럴 땐 또 최양락 씨 버전의 “괜찮아유우우우~~~”가 간교히도 제 뇌리를 동시에 스치니, 스스로 그런 것에 대해 무던히 자기 합리화하면서 힘내서 살게도 되고..
흠… 갑자기 떠오른 이건 좀 딴 얘기인데, 이곳저곳 다니다 알게 된 자생식물이나 특화종들.. 어쩔 땐 그냥 그곳에 자연스럽게 머물렀으면 하는 생각이 가끔 들 때도 있어요..
걔네들도 자기들 고향에서 자신의 사이클대로 사생활을 즐기고 싶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면서도 간사한 게 어떤 안위가 느껴져서인지 크로톤에겐 고맙네요.
태양볕에 노랗게 지친 잎들, 붉게 물든 예쁜 잎, 막 기대에 부푼 초록잎들의 모습이 제 삶 안에도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게다가 잎이 두껍기까지 하니…
이것도 나이테와 닮았죠.. 아직 시들진 않았지만, 민감과 둔감을 의도적으로라도 오가야 해서 좀 두꺼워진 낯과 시선들..
성격상 사적인 기억이 담긴 것들을 익명의 공간에 내보이는 스타일이 어지간해선 절대 아닌데,…
식갤 가끔씩 눈팅하다보니, 매번 다양하고 희귀한 식물 사진들 올려주셔서 감상하고, 식물명들 날름 알기만 하기엔 양심에 찔려 저도 이런 거라도 올릴 충동이 들었네요.
저에겐 너무나 좋은 분들이 많이 느껴지는 식갤이라 제 마음도 유해지나 봅니다.
식갤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합니다. 이곳에 흐르는 잔잔함이 참 좋아요.
모두들 편안한 하루 마감하시길..
https://www.youtube.com/watch?v=ndwLsEqyA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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