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기에 대용량으로 나온 것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제일 처치 곤란은 양파입니다. 오이나 당근같은건 냉장고에서 뒹굴다가 시들면 버리는데, 양파는 (냉장보관 아니라) 실온에 두면 싹이 나기 때문입다.  
 
언젠가 조화를 주문한 학교 구내 꽃집에서 행운목 한토막을 얻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연구실에서 수경으로 길렀는데, 오래 비운 사이에 거의 말라 죽었습니다. 룸메이트 교수님이 당신 식물에만 물을 주시고, 구석자리에 있는 행운목은 잊어버리신 바람에요.
 
집에 데려와서 물을 주니 다시 살아났는데, 굉장히 잘 자라서 아예 화분으로 옮겨심어줬습니다.
그 뒤로 식물에 대해서도 나는 측은지심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싹이 난 양파는 더욱 처치 곤란입니다.  
 
된장찌개를 해먹고 베란다에 방치된 양파 두알이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싹을 피웠습니다. 그래서 이놈들을 살려보겠다고 일단 물로 옮겼습니다. 잔뿌리가 많이 내려오면 화분으로 옮겨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