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자료들을 검토해보니 이 '타이탄' 종으로 지칭되는 괴물 아니, 생물들은 평범한 공격에는 반응조차도 안한다고 서술되어있군요. '하와이 보고서' 에서 다루는 사건 당시, 현장에 배치된 경찰 특수전술&전략(SWAT)팀 대원들이 난사하다시피 갈긴 총알들은 물론이고, '샌프란시스코 사태' 당시 목표를 향해 직격으로 명중한 대전차화기, 전차 고속철갑탄, 심지어는 이지스함에서 발사한 순항미사일까지도 효과가 없었군요. 모든 공격이 효과가 없었어요."
위원장이 말하는 내용은 1950년대에 추구하던 '대형화' 를 바탕으로 그려낸 만화 속 '괴수' 그 자체에 관한 것이었다. 크고, 난폭하며, 자의든 타의든 엄청난 파괴를 몰고 다니는 움직이는 재앙.
그런 비현실적인 내용을 말하는 위원장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냉철한 게 현실적이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위원장조차도 본능적으로 '생물' 을 '괴물' 이라고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지렀다. 괴물이라는 지극히 감정적인 말은 보고서에서는 절대로 쓰면 안 되는 단어다. 쓰여이씨도 않았다. 순전히 위원장이 실수로 말한 오발적인 말이었다. 하지만 국방장관은 그런 실수따위에 연연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중요한 문제는 '생존' 이었으니까.
"모든 공격이라고 말씀하신 건 잘못된 내용입니다. 사태 당시의 관련 영상 중에서 학교 통학 버스의 블랙박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금문교 교전 당시, 목표는 우리측의 공격에 대해 타격을 입었습니다."
"장관, 군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것이 정말로 타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
정답은 아니오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위원장이 아니라 국방장관부터가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관은 말했다. 뱃 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커다란 얼음 한 덩이가 들어찬 것 같은 싸늘한 거부감에 저항하며 그렇다고 말했다.
"타격이 맞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국가의 영토, 그리고 재산에 대해 적대적이며 명백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판명된 목표에 대해 군사 장비를 동원한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또한, 우리 군의 공격이 목표로부터 분명한 반응과 약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타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무슨 약화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말입니까? 금문교 교전 당시 목덜미에 명중한 미사일에 이...고질라라고 부르는군요. 아무튼 이 고질라가 금문교를 정면으로 들이박아서 현장에 있던 부대의 40퍼센트가 전투불능이 된 것이 반응이고, 약화입니까? 확실한 근거없이 개인적인 소감을 판단마냥 말하는 것은 안될 행위지만 아무리 봐도 그 반응은 튕긴 고무줄에 맞은 사람이 반응하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더군요."
"맞습니다. 고무줄 튕긴 것에 맞고 움찔거리는 것이라는 판단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고무줄이라고 해도 1.5톤짜리 고무줄로 튕기면 사람 머리라도 박살낼 수 있겠죠. 그래서 저희는 매우 강력하고 매우 큰, 그리고 매우 위협적인 고무줄을 만들었습니다. Extreme weapon, 줄여서 웨폰 X 프로젝트말입니다."
"그 냉전 이후 최대의 무기 개발 연구를 말하는겁니까? 그래요. 뭐, 대책을 세우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허무맹랑해보이더군요. 여러 측면으로 말이죠."
고작 한 마디 말에 의해 뒷통수가 후려쳐진듯한 불쾌함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걸 겨우 참은 국방장관은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허무맹랑하다고 하셨습니까? 어떤 면에서 그렇다는 겁니까?"
"계획과 목표, 아군과 적, 둘 다요. 아, 기분을 상하게 한 점은 미안합니다. 장관. 그...내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개발과정에 대해서입니다."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각각의 설계안별로 완전 가동이 가능한 시제품이 모나크 기지에 실험적으로 배치되었으며, 시험 가동을 통해 성능까지 확인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진척이 나갔다는 사실은 매우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장관, 우리는 그 무기를 실전에서 시험해볼 수 없어요. 그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들어가는 예산규모가 어마어마한 덕분에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사태 때 소실된 전력의 절반은 커녕, 25퍼센트조차도 복구 못 했어요.
도시의 피해 규모가 너무 막대했기 때문에 이런 말하기도 그렇지만 '비교적' 멀쩡했던 군에 대한 복구가 더뎌졌습니다.
그 많은 고층빌딩들이 무너진 것만으론 모자랐는지 금문교는 반으로 절단났죠. 도로는 전부 갈아엎어졌고, 지하철, 수도관, 전선, 가스관 등등 도시의 거의 모든 인프라가 망가졌다고 봐도 되고요. 솔직히...그 무토로 지칭된 종들이 내뿜는 에너지파가 전자기기의 간헐적인 마비만 불러온다고 들었을 때는 한시름은 놓였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문제가 아닐 정도로 이곳저곳 다 헤집어놨더군요. 둥지를 만든다고 말이죠.
그래도 마지막에 투입된 EOD팀 덕분에 핵폭탄도 도시에서 되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터지긴 했지만, 낙진으로 인해 꽤 오랫동안 그 주변의 항로는 못 써먹습니다. 그래도 자칫하면 도시가 아예 망했을지도 모르니 투정부릴 순 없죠.
아무튼 샌프란시스코 사태는 도시를 한마디로 석기시대로 되돌려놓았고, 이는 이 청문회가 이제서야 열리게 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총 예산지출액이 2조5천억 달러를 달성한 비밀기관의 효용성에 대한 검토를 주제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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