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심은 후 벌레먹는 건지 이파리에 작은 구멍이 생기거나 찢어짐이 조금씩 발생했습니다. 방 근처에서 곱게만 자라다 밖에 심긴 거라서 그런지 거친 환경에 쉽게 다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빛을 많이 보는 쪽은 이파리에 붉은 반점들이 생기는 등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 많았던 꽃봉우리들은
아침에 하얗게 꽃을 피웠다가
다음날 붉게 물들고
그 다음날 맥없이 떨어집니다.
꽃의 수명이 이틀정도로 생각보다 짧더군요. 그마저도 꽃이 핀 첫째날만 꽃이 온전히 벌어져있고 둘째날은 색만 붉게 물들 뿐 꽃잎을 앙 다물어 사실상 생식 기능의 수명은 하루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밖에 옮겨심은 이후 이렇게 거의 매일, 혹은 하루 건너서 한 개 ~ 두 개의 꽃이 피고있습니다.
밖에 심은지 15일 쯤 된 거 같은데 못해도 15개의 꽃이 피고 졌을 겁니다.
꽃이 하얘서 그런지 꽃에 나비나 꿀벌 종류가 앉는 모습을 보질 못했습니다...
조그만 파리나 아주 조그만 개미랑 벌레들만이 꽃 속으로 기어들어와 꿀만 쏙 빼먹고 가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비록 밖에 심은 목화지만 인공수분을 하러 자주 마당으로 나갑니다.
보통 꽃은 하루에 하나밖에 제대로 펴있지 않아서 자연수분이 잘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폈다 떨어진 꽃을 주워 직접 수술을 암술에 문대거나 물 뭍힌 지푸라기같은 걸로 꽃가루를 채취해 암술에 붙혀주는 식으로 인공수분을 해줍니다.
인공수분의 결과로 몇몇 다래들은 벌써 튼실하게 굵어져있습니다. 만져보면 땡땡하고 매끈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그나저나 지난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쭉 밖에 나가있다가 오랜만에 목화에 가보니 씨방 하나가 수정이 안 돼 떨어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작은 꽃봉우리도 바닥에서 같이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못 본 사이에 비를 너무 세차게 맞아 그런거라고 추측합니다.
꽃봉우리는 놔두고 다래만 들고 올라왔습니다.
저희 외삼촌도 그렇고 식물갤러분도 그렇고, 다래를 먹으면 달짝지근하고 맛있다고 하여 맛이나 보고자 들고 온 것입니다.
다른 튼실한 녀석들은 씨부터 보고싶어서 감히 따지 못하던 차였는데, 녀석에겐 안타깝지만 차라리 잘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냄새를 맡아보니 산뜻?한 풀냄새? 바닐라 냄새? 그런 냄새가 납니다. 약간 오이비누향 같기도 하고...
꽃받침에서 다래만 분리한 모습
정말 작습니다...
다들 적당히 자란 걸 먹는다는 말이지, 이걸 먹는다는 뜻은 아니었겠지만 이미 호기심에 주체가 안 됩니다
땡땡하던 녀석은 꽃받침에서 분리하자마자 물렁물렁해졌습니다.
다래의 단면에 구멍이 생겼는데, 땡땡하던 이유가 아마 공기때문이었나봅니다.
그런데 구멍이 묘하게 웃는 상입니다;; 제 핸드폰도 잠깐 사람 얼굴로 인식했는지 파란 대괄호가 화면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쪼개보니 내부는 이렇습니다. 다래 겉에 난 선을 따라 세 쪽으로 나뉘더군요..
작은 연갈색의 씨들에 흰색 털이 조금 붙어있는 모습입니다.
이제 대망의 시식 시간입니다.
왼쪽의 다래를 입에 넣고 어금니로 으적 씹어보니..
으;;;;;; 괜히 시도해봤다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소나무같이 강하고 독특한 풀냄새와 씁쓸 떫떠름한 맛이 혓바닥에 퍼져 혓바닥이 빳빳하고 떫은 느낌으로 가득 찼습니다.
냄새에선 약간 달큰한 냄새가 나나 싶었는데 맛은 전혀 아닙니다. 오이 비누를 입에 넣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진.짜.겁.나. 맛없으니까 적당히 큰 것만 먹고 작은 것은 손대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먹고나서 한 시간 쯤 된 거 같은데 아직 미묘하게 입 안에 맛이 맴돕니다
남은 다래는 거름이나 되라고 내일 흙에 묻을 생각입니다.
이 새벽에 내가 뭔 짓인지... 잠이나 자야겠습니다ㅎ;;
목화 report: A 재밌게 잘 읽고 후한 점수드렸음 언제 먹으면 맛있는지 궁금증을 못풀어서 +는 못드렸뜸^^
저는 아직 붉은색으로 번한건 못봤는데 붉은 창호지같은 질감의 색상이 환상스럽네요^^
--- 그런데 구멍이 묘하게 웃는 상입니다;; 제 핸드폰도 잠깐 사람 얼굴로 인식했는지 파란 대괄호가 화면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졌습니다. --- !!
목화다래 먹을거면 더 커야 해요
그런데 땅이 박한지 열매가 좀 작아보이네요
목화꽃 부용 이런 애들이 요새 예뻐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