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에 목화 꿈을 꿨을 정도로 저도모르게 많이 신경쓰고있었나봅니다
짐이 많았기에 일단 기숙사 방에 짐부터 내려놓을 생각으로 계단을 오르며 보니 목화 뒤에서 같이 자라던 꽃밭이 여전히 싱싱해보였습니다

과습으로 죽지 않은 걸 보니 목화도 그 곁에서 잘 살아있겠구나 싶어져서 안도했습니다
방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고 창문을 열어보니 저 멀리 목화가 보입니다

짐도 정리 안하고 곧장 뛰어내려갔습니다

3주만에 재회입니다

키가 많이 컸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전이랑 크기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아마 비가 계속 내려서 광합성을 못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상태가 말이 아닙니다

이파리에 군데군데 구멍이 잔뜩 나있고

벌레가 갉아먹었는지 밑에 이파리들은 밑줄기만 남아있거나 이렇게 절반 이상이 없어진 이파리만 있습니다

그래도 다래(목화 씨)는 이전에 비해서 많이 굵어졌다고 생각하던 찰나, 뭔가 이상합니다. 다른 다래들도 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려봤지만 전혀 안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처음부터 이상했습니다. 밑바닥에 잔뜩 얽힌 잡초 시체들과, 아무리 비가 왔다고 한들 왜 전혀 안 자라있는지...

의문이 듦과 동시에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어옵니다










불안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부러진 목화의 밑동이 잡초더미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제가 심었던 목화는 3개체입니다
그 중 한 줄기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전부 죽어 잔해도 없이 사라졌던 것입니다..

별로 자라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동료의 빈 공간을 남은 하나가 숨기듯 채우며 자라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와중에 더이상 인공수분 해줄 다른 개체도 없는데, 어린 꽃봉우리들은 또 꽃을 틔울 준비를 하며 올라오고있습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마음이 짠하다고 해야할까요
복잡한 마음이 듭니다

계단을 오르며 봤던 꽃밭도 가까이에서 보니 아주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길다란 잡초들이 사이사이에서 자라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다친곳도 안 보이고, 제 목화에 비해선 훨씬 건강합니다

알 수 없는 상실감과 함께 다시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책상 위에서 키우던 다육 식물들은 상태가 아주 좋았습니다.
방을 비우기 전에 물을 좀 많이 줘서 도리어 그걸로 죽지는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장군 선인장은 새로운 줄기가 올라오고있었고

집에서 말라죽어가던 걸 데려와 살려낸 게발선인장들도 이젠 더이상 쭈글거리지 않습니다

십이지권은 크게차이는 별로 없이 여전이 쪼그만데

목이 길어졌습니다

?






저번에 알바 끝내고 와서 근황 또 올려달라던 식갤러님이 계셨는데, 별로 좋은 소식을 못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죽은 목화는 어쩔 수 없다고 치고, 다른 목화는 안 죽게 잘 키워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최후의 다래에서는 꼭 솜과 씨를 얻을 수 있도록 해봐야겠습니다.



저 상태에서 죽지않게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아시는 분 계시면 조언 좀 부탁드리며 긴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