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먹고 나가보니 다래가 다 익어서 터져있었습니다

가을이나 겨울 쯤 추워질 때나 목화가 갈라질까 싶었는데 생각보단 일찍 터지네요

뿌듯해하며 내일 상태 보고 따려고 발걸음을 돌리는데 빽빽한 수풀 속에서 뭔가 불그죽죽하고 허연게 눈에 띄었습니다

뭔가싶어 다가가보니...


? 목화가 또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묻은 흙과 검은 곰팡이로 인해 시커메진 솜, 그 솜에 난 작은 벌레 구멍 등을 보아하니 예전에 밑둥이 끊겨서 사라져버린 다른 목화의 잔해인 듯 했습니다

목화 솜에 빨간 색이라니.. 구조신호라도 보낸 걸까요?

아무튼 다래가 갈라져있는 상태이고 흰색 솜에선 쓸만한 씨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대충 헹구고 분해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흰색 솜이 겉으로 보기엔 가장 상태가 좋았고 다른 솜들은 장맛비 때문인지 만지기만 해고 검은곰팡이 포자가 묻어나올 정도로 상태가 나빴습니다

구조신호를 보냈던 빨간 솜

죽죽 잡아당겨 분해해줍니다

세개의 솜을 각각 따로 분류했습니다
가운데 휴지 위에 있는 것이 곰팡이가 덜 핀 솜의 종자입니다.
솜뭉치 하나당 최소 5개, 최대 6개 정도의 종자가 나왔습니다
의외로 흰색 솜의 종자들이 크기도 제일 작고 쭉정이도 두개나 나왔습니다

그리고 곰팡이가 난 솜에서 뿌리가 나기 시작한 종자를 발견했습니다;;
아무래도 물에 젖은 채로 오래 방치되었었나봅니다

이 종자들은 휴지에 감싸 잘 말렸다가 내년에 심을 생각이었는데, 얘는 이미 뿌리가 났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젖은 휴지에 넣고 파종할 준비를 해줬습니다

그나저나 뿌리가 내릴 정도로 물먹은 종자를 건조시켰다가 내년에 심는다고 하면 잘 자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그냥 몇몇개는 이녀석처럼 파종준비를 해주는게 나을까요? 식갤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위에는 어제 밤의 이야기였습니다. 다시 오늘로 돌아오겠습니다.

목화는 어제보다 훨씬 더 벌어졌습니다
목화엔 노린재? 비슷해보이는 곤충이 앉아서 쉬고있길래 딸지 말지 고민하다가 그냥 손사래로 내려보냈습니다
다래까지 같이 따서 가져오고싶었는데 줄기가 생각보다 질겨서 솜만 뽑았습니다

그나저나 솜이 또 이상합니다..
하나는 뽀얗고 잘 부풀기 시작했는데 나머지 두개는 갈색빛에 전혀 부풀지 않은 모양새였습니다.
갈색 빛인 건 뭐랄까 약간 떡진 느낌? 덜 성숙한 느낌이 듭니다

갈색 솜부터 뜯어봤습니다
처음 솜을 뜯어보니 솜이 촉촉했으며 씨앗들은 덜익은 상태였습니다

왜 덜익은 씨앗이 벌써 벌어져있었는지 의문이 듦과 동시에 괜히 손대서 더 성숙할 수 있었던 걸 망쳤나 싶은 불안한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씨앗의 크기는 이전까지 봐왔던 종자에 비해 1.5배 정도 크기로 상당히 컸습니다. 혹시 종자가 너무 커서 씨방이 못 견디고 이르게 터진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종자들은 아직 살아있다는 가정 하에 잘 말려서 씨앗이 검게 변하면 다음에 심어볼 생각입니다

이건 잘 성숙한 목화솜입니다
구름같이 푹신거리며 잘 말라 뽀송뽀송합니다

솜 속에 씨가 세로 두 줄로 배치되어있어 솜의 가운데가 쉽게 갈라집니다. 어차피 얘네들은 안 봐도 잘 성숙했을 테니 하나의 씨만 솜 속에서 뽑아봤습니다

가운데 검은게 성숙한 목화 씨입니다.
덜 성숙한 목화씨가 좀 더 큰게 보이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왜 더 큰놈이 훨씬 더 덜 성숙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목화가 열매를 맺어 기쁘긴 기쁜데 한 1/3정도만 기쁘고 나머지 감정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ㅠㅠ





내일 자고 일어나면 일반 씨처럼 검고 딱딱해져있을 거라 행복회로를 돌리며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벌써 뿌리내린 목화 씨가 좀 자라면 다시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