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 해충 중에 거세미나방이란게 있음요

장마 전까지는 달팽이 메뚜기 나비 나방이들 아새끼 등이 최고 기승인데

이새키는 장마 끝나고 늦더위 무렵부터 폭발적으로 통수를 침요

저놈들도 먹성에서 뒤쳐지진 않지만 줄기나 엽맥은 피해서 갉아먹는데

거세미는 작물이 어리면 지상부를 통째로 잘라서 처먹는 미친놈임요

야행성 나방이 아새끼들이 원래 천적을 피해 숨어있다 밤에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게 사실이지만 이놈은 더더욱 골패는게

땅속에 숨어있다가 밤에 올라와서 일단 줄기를 뚝 자른 다음 도로 땅속으로 끌고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식사를 함요ㄷㄷ

심지어 똥으로 찾아내기도 힘든게 다른 멍청한 애벌러지들은 그냥 그 자리에서 싸질러서 탄로나는데 거세미는 똥도 땅굴파고 쌈요 ㅁㅊ

아직 본잎 두어쌍밖에 안되는 어린 작물은 그야말로 한입거리라서 한 놈이 밤새 몇개를 처먹는지도 모르겠음요.

그렇게 게걸스럽게 처먹고 보름 정도면 벌써 크기가 3센티가 넘음요ㄷㄷ

이때는 이랑에 모종 줄맞춰 심은 자리 이빠진거 보고 근처를 파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음.

근데 살아남은 상추나 배추가 자라서 슬슬 사람이 뜯어먹어도 될 정도가 되면 눈에 띄는 변화가 생김요.

거세미가 하룻밤 사이에 다 먹어치우기 힘들만큼 잎이 커져서 잎을 다 끌고 들어가 먹질 못하고 지상에 남겨놓음요.

그렇게 잘려나간 잎이 반쯤 흙에 파묻혀 있는거 보기 전엔 거세미가 진짜 잎을 잘라서 끌고들어가 먹는다는걸 믿을수가 없었음요ㄷㄷ

물론 그 흔적 보고 그 자리 파보면 거의 백발백중걸려나와서 분노의 패대기질로 터뜨려 처형함ㅋㅋㅋ

그래서 거세미가 주는 인생의 교훈이 뭐냐면 밥먹고 설거지 잘 해놓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