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학교앞에서 꽃집을 운영하게되면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알게되지만

얼마전 알게된 꼬마아가씨의 이야기가 요즘은 신경쓰인다.

어렷을 적 같이 놀던 동갑친구와 같은 중학교에 들어오게 되었고

처음에는 기뻣지만 초등학교때와는 다르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예전처럼 긴얘기를 나누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괜히 더 신경쓰이고 좋아서, 같이 있고 싶어서 일부러 기다려도보고

집에 같이 가려고도 해봣지만 그때마다 약속이 있다고 빠져나간다.

그렇게 한두달 피해다니다보니 그 친구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꼬마아가씨와 같은 반 여자아이였고 수업을 하러

이동하면서 가끔 마주쳤다고 한다. 그 때는 말한마디도 못 걸었는데...

마침 꼬마아가씨와 같은 반이니까 만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했다고...

아가씨는 가슴아프게도 거절하지 못했고 겨울이  지나가기도 전,

봄이 끝나기도 전에 사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오늘도 친구의 이야기를 들려주러 오는 이 작은 꼬마아가씨에게

난 변산에 핀 작은 바람꽃을 선물해주려고 한다.


6월 24일

요즘은 6월만되도 더워지는 것 같다. 얇게 옷을 입었어도 벌써 젖어버렸다.

주말 아침부터 아파트가 시끄러웠다. 같은 동에 사는 밑에층 주민의 택배가

사라졌다고 한다. 택배기사는 분명 댁의 앞에 물건을 놔둿다고 하시고

주민분도 물건이 없어진 적이 없는데 없어져서 당황하신 것 같다.

택배기사와 경비 아저씨께서도 오셔서 집근처를 샅샅이 뒤지는데도

택배는 찾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어제 저녁에 물건을 문앞에두고

가셨다고 하고 경비아저씨도 어제 저녁에 교대하면서 택배기사님이

아파트에 올라가신 것을 보셨다고 말씀하셨다. 주민분도 일단은

알겠다고 하시고 들어가셨고 저녁이 되서야 진상이 밝혀졌다.

주민분의 옆집 아저씨께서 취한채 갖고가신 택배가 옆집 택배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옆집을 본인집으로 착각하고 문앞에 둔 택배를 들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려는데 호수가 달라 아차 하고 본입집으로 택배를 든채

들어가버리셨다는 것이다. 술이 깨고 초저녁에야 일어나시면서

옆집에서 조심스럽게 물어보시고 알게 되셨다고 한다.

옆집 아저씨는 택배기사분과 옆집 주민분께 사과했고 좋게 끝맺어졌다.

경비아저씨와 주민분이 택배기사님의 성실함을 믿어주시지 않고 싸웟다면

아마 이렇게 좋게 끝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옆집 아저씨께서도

부끄럽다고 숨기시는 분이었다면 이렇게 좋게 끝나진 않았을 것이다.

아파트 화단에는 누가 옮겨 심은것도 아닌데도 초롱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7월 2일

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특이한 방법이 있다.

사람에게 닿았던 꽃에 손을 닿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길가에 화분이 버려져 있었다. 꽃이 시든지는 꽤 지난 것 같았다.

한 남녀는 서로를 사랑했고 남자는 부끄러워서 피해다녔고

여자는 그런 속도 모르고 매번 찾아와 명량하게 웃으며 말을 걸었다.

그러다 다른 여자가 남자에게 사귀자고 고백하였다.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고 말하며 거절하였다. 차인 여자는 분했고 누가 그 남자에 마음에 든 건지

알아내기 위해서 남자를 몰래 따라다니다가 같은반 여자아이앞에서는 남자가

부끄러워서 말도 잘 못하고 피해다닌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자를 불러내어 말했다. 너가 그 아이를 좋아하는거 알고있다.

그 아이가 학교를 다니지도 못할정도로 괴롭히겠다고 했다.

남자는 그러지 말라고 부탁했고 그럼 자신과 사귀면 손대지 않겠다고 여자는 말했다.

남자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고 여자는 내일까지 생각해보라고 하고 떠났다.

남자는 하루종일 집에서 고민했고 좋아하는 여자를 지키고 싶었다.

다음날 남자는 애써 피해다니던 여자아이를 찾아갔고 자신에게 그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시켜서 다른 여자에게 고백하는

것으로 남자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다.

그렇게 소개를 해준뒤 여자는 남자를 찾아가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좋아하는 마음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그저 가깝게 보던 남자아이를

멀리서 지켜보게되었고, 좋아하는 마음은 더욱 깊어져갔다.

남자또한 여자아이를 멀리서도 보기 힘들어졌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은

깊어져갔고 서로를 생각해 졸업식 날까지 멀리서... 그저 모른척

자신의 마음을 숨길 생각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해코지

할 수 없게.. 졸업하기전까지는 마음을 숨기면서...


난 그렇게 버려져있던 화분을 주워서 가게로 가져갔다.

난 꼬마아가씨가 덧없는 사랑을 하는 줄 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꼬마아가씨는 순결한 사랑을하고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꼬마아가씨에게 사과하는 뜻으로 패랭이꽃을 화분에 담아서

선물해야겠구나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7월 20일

오늘은 친구가 일하는 사진관에 놀러갔다. 친구또한 나랑 비슷하게

사람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관에서 일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되고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고 한다. 친구가 얼마전 사진을 찍으러

왔던 노부부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한창 전쟁중이던 1951년에 태어나셨고

힘들게 살아오셨다고 한다. 당시에 먹고사느라 바빳고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제대로 된 식도 올리지 못한 채로 결혼을 하셨다고 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다보니 식을 올릴 시기를 놓치게 되었고

그렇게 자식들 뒷바라지를 다하고 살다보니 식도 올리지 않은채 올해로 70줄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허허 하고 웃으셨다고 한다.

사진관에 오게된 경위도 아내와 시장을 보다가 그래도 드레스입은 사진도 없는

할머니가 자꾸 마음에 걸려서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다가

전화로 먼저 웨딩사진도 찍어주는지 물어보고 오셨다고 한다.

친구는 혼자 오신 할아버지께 신부드레스는 있는지 화장은 하시는지 이것저것

물어보게 되셨고 할아버지는 그런건 없고 화장도 하지 않으신다고 하셨고

혹시 드레스는 얼마나 하는지 아시냐고 여쭤보셨다고 한다.

그말을 들은 친구는 잠시 생각에 잠긴후 할머니와 2주뒤에 방문하시면

다 준비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한다. 할아버님이 가격이 얼마나

나올지 여쭈어 보셨고 친구는 5만원만 받겠다고 하고 대신 웨딩사진은

가게입구에 걸어두게 해주는 조건이라고 말씀드렸고 할아버지는

늙어서 주책이라고 사양하시려 했지만 친구의 완강한 태도에 수락하셨다고 한다.

2주뒤 내 친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마중하기위해 댁으로 웨딩카를 몰고갔다.

한사코 사양하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태우고 미용실에 먼저 들렀다.

누가 부부 아니랄까봐 두분 다 멋쩍으신지 경직된채로 거울만보고

조용히 미용실 의자에 앉아 머리를 손질 받으셨다.

미용실 한켠에는 조그만 의상실이 만들어져 있었다. 친구가 지인에게

의상실의 옷들을 빌렸다고 한다. 드레스와 정장을 고르시면서 수줍게

웃으시는 할머니의 모습과 무엇을 입어도 이쁘다고 말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고 한다. 드레스와 정장을 고르고  마지막으로 화장을 받고

미용실에서 나온 후 친구의 사진관에서 다양한 사진을 찍으셨다고 한다.

하지만 친구는 사진을 찍어가면서도 아쉬움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 바다를 배경으로 찍자!' 라는 생각이 든 친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설득해서 웨딩카에 두분을 모시고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렇게 찍고 5만원받으면 남는게 있냐고 물으니 친구가 하는말은
 
"120만원짜리 사진을115만원을 주고 찍었으니 싸게 찍은거아니냐?"

그렇게 말하면서 웃는 친구를 보니 나도 별말 없이 같이 웃었다.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오랜만에 즐거웠다.

이 곳은 친구가 할머니, 할아버지의 웨딩사진을 찍었던 곳이라고 한다.

모래사장에는 해란초가 참 예쁘게 피어있었다.


8월 3일


우리 아파트에는 멀리 바닷가쪽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청년이 있다.

어찌 그리 멀리까지 가게 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군복무할때도

양평에 제주도에서 온 선임이 있었던 걸 생각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복무지가 바다라 그런지 군대 간 후에 피부가 많이 탄 거 같다.

그 청년에게는 2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만날때 보면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많이 보였다.

가끔 둘이 꽃집을 지나 갈때면 나에게 같은 주민으로서 인사하고

꽃도 한번 보고 꽃 이름도 물어보고 지나가고 그랬었다.

이 청년이 기념일만 되면 나에게 와서 꽃을 추천받고 사가곤 했으니까

어느정도 낯이 익었다. 어느 날은 청년은 안오고 여자친구분 혼자 와서

어두운 표정으로 꽃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무슨일이 있는 건 아닌지 내가 물어봤고 청년이 5달이 지나도록

휴가를 못 나오고 있다고 했다. 편지나 통화는 간간히 받지만 왜인지

자주 하지는 못하는 듯하다고...

기념일마다 꽃을 선물 받은 기억이 나서 이번주말에 면회를 가려는데

3주년 기념으로 이번에는 자신이 꽃하고 선물사서 찾아가겠다고 했다.

난 군대에서 꽃은 처치 곤란하니 사가지 말고 피부가 많이 탄거 같으니

선크림이라도 몇개 사서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인들은 의외로 화장품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알려줬다.

돌아갈 때는 그래도 웃으면서 돌아가는 아가씨를 보니 좋은 사람을

사귀는 청년이 내심 부럽기도 했다.



8월 16일

멀리서 군복무를 하는 청년이 오랜만에 내 가게를 찾아왔다.

여자친구와의 3주년은 맞추지 못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빨리

나왔다고 한다. 청년 또한 여자친구를 많이 사랑하지만

여건이 되지않아 계속해서 휴가가 밀리게 되었다고 한다.

여자친구가 면회 온날에는 외출을 3시간정도 바닷가쪽을

구경하면서 사진도 찍고 늦은 점심도 먹고 웃으면서 놀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핸드폰을 꺼내어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뒤에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 바위에 기대어 둘이 찍은사진

정말 선남선녀가 따로 없었다. 그 날 바닷가에 예쁜 꽃이 많아서

어디를 찍어도 사진이 예쁘게 나왔다면서 내게 보여주었다.

자세히 보니 사진마다 해국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9월 2일


옆집에는 두 딸을 가진 미혼모 여성이 살고있다.

볼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어머니는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아이 둘을 씻기고 학교와 유치원을 보내고  본인도 출근하면서

주말에는 꼭 아이들과 산이나 공원에 소풍을 가는 것이다.

어쩌다 마주치면 먼저 인사해주시고 아이들도 그걸 보고 배웠는지

날 마주 칠때면 항상 인사를 꼬박꼬박 한다.

하루는 아침 일찍부터 아이들과 아이스박스를 차에 넣고 소풍을

가는 모습을 보았다. 난 가게를 열러 나갔고 밤이되어 옆집가족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유치원생 막내는 어머니에게 업혀서

자고있었고, 초등학생인 언니는 빈 아이스박스를 들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나눳고 오늘 어디가셨었는지 여쭤보니 아이들과

꽃구경 소풍겸 해서 등산을 갔다오셨다고 한다.

꽃 많이 찍었으면 나중에 사진한번 보여달라고 너스레를 떨고

문앞에서 헤어졌다. 씻고 난후 한 30분쯤 지났을까 현관벨소리가

들렸고 옷을 갈아입은 옆집 어머니께서 오셨고 난 밖에 계시지 말고

안에 들어오시라고 말씀드리고 거실에 과자랑 차를 내드렸다.

그렇게 한 1시간쯤 아이키우는데 힘들었던 일, 오늘 소풍에 꽃이

예쁘게 피어서 기분이 좋았던 일,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다가

시간이 너무 늦었다고 다시 돌아가실 때 쯤 '아 맞다!'

하시면서 핸드폰을 꺼내어 찍은 꽃 사진을 보여주셨다.

두 아이와 어머니가 환하게 웃으면서 찍은 주위로

흰색, 분홍색 예쁜 구절초가 피어 있었다.




변산 바람꽃: 덧없는 사랑

      초롱꽃: 정의, 감사, 충실

   패랭이꽃: 순결한 사랑


     해란초: 영원한 사랑


       해국: 기다림

 

    구절초: 어머니의 사랑, 순수


야생화를 주제로 글을 써보았습니다. 원래 판타지를 구상하던 중 같이 하고 싶었던 작가님과는 하지 못했고


제가 글솜씨가 있는지 의문이 들고 자신이 없어져서 평가 받아보고자  짧게나마 글을 써 보았습니다.


평가 및 피드백 해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사진은 순서대로 네이버 백과사전 이미지를 올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