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90년대하면 떠오르는 상징 중 하나가 가로수로 심겨진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나무입니다 . 

결코 이쁜 외양은 아니지만 버즘나무란 이름이 유래된 얼룩덜룩한 몸체와 넙데데한 잎사귀는 

충분히 인상적이죠 . 

 

 언젠가 플라타너스를 위키에 검색하니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플라타너스는 특유의 냄새를 내는데, 비가 온 이후에 특히 더 심해진다. 그래서 장마철에 

플라타너스가 많이 심어진 도로를 걷다보면 왠지 모를 악취가 느껴지기도 한다. ]

 

 그 뒤로 그 구절이 머리 한 켠에 강렬히 남아 언제 한 번 맡아보기를 바랬지만 쉽지 않더군요 .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도시에서 플라타너스가 이런저런 이유들(알레르기 , 과다성장)로 인해  

가로수로써 퇴출된지 오래였으니까요.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제 찾아간 동네가 90년대에 조성된 동네인데 , 운좋게도 그즈음 심겨진 

플라타너스가 뽑히지 않고 빼곡히 남아있더군요 . 차량 통행이 원체 많은 8차선 도로를 끼고 있는 

곳이라 플라타너스의 탁월한 공기정화 능력을 높이사서 뽑지 않았나 봅니다 . 반경 약 30미터 

이내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을 때 마스크를 살짝 내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어 봤습니다. 

 

 이 냄새! 분명 어렸을 때 맡아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냄새였습니다!

후각기억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회상이 용이하다더니 과연...

 

 결코 향기는 아닌 , 악취에 가까운 냄새였습니다.

하지만 그 쿰쿰하고 비릿한 냄새가 불러온 여러 아스라한 기억들 때문에 이내 마음이 

뭉클해졌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