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 마사토 20kg 주문한 것이 도착했습니다.
안 무겁더군요
좀 더 상세히 말하자면
무겁지만 안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제가 식물을 키운지 정말 얼마 안 되었습니다.

처음 식물을 들이면서 생각하고 다짐했죠~
내가 배양토 외에는 절대 다른 돈을 쓰지 않겠어

하지만 곧 알게 되었습니다.

식물은 물이 부족하거나 영양이 부족하면
잎이 축 늘어지거나 색이 바래거나 하면서
어떤 식물적 신호를 보내기는 하지만

절대로~
나에게 좋은 흙을 달라
비싼 영양제가 필요하다.
이쁜 화분으로 바꿔달라~
뭐 이런 요구 절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절대로 식물에게 지출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제가
식물에게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왜 힘이 없니?
영양제라도 하나 꼽아줄까?
그러면서 열심히 검색을 하죠
어떤 비료 어떤 영양제가 좋을까?
잎이 노랗게 변했는데 뭘해줘야 될까?
잎 끝은 왜 말라들어갈까?

그리고 통장에서 돈이 술술 빠져나가는데
내가 왜 이걸 아까워하지 않지? 싶죠~

오늘 세척 마사토 20kg 집으로 끌고 들어오는데도 힘든게 어디있나요
얼른 끌고 들어와서
도구들 꺼내서 화분들에게 말 걸면서 ~ 신경쓰면서 ~
덮어주고 깔아주죠~

그뿐인가요
집에 도구가 하나씩 늘잖아요
그래 전지 가위 정도는 있어야지~
이렇게 시작을 해서
조심히 하엽된 잎을 정리하기 위해 핀셋을 사용하고
흙을 조심히 덮어주거나 덜어주기 위해 밥 수저를 사용하다가
아니야~ 이건 커피 스픈이어야 돼!
거의 수술실 분위기죠~

잎 정리하다가 멀쩡한 잎이라도 하나 실수로 떨어뜨려봐요
아이고~ 왜 그랬을까?
내 손가락이 아주 미쳤나보라고~ 탓하면서
떨어진 잎사귀 하나에 마음 뭉클해지죠~

어느 순간 식물에게 사람 아기에게 대하듯
우리 애기 ~
얘는~
이런 단어가 붙기 시작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환기 신경도 안 쓰다가
창문 열어 환기 시켜 식물들 숨 쉬게 하고
일기예보 신경쓰며 비가 오네 안 오네 기상청 욕도 하게 되잖아요

제가 요즘 사람들에게 말해요
식물 키우는거
사랑과 정성 그리고 돈이에요

의외로 식물 키우는데 돈이 적잖이 들더군요
그런데 그것이 아깝지 않게 느껴지네요

그만큰 식물들이 저에게 주는 힘이 큰가봅니다.

마무리를 어떻게해야 될지 모르겠는데...

상추라도 한포기 키우세요
산이 아름답고 길거리에 나무가 아름다워도
내 그늘에 상추 한포기가 내게 주는 힘이 크고 아름다운겁니다.

***
식물 키우면 바빠지고 신경 쓸 것도 많아요
돈도 들고 힘도 들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식물들이 말을 걸고
저도 말을 걸게 되요
그러다보면 아까운게 없어요
하루가 아름답게 시작되고 아름답게 흘러요~
내일 아침이 기대 되요
꼭 뭐라도 하나 키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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