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아끼는 식물이 죽었을 때도 우울해 질 수 있나 싶어서요. 그 방울토마토는 공동으로 키우던 거였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어서 제가 텃밭에 심어줬습니다. 물을 주려고 시간을 쪼개서 점심을 굶은 적도 있고 매일매일 일지까지 썼습니다. 꺾인 줄기까지 걱정하고 고양이한테 긁혔을 때는 불안해서 잠도 못 잤고요.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유일하게 웃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애를 제 잘못으로 시들게 하고 나니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 없더라고요. 고작 방울토마토 한 그루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특별했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제가 너무 바보같았고, 일에 집중을 전혀 할 수도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그냥 그깟거 교훈 치고 넘기라고, 그렇게 신경쓰는 것도 병이라고 하는데 저는 정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고 하루종일 그것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제가 얘가 상태가 안 좋아 진 걸 그냥 넘길 수 있게 될까요? 식물 하나에 신경쓰는 게 너무 지치는데, 그만큼 얘한테 쏟은 정성이랑 시간이랑 사랑을 보면 저 자신한테도 너무 지칩니다. 식물에게 이렇게 걱정을 쏟아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