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키우는 작은 화분

성인손가락 3개쯤 들어갈만한 작은 화분에 담임 선생님이 몇몇 꽃을 랜덤으로 심어서 여름방학식날 나눠줬음

그게 방학 숙제래 꽃이 피우도록 잘 키워서 그려보세요ㅋㅋ 초딩한테 그런 고난이도의 과제를 줬었네

그때 뭐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시기였지만

비오면 비 맞으라고 밖에 놔두고 날이 좋으면 햇볕을 쬐게 꺼내뒀어. 물이 마르지 않도록 조심한다고 메이플 하다가도 10분마다 수돗물 받아서 부어주고 해지면 다시 안으로 들이고 계속 그렇게 애지중지 했었어

이게 싹터서 떡잎이 나고 하는걸 매일 관찰하면서 변화를 느끼는게 좋은 추억이 됬던거같다

근데 이게 화분높이만큼 커졌는데 꽃이 안피는거야 내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불안하기도 했지

그래도 똑같이 해주면서 지냇어 그러던 어느날 새벽 그날은 어쩐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졌어

완전 새벽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여명이 푸르스름 할때 화장실 갓다오면서 화분 물주려고 봣더니 글쎄 나팔꽃이 활짝 펴있는거야 냅다 A4가져다가 끄적끄적 그렸던 기억이 있네

그때 그 형용할 수 없는 기쁨 내가 피워냇다는 성취감이 새삼 떠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