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지금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의 취미생활이기 때문이다.


작년 갑작스레 병원에 입원하시게 된 아버지를 대신해


꽃과 식물에 아무런 애정도 없는 내가 이 화분을 관리한지 어느덧 


1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사이 어떤 나무 비스무레 한 식물은 말라 비틀어졌고


초록잎으로 그득해야 할 이름모를 어느 식물은 절반이 노랗게 변해버렸다.


또 어떤 외떡잎 식물은 잎의 외각 겉면이 누렇게 변해버렸다.


꾸준히 생각날때마다 물을 줘도 이모양인듯 하니 실로 내가 


애정도 없고 관심도 없었나 보다.



근래에 이런일이 있었다.


이름도 뭣도 알 수 없는 벌레가 자꾸 날라더니고 발견되고 내 몸에 달라 붙었다.


알고보니 권연벌레라는 해충이었고


이 놈들의 근거지가 말라 비틀어진 식물이나 과자부스레기 사람의 각질등이란건 알게 됐다.



하여 난 화분을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근데 이 화분 없애는것도 퍽 귀찮은 일인지라


흙도 따로버려야 하고 마대자루도 따로 구입해야 하고


식물도 잘게 부숴 종량제 봉투에 넣어야 하는걸 알았다.



아버지는 이렇게 쓸데 없이 손도 많이 가는 걸 뭣하러 길렀을까?



그렇게 결심한지 어느덧 며칠째


또 그럼에도 화분을 치우지 않고 있는 나는 무슨 심리일까?



애써 아버지 잔정이 듬뿍 묻어난 이것들을 치우는데 무슨 마음의 걸림돌이라도 있는걸까?


하여 오늘도 권연벌레는 내 곁에서 날 모르쇠 하며 지나치고 있음에도


아직 이러고 있다.


한심한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