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먹고 씨 나오면 그거 심어서 크는 거 구경하고
오렌지 먹다 씨 나오면 또 심어서 잎이 레몬이랑 어떻게 다른가 그런 것도 보고요.
과일 한팩 사면 먹고 씨 모아서 키친타올로 발아시켜가지구
잘 크는 애들 모아서 또 기르고 그래요.
그래서 집이 정글인데, 또 비싼 식물 대단한 애들은 없지만
해드는 자리마다 다글다글 초록이 보이는 환경이 참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아요.
한참 식물 키우다 작년에 우울함이 와서 (심각한 우울증까진 아니었어요.) 다 말려 죽이고,
생일이 연초에 있어서 그때 화분을 하나 선물로 받았는데,
그게 그냥 잘라 꽂아만 놓으면 크는 칼란디바? 카랑코에? 였어요.
그냥 무심하게 두는데도 원화분이 빽빽하게 크는 걸 보고
어쩐지 막 삶의 활기같은 걸 다시 느꼈어요.
그래서 줄줄이 잎꽂이도 하고 줄기 삽목도 하고 여름 지나면서 번식을 그렇게 하고 내가 키웠어 하고, 선물도 주면서 또 인간관계도 회복이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우율증을 바지르크는 거 보면서 치료했다는 어떤 분의 이야기를 읽었어요.
아 진짜 저도 그런 마음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또 얼마나 컸을까. 새로 나온 잎은 없을까 하루하루가 궁금함으로 시작된다는게 참 대단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씨앗도 발아를 시키기 시작했어요.
단단한 씨앗을 깨고 나와서 그 손톱만한 떡잎이 또 가지를 내고 줄기를 만들고 잎을 달고 나무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일은 매일이 경이롭네요.

식물 갤러리 글 읽으면서 식물 좋아하는 분들이 세상에 많아서 참 좋다고 느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