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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자생하는 목서류인 Osmanthus insularis. 박달목서라고 하는데 아마 볼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니 아래 글에서는 논하지 않겠음.)


목서류 보면 금목서 은목서 두 가지가 있다고 보통 말하지만, 은목서에 대해 유독 혼동이 많음. 그래서 한번 정리해봄.


먼저 Osmanthus fragrans. 산림청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이게 목서라고 올라와 있음. 9월 말~10월 초순경 꽃이 피고, 잎 가장자리는 매끄럽거나 잔톱니만 있고 파상형, 즉 파도같이 약간 구불구불한 형태를 띔. 내한성은 약한 편이라 품종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USDA zone 8 정도가 안전선이고 그보다 추우면 위험. 우리나라로 치면 서해안으로는 군산 정도, 동해안으로는 포항 정도까지가 안전하고 내륙으로는 광주-하동-진주-창녕-밀양 라인정도? 전주정도 되면 미기후에 의지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는 잘 안되는 듯.

O. fragrans 는 중국에서 계桂 라고 함. 계피가 나오는 육계나무도 계라고 할 떄가 있지만 보통 계수, 계화라 하면 목서나무, 목서꽃을 뜻함. 어찌되었던 중국에서 역사가 길어서 여러 재배품종들이 있는데, 꽃의 색이 백색, 아이보리색, 황색, 주황색, 주홍색 등으로 다양하고(꽃 색을 기준으로 품종들을 흰 계열은 은계, 노란 계열은 금계, 주황색 계열은 단계라고 크게 나누기도 함) 꽃이 연중 피는 종류나 잎에 무늬가 있는 품종도 있음.

이 중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것은 세 가지인데, 다음과 같음.

O. fragrans 'Aurantiacus' - 국가표준식물목록의 금목서. 꽃이 주황색을 띔. 사실 단일한 재배품종이라기보다는 꽃색이 주황색인 여러 클론을 뭉뚱그려 부르는 개념이라 품종군cultivar group으로 치기도 하고, 분류학자에 따라서는 별개의 변종(varietas)이나 형(forma)으로 나누기도 함.
O. fragrans 'Semperflorens' - 유통명 계화. 꽃은 흰색이고 꽃이 연중 조금씩 피는 특성이 있으나 가을에 가장 많이 핌. 내한성은 'Aurantiacus' 보다 약함.
O. fragrans 'Yinbishuanghui' - 유통명 무늬계화. 품종명은 원래 銀翡雙輝 였던 듯. 잎에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 꽃은 흰색으로 'Semperflorens' 처럼 연중 피는 것으로 보아  'Semperflorens'의 아조변이로부터 기원한 것 아닐까 싶음. 역시 내한성도 별로.

우리나라에서 'Semperflorens' 와 'Yinbishuanghui' 는 거의 실내 분화로만 사용되고, 노지에 심는 O. fragrans 계열 중에서는 'Aurantiacus' 가 가장 흔함.  그러나 그냥 백색/미색 꽃이 피는 O. fragrans 도 우리나라에 있긴 있음. 다만 일부 공원이나 식물원, 개인정원에서만 볼 수 있고 유통은 거의 안되는 중.

그런데 남부지방 공원이나 학교같은데 가면 O. fragrans 계열과 다르게 잎 가장자리에 작은 가시(엽침)가 많은 종류가 있을 것임. 꽃도 O. fragrans 계열보다 한 2주 정도 늦게 피고, 향기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색은 흰색임. 이것의 정체는 O. × fortunei 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은목서라 올라와 있음. 종소명 앞에 × 붙은 것에서 알 수 있겠지만 종간교잡종으로, 앞에서 알아본 O. fragransO. heterophyllus 간의 교배로 생긴 종임.

O. heterophyllus 는 국가표준식물목록에 구골나무라 올라와 있는 종으로, O. fragrans 에 비해 잎의 크기와 키가 작은 관목성의 종임. 잎은 호랑가시나무류처럼 엽침이 많고 꽃은 11월 말-12월 초 즈음에 흰색으로 핌. 종소명 heterophyllus 가 뜻하는대로 잎의 모양이 바뀌는 특성이 있는데, 어리고 키가 작은 개체는 잎에 가시가 많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키가 커지면 가시가 없는 잎이 나옴. 이러한 특성은 O. heterophyllus 를 교배친으로 하는 O. × fortunei 도 공유함.

여기서 혼동이 발생함. O. × fortuneiO. fragransO. heterophyllus 간의 교잡종이다보니 어떤 사람들은 이걸 구골목서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함. 그리고 은목서라는 이름을 O. fragrans 의 흰색/미색 꽃이 피는 개체들을 지칭하는데 써야 한다고 주장함. 한편 어떤 사람들은 O. heterophyllusOsmanthus 속의 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를 구골목서라고 부르기도 함. 결국 우리나라에서 각 분류군에 대해 사용되는 일반명은 아래와 같게 됨.

O. fragrans - 목서, 은목서
O. × fortunei - 은목서, 구골목서
O. heterophyllus - 구골나무, 구골목서

이러한 명칭 문제에 더해서 O. × fortuneiO. heterophyllus 의 잎이 자라면서 변화하는 특성도 혼동을 일으키기도 함. 대부분의 도감을 보면 잎의 형태가 변한다는 내용이 빠지고 단순히 은목서/구골나무는 잎에 가시가 있고 O. fragrans 는 잔거치만 있거나 매끄럽다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그러다보니 오래되서 잎의 가시가 사라진 O. × fortuneiO. heterophyllus O. fragrans 로 오인되는 경우가 매우 많음(그러나 가시가 없어진다 해도 잎 크기와 형태에 차이가 있고 지제부에서 올라오는 맹아는 유년기의 가시 많은 잎 형태를 유지하므로 조금만 더 자세히 보면 구분 가능).

한편 O. heterophyllus Ilex 속, 즉 호랑가시나무류와도 많이 혼동됨. 실제로 근대에 식물학이 들어오기 이전 동아시아에서는 목서류와 호랑가시류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구골목이라 불렀다고 함. 그러나 이건 목서류는 잎이 마주나고, 호랑가시류는 잎이 어긋난다는 점으로 구별 가능.


우리나라에서 목서류를 봤을 때 학명을 기준으로 생각하면서 위에 적은 차이점들을 관찰해본다면 아마 쉬이 구분 가능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