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주신 다육이가 갑자기 죽었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무름병이라고 하던가요
갈색으로 까맣게 물이 들고 순식간에 제 목숨을 다하더군요
제가 신경쓰지 않아도 혼자 작은 잎사귀를 내었던 아이인데
아빠한테 자랑스레 잘 돌보고 있다고 사진찍어 보냈던 아이가 그렇게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이주 뒤, 아버지께서 생을 달리했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정말 순식간에…

우울증이셨고

선택한끝이었습니다.

저는 어디에도 이 이야기를 털어놓기가 힘들더군요
아무리 가까운사람이라도,
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말을 제게 해줄 수 있겠습니까
듣는사람도 저도 그저 황망한 이야기겠지요..

예전에 누군가 여기서 위안을 얻었다는 글을 보고 그냥 한번 이야기 해보고싶어서 글을 씁니다. 아니 사실은 토해내듯 누군가가 제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울한 글 쓰게되어 죄송합니다)

제가 아빠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드리고 괜찮다 손 잡아주고
당신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되돌려주고
아빠에게 힘이 되었으면 아빠는 지금도 살아계실텐데 하는 죄책감

아빠에대한 미움과 야속함
변해버린 아빠의 모습이 미워서 살갑게 안아주지 못했던 마지막 후회
아빠에게 건넸던 나의 손이 아빠의 마음을 다 만져주지 못했다는 자책

평소와 달랐던 아빠의 근 한달간의 모습들에 이상함을 느꼈음에도
내가 최선을 다 하지 않았다는 지나간 시간들에 좀먹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모닝콜을 하실 때 늘 저에게 딸 사랑해 라고 전화를 끊으셨어요
전화좀 퍼뜩받아라  하시던분이 매일매일 마지막에 사랑한다고 하시더군요
아침부터 나도 사랑해 아빠 하면서도 아빠가 아침에는 사랑한단 인사를 안하셨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빠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빠가 얼마나 슬펐을까
아빠도 이겨내고싶었고 노력했고 어쩌면 해냈을텐데 왜 그랬을까

너무 괴롭고 힘듭니다

가지말라고 미안하다고 아무리 울부짖어도
아빠는 눈을 꼭 감고 누워계셨어요
벌어진 입술새로 터진 자국이 있었어요
상상할 수 없는 아픔에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어요

저는.. 다시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걸 느낍니다
어떻게 살아야하는걸까요

이러다가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아빠가 그립고
하루도 아빠생각을 멈출수가 없고
아빠가 마지막 순간 후회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
저에게 보내지 못한 마지막 카톡메세지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슬펐을까
아빠도 살고싶었을텐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아빠와의 추억을 거슬러 가다보면
마치 저의 끝을 상상하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아득하게 슬퍼집니다.


저는 앞으로도 살겠죠… 살아내겠죠
그런데 자신이 없어요
아빠의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수가 없어요

길을 걷다가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퇴근길 버스에서 화장실에서
갑자기 눈물이 터져버리기도 합니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줄어들겠죠…

사람에게도 아차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린것 같아요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마음속으로 매일 생각하던걸 토해내면 조금은 후련해지지않을까 생각했는데, 눈물만 터지네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말하고싶었어요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혹시 이 글이 문제가 된다면 바로 지울게요..
막상 다 이야기하고 나니 등록 버튼을 누르기가 두렵네요..


아빠
사랑해
다음생에도 우리 아빠 해줘
나중에 다시 만나자
고마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