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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좀처럼 나아지질 않아서
지쳐 있는 중이었다.

밤낮은 바뀌고, 밖에 나가는 건 점점 더 어렵고
유일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의사선생님인 게
벌써 얼마나 됐는지도 모르겠다.

오전 7시, 일어난 것도 아니고 자다 깬 것도 아닌 시간
갑자기 은월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네시오속을 다급히 공부하고
내 환경에 데려와도 괜찮을지 고민하고
양재는 진짜 너무 멀어서,
한겨울이지만 제일 가까운 종로 꽃시장으로 향했다.

..그것이 험난한 여정, 화려한 병맛의 서막일 줄 알았더라면
신발이라도 더 편한 걸 신었을텐데. ㅅㅂ




겨울이라 연 가게가 많지 않은데다
새벽에 눈이 와서 길은 다 젖어 있고
날은 흐리고 미세먼지는 엄청나고
그리고 은월은 없었다.


정말 한참을 고민하다가
도저히 양재까진 못 가겠어서 남대문 꽃시장으로 향했다.
3층 전체를 다 훑었는데
은월은 없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은월 있나요? 은! 월! 이요!
  아 네 감사합니다~!"

처음엔 기어들어가던 목소리가
반복할수록 점점 태연해지더라.



어느새 오후 3시,
오랜만에 낮에 깨어 있다는 감상도 잠시.
고속터미널 상가는 문을 닫았을 것이고
인터넷으로 사는 것보단 바로 데려오고 싶었고
결국 양재까지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은월 있나요? 를 또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가동을 돌고
나동을 돌고
이 무슨 사서 고생이란 말인가 슬슬 현타가 오고..

오랜만에 걸어다니느라 힘들어서
종로에서부터 흘린 땀이 강풍에 얼었다가
남대문에서 또 땀범벅된 게 강풍에 또 얼어붙고
꽃시장 들어가면 녹았다가 밖에 나가면 매서운 바람에 얼고
이 시벌 황태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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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이건 너무 귀여워서 사진까지 찍었다.
초점은 힘들어서 나갔지만..





겨우 은월은 샀는데
오프라인에서 슬릿분 안 파는 건 나만 몰랐냐..ㅠㅠ

다들 닫을 시간이라 어어어 하면서 일단 나오고
어쩌지 하면서 퇴근길 지옥철을 타고
기진맥진 동네 다이소로 기어갔는데


아니 왜 작은 플분은 없나여..
작은 토분도 왜 없어!
쓸데없이 귀한 큰 토분(중국산)은 널려있던데!!ㅠㅠ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네 꽃집까지 들렀다 오느라
진짜 너무 지쳤다....
아 몰라 검역이고 분갈이고 오늘은 일단 쉴 거야...



그 고생을 하고 고작 천 원에 모셔 온 은월이 사진 보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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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 장쯤 찍고 싶은데 3장 찍고 탈진했다ㅋㅋㅋ

정말 이게 뭐람.

긴 글 읽느라 고생했어 모두들!!!!
나 말고 이런 뻘짓을 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냥 처음부터 큰 데를 가...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