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 류시화   나무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   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   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   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   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   하늘을 보고 싶다고 하면   나무는   저의 품을 열어 하늘을 보여 주었다   저녁에 내가 몸이 아플때면   새들을 불러 크게 울어주었다   내집뒤에   나무가 하나 서 있었다   비가 내리면 서둘러 넓은 잎을 꺼내   비를 가려주고   세상이 나에게 아무런 의미로도 다가오지 않을때   그바람으로 숨으로   나무는 먼저 한숨지어 주었다   내가 차마 나를 버리지 못할때면   나무는 저의 잎을 버려   버림의 의미를 알게 해 주었다   뒷산 꽃동산에서 또 놀다왔지요.   산소옆에서 제비꽃 조개나물 민들레... 만나고 이름 모르는 나무도 보았습니다.   제 삶에 작은 의미 하나를 알려주신 블루언더님에게 감사드립니다. zoom-number=0 > zoom-number=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