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paver somniferum, 즉 아편양귀비(원래는 그냥 양귀비지만 양귀비라는 단어가 Papaver 속 및 이와 근연한 다른 속(e.g. Meconopsis, Eschscholzia, Argemone 등)의 종까지 통칭하는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많아 이렇게 쓰겠음)는 보통 시골 구석에서 노인들이나 몰래 기르는 식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음. 그런데 사실 아편양귀비는 꽃 좋아하는 중년 아줌마라거나 전원주택 거주자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많이 재배되고 있음. 예컨대 다음과 같은 경우들임.
- case 2-1. https://cafe.daum.net/stargarden/E3LQ/236
- case 2-2. https://cafe.daum.net/stargarden/E3PJ/743
- case 3. https://blog.naver.com/biga313/222012705587
물론 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기르고 있는 것이 아편양귀비라는 것을 모르고, 알려줘도 안믿는 경우가 대부분임.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편양귀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추어서인 경우가 많음. 이에 대해 한번 적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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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못된 인식 1. 아편양귀비는 털이 전혀 없다.
아편양귀비는 털이 없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함. 아편양귀비는 관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는 Papaver rhoeas(개양귀비)와 그 재배품종군인 Shirley Group(셜리포피), Papaver nudicaule var. croceum(아이슬란드 양귀비), Papaver rupifragum(스패니쉬 포피), Papaver orientale(오리엔탈 양귀비/숙근양귀비) 등에 비하면 정말 털이 없고 전혀 없는 경우도 많음. 그런데 문제는 아편양귀비도 재배품종과 재배환경에 따라 화경이나 잎 중륵에 털이 듬성듬성 나기도 한다는 것임. 혹 못믿겠다면 아래 자료들을 보자.
북미식물지(http://www.efloras.org/florataxon.aspx?flora_id=1&taxon_id=220009871)
Plants to 15 dm, glabrate, glaucous. Stems simple or branching. Leaves to 30 cm; blade sometimes sparsely setose abaxially on midrib; margins usually shallowly to deeply toothed. Inflorescences: peduncle often sparsely setose. Flowers: petals white, pink, red, or purple, often with dark or pale basal spot, to 6 cm; anthers pale yellow; stigmas 5-18, disc ± flat. Capsules stipitate, subglobose, not ribbed, to 9 cm, glaucous.
중국식물지(http://www.efloras.org/florataxon.aspx?flora_id=2&taxon_id=220009871)
Herbs, annual, 30-60(-100) cm tall (to 1.5 m in cultivation), glabrous or rarely slightly setose on plant below or on peduncle. Taproot erect, almost conical. Stems erect, glaucous, glabrous, occasionally somewhat setose. Leaves alternate; blade ovate or oblong, 7-25 cm, both surfaces glabrous, glaucous and rather waxy, veins distinct, slightly raised, base cordate, margin irregularly undulate-serrate, apex acuminate to obtuse; leaves below shortly petiolate but above sessile and amplexicaul. Flowers solitary, deeply cup-shaped, 5-12 cm in diam. Pedicel to 25 cm, glabrous or rarely sparsely setose. Flower buds nutant at first, erect at anthesis, oval-oblong or broadly ovoid, 1.5-3.5 × 1-3 cm, glabrous. Sepals 2, green, broadly ovate, margin membranous. Petals 4, white, pink, red, purple, or various, often with a dark basal blotch, suborbicular or almost flabellate, 4-7 × 3-11 cm, margin undulate or variously lobed. Stamens many; filaments white, linear, 1-1.5 cm; anthers yellowish or cream, oblong, 3-6 mm. Ovary green, spherical, 1-2 cm in diam., glabrous; stigmas 5-12(-18), actinomorphic, united into compressed disk, disk margin deeply divided, lobes crenulate. Capsule brown when mature, spherical or oblong-elliptic, 4-9 × 4-5 cm, glabrous. Seeds many, black or deep gray, adaxially alveolate. Fl. Mar-Aug. 2n = 18, 22-23, 25, 32.
Manual of vascular plants of northeastern United States and adjacent Canada (Gleason & Cronquist, 1991)
Stout annual to 1 m, glaucous and mainly glabrous except for the distally hispid peduncles; leaves sessile, coarsely toothed or shallowly lobed, with cordate-clasping base; buds 2–4 cm; pet 3–6 cm, purple or red to white; fr glabrous, 2.5–6+ cm, subglobose or broadly obovoid; stigmatic rays 8–15; 2n=22. Native of the Mediterranean region, modified in cult., often escaped in our range. June–Sept.
즉 털이 있더라도 전초에 골고루 털이 많지 않고 일부분에만 듬성듬성 난거면 아편양귀비라 보는게 맞음.
그림 1. 화경에 난 털이 묘사된 19세기의 아편양귀비 세밀화 (출처 Flora von Deutschland, Österreich und der Schweiz [Thomé, 1885])
그런데 여기에 더해 하나 더 명심해야 하는 것이 있음. 바로 항정신성 물질을 지녀 재배가 금지되는 종이 아편양귀비 하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Papaver somniferum 뿐만 아니라 Papaver setigerum 과 Papaver bracteatum 이라는 두 종의 재배 역시 금하고 있음.
이 중 Papaver setigerum 은 나도양귀비라는 식물로 오늘날에는 아편양귀비의 아종으로 간주하는 식물학자들이 많음(이러한 처리를 따른다면 정명은 Papaver somniferum subsp. setigerum). 특징은 아편양귀비와 매우 비슷한데 크기가 휠씬 작고 아래 사진처럼 털이 골고루 많이 난다는 점임( 더 자세한 것은 http://www.maltawildplants.com/PAPV/Papaver_somniferum_subsp_setigerum.php 도 참고).
그림 2. Papaver setigerum의 사진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target="_blank">https://commons.wikimedia.org/)
문제는 이것이 털이 많고 작다고 이것을 문제 없는 종으로 착각해서 "페일보라 양귀비" 등의 이름으로 키우고 나눔하는 지적으로 모자란 사람들이 있다는 것임. 종자 나눔받을 때 유의해야함.
또 다른 종인 Papaver bracteatum 의 경우 Papaver orientale 과 근연한 종이라 꽃 아래 포엽이 달리는 점을 제하면 매우 닯았음. 이 종도 아래 사진과 같이 털이 많음.
그림 3. Papaver bracteatum 의 사진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target="_blank">https://commons.wikimedia.org/)
- 잘못된 인식 2. 아편양귀비는 꽃잎의 기부에 검은 반점이 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님. 위에 인용한 자료들을 다시 보자. "Often with dark or pale basal spot"(북미식물지), "often with a dark basal blotch"(중국식물지) 라 되어 있음. 즉, 검은 반점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는 것임. 실제로 아편양귀비의 관상용 재배품종 중에서는 꽃잎의 기부에 검은 반점이 없는 품종들도 많음. 특히 겹꽃 품종들은 그러한 특성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봐야 함.
그림 4. 꽃잎의 기부가 백색인 아편양귀비의 관상용 재배품종 'Danish Flag' (출처 https://www.gardenia.net/)
그림 5. 꽃잎의 기부가 연보라색인 아편양귀비의 관상용 재배품종 'Hens and Chicks' (출처 https://www.worldseedsupply.com/)
또한 꽃잎의 기부에 검은 반점이 있는 것은 아편양귀비만의 특징이 아님. 항정신성 물질이 없어 국내법상 재배에 문제가 없는 종 중에서도 꽃잎의 기부에 검은 반점이 있는 종들이 있음. 흔히 재배되는 Papaver rhoeas 도 야생형은 꽃잎의 기부에 작긴 하지만 검은 반점이 있고, 또 Papaver commutatum 의 경우 검은 반점이 매우 두드러짐. Papaver orientale 도 꽃잎 기부에 검은 반점이 있음. 결국 검은 반점을 가지고는 구분이 안됨.
- 잘못된 인식 3. 아편양귀비의 열매는 크고 동그라며, 그렇지 않은 종은 모두 재배가 허용된다.
아편양귀비에 한정하면 사실 이 말은 크게 틀린 것은 없음. 'Hens and Chicks' 같이 수술 일부가 암술로 변해 본래 열매 아래에 프릴같은 부속체가 달리는 재배품종이라거나, 열매가 청둥호박처럼 골이 지고 테니스공만큼 크게 자라는 'Giganteum' 같은 재배품종들도 있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Papaver rhoeas 등 관상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합법인 다른 종들과 달리 열매의 형태가 거의 구형임.
문제는 Papaver setigerum, 즉 나도양귀비임. Papaver setigerum 의 열매는 기본적으로 아편양귀비처럼 구형으로 달리지만 길쭉하게 달리는 일도 많은데다가 화경에 털도 많으니 Papaver rhoeas 종류로 착각할 여지가 있음(물론 잎의 형태가 다르니 구분은 충분히 가능함). Papaver bracteatum 도 열매가 구형이지 않음(Papaver orientale의 열매와 흡사함). 따라서 열매가 구형이 아니라고 무조건 재배가 합법인 종인 것은 아님.
그림 6. Papaver setigerum 의 열매. (출처 http://herbarivirtual.uib.es/)
- 잘못된 인식 4. 종묘사에서 마약성의 양귀비를 팔리가 없다./세관과 검역소를 통과한 종자는 합법이다.
이것은 우물안 개구리시각에서 세상을 봐서 생기는 오해임. 세상에 나라는 많고 각국의 법은 다 다름. 우리나라에서는 항정신성 물질을 지닌 식물은 죄다 엄격히 재배를 금지하지만, 안그런 나라들도 있음. 특히 아편양귀비의 경우 진통제로의 용도 뿐만 아니라 종자를 잡곡으로 식용하는 등 쓸모가 많아 유럽과 중동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꾸준히 길러져오던 식물이었고, 우리나라로 치면 맨드라미나 봉선화같은 느낌의 식물이라 아편을 허가없이 채취하거나 섭취하는 것만 금지하고 재배 자체는 허용하는 국가도 많음(e.g. 영국). 그래서 그런 나라들에서는 정원에 아편양귀비의 관상용 재배품종들을 많이 심고 종묘사에서 그 종자를 판매하기도 함.
그림 7. 2019년도 첼시 꽃박람회 쇼가든에 식재된 아편양귀비. 사진 중하단 버바스쿰(노랑색 꽃)앞에 서있는 은청색 잎을 가진게 아편양귀비임. (출처 https://www.theenglishgarden.co.uk/)
그림 8. 영국 종묘사 톰슨앤모건에서 판매하는 아편양귀비의 관상용 재배품종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것이, 이러한 종묘사들에서 간혹 아편양귀비 재배품종의 학명을 표기할 때 정명인 Papaver somniferum 을 쓰지 않고 그 이명인 Papaver paeoniflorum 을 대신 표기하거나, 아편양귀비의 한 재배품종군의 이름인 Laciniatum Group 을 국제식물명명규약에 어긋나게 학명 같은 형태로 쓴 Papaver laciniatum 이라는 이름으로 표기하는 일이 많다는 것임. 이는 확실친 않지만 아마도 미국의 소비자들을 고려한 관행인 듯 한데, 미국에서는 개인이 아편양귀비를 재배하는게 불법이긴 하지만 자신이 기르는게 아편양귀비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길렀다면 처벌하지 않는다 함 (이에 대해서는 마이클 폴란의 1997년 글 Opium Made Easy 참고). 즉, 아편양귀비를 가꾸고도 씨앗봉투에 Papaver paeoniflorum 이라 되어 있어 아편이 나는 그 양귀비인지는 몰랐다고 하면 그 건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 모양임. 그러나 봉투 상의 표기가 Papaver paeoniflorum 이던 Papaver laciniatum 이던 그 식물학적 실체가 아편양귀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고, 이걸 키우면 우리나라 법상으로는 몰랐던 알았던 얄짤없이 처벌됨.
그림 9, 10. 외국 종묘사에서 Papaver paeoniflorum 과 Papaver laciniatum 표기되어 팔리는 아편양귀비의 재배품종들.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국내 종묘사나 개인들이 나라마다 법이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종묘사에서 파니 마약성은 아니겠거니 하고는 덜컥 수입해서 유통시키거나 재배한다는 것임. 하다못해 세관이나 검역소에서 걸러줄 수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통관이나 검역소에 식물분류학 전공자가 근무하는 일이 드무니 그쪽에서는 잡을 수 가 없음. 반출금지식물을 수출할 때 규정에 올라와있는 학명 대신 이명을 대신 표기하는 꼼수가 통하기도 한다는데 아편양귀비는 어떻게 잡겠음? 학명이 Papaver somniferum 으로 표기 안되고 Papaver paeoniflorum 이나 Papaver laciniatum 표기되어 오면 다른 종인가보다 하고 병충해만 없으면 그냥 통과시켜버림. 그리고 종묘사나 개인들은 통관과 검역절차를 통과했으니 검증이 되었다고 착각함. 그러나 진짜 검증은 항정신성 물질이 있나 없나를 분석해봐야하는 것이지, 해외의 종묘사에서 팔았다고, 세관과 검역소를 통과했다고 되는 것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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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양귀비 아무렇게나 나눔받거나 사서 키우지 말자. 특히 "모란양귀비", "페일보라 양귀비"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거나 나눔하는 씨앗은 피하는게 좋음. "겹양귀비"는 셜리포피나 스패니쉬포피 계열일 수 도 있지만 아편양귀비가 그 이름으로 풀리기도 하니 아편양귀비가 아니라는게 확실히 확인하고 사거나 받는게 좋음.
TL;DR
1. 단순한 털의 유무, 꽃잎의 흑색 반점 유무, 열매의 형태만으로는 법적으로 재배가 금지된 양귀비 종류인지 아닌지 알 수 없음.
2. 아편양귀비의 관상목적 재배가 합법인 국가에서는 아편양귀비 종자를 화훼종자로 팔고, 세관과 검역소에서는 이거 못잡아냄.
3. 그러나 아무 양귀비나 사거나 나눔받아 키우면 위험할 수 있고, 특히 "모란양귀비", "페일보라 양귀비" 등의 이름으로 풀리는 것들은 아주 위험하며, "겹양귀비" 도 확인하고 받을 것.
양귀비마스터ㄷㄷ - dc App
나 한층 똑똑해진 기분이야
너무 어려워서 제가 양쿠비를 안키웁죠 ㄷㄷㄷ
와 빛나라 지식의 별
와 어렵다ㄷㄷㄷ.... - dc App
1인당 2그루까지는 걸려도 처벌 안한다고 들은 것 같긴 함 서울시내에서도 오래된 주택가 쪽으로 지나가면 아편양귀비 키우는 사람 꽤 보이는듯
50그루
국내 종묘사들이 판매하는 숙근 양귀비나 개양귀비도 조심해야해? 그런거면 걍 손도 안대야겠네
숙근양귀비는 대개 괜찮음. 개양귀비도 확실히 Papaver rhoeas 라고 되어있으면 대개 괜찮을 것임. 일단 파종해서 키워보면 찐갤주는 확실히 잎의 형태 등에서 티가 나니 제거하면 됨.
길가나 이런데 있는거면 괜찮은데 꽃 이쁘다고 화분에 옮겨심으면 문제되는거 같더라 울집 증조큰할머니 꽃이 이쁘다고 길가에 피어있는 아편양귀비 캐다 화분에 옮겨심으셨다가 조서쓰구 나오셔씀ㅋㅋㅋ
아편양귀비 씨앗을 나눔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는게 더 문제.
향정신성(o) 항정신성(x)
잘못 알고 있었네. 고마워.
이거보니까 생각난게. 몇년전에 친정동네가 다 범법자 될뻔햇어요.. 어디서 날아온 양귀비 씨가 몇개 퍼져서 화초라고 생각하고 동네 어른이 몇집 씨앗 나눠주고 우리집도 마당에 몇개 키우고.. 아랫동네 항공에 찍혀서 할들 집에 조사나오고 그소문듣고 얼릉 캐서 버리고 난리도 아니엇어요 - dc App
링크중 첫 블로그 ㅁㅎㅂㅂㄱ 이사람 글마다 당당하더라 마약 아니냐는얘기 수도없이 들었는데 검역거쳐서 괜찮은거라고 그럼 궁금한게 이사람 양귀비는 어느 학명? 에 속하길래 괜찮다고하는걸까
papaver paeoniflorum인듯한데 예 사실 찐겔주 겹버젼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