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키우다 보면 대부분 흥미를 잃고 관리하기 버거워지는 때가 옴.
이 걸 흔히 식태기라고 하는데 식태기가 오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음
무턱대고 식물을 너무 많이 들였다던가
현생에서 할 일이 너무 많다던가
병충해를 직탄으로 맞았다던가
아니면 그냥 흥미를 점점 잃어간다던가….
식태기가 오는 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당연한 거임. 이 걸 극복해 나가는데 도움이 될 여러가지 방법을 공유함.
식태기 자체를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식태기가 오지 않았더라도 읽는 걸 추천함.
개인적으로 식물 키우면서 도움이 많이 됐던 부분들만 정리해봤음.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식태기가 왔을때는 정말 식물과 관련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가 있음.
관리 안 해주는게 미안해서 쳐다보는 것 조차 죄책감 들 때도 있음.
고로 최대한 손이 많이 가는 일을 없앤다 ->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음
식물을 오래오래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식물 관리를 최대한 자동화 하는게 중요함.
지금은 2022년이고 현대과학기술은 매우 발달한 상태임. 현대 기술을 이용하도록 하자.
1. 식물등 자동화
(빛수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상황임)
빛수저가 아니라면 대부분 식물등 하나쯤은 있을 거라고 생각함.
보통 식물등은 하루에 12시간 이상 켜주는데 이 걸 매일 같은 시간에 켜주고 꺼주는 것도 일임.
이 걸 자동화하는 타이머 콘센트를 구매하는 걸 꼭 추천함 (브랜드 중요하지 않음 아무거나 싼 거 사셈)
사진은 내가 가지고 있는 타이머 콘센트임.
온/오프를 12/12로 설정해놨음.
식물등을 바로 콘센트에 꼽는게 아니라 식물등 -> 타이머 -> 콘센트 이렇게
식물등을 타이머에 꼽고 타이머를 콘센트에 꼽는 식으로 되어있음
이렇게 하면 타이머를 거치기 때문에 당신이 설정한대로 식물등이 알아서 켜지고 꺼짐. 매일. 매일!!
비슷하게 서큘레이터도 타이머 사용해서 알아서 작동하게 만들면 됨.
내가 식물 키우면서 제일 잘한 일 중 하나가 타이머 콘센트 설치한 거임. 식물등을 마지막으로 켜본적이 언젠지 기억도 안 남.
그리고 매일 같은시간 일정한 일조량을 공급하기 때문에 식물도 더 잘 자라는 느낌. 열정적인 식물집사는 계절마다 설정 바꿔주면 됨
2. 온/습실
이건 특히 열대관엽에 해당하는 상황인 것 같음. 하지만 열대 식물이 아니라도 대부분 온습실에서 나빠지는 경우는 없었음.
관리 할 식물이 많은데 식태기가 왔다 싶으면 온습실에 집어 넣는 걸 추천함. 여기서 중요한 건 온습실에서의 <온>이 아니라 <습>임.
온습실에 있는 식물은 물을 자주 안 줘도 됨. 공중 습기가 있기 때문.
거창한 온실 필요없고 그냥 리빙박스 아무 거나 있으면 됨.
윗 사진은 우리집 소위 “온습실”임 (이케아 삼라임 - 내 건 작지만 엄청 큰 사이즈로도 나옴)
원하는 식물을 화분째 리빙박스에 넣고 물을 주도록 하자 (화분 받침은 넣지 말자)
물이 화분 밑으로 흘러내려서 바닥에 살짝 고이게 될때까지 준 후 물을 버리지 마셈. 그 물이 박스 안에서 증발해서 습도를 채워줄 거임
물을 준 후 뚜껑을 닫고 자동화된 1번 식물등 아래 가깝게 놔두면 됨. 개쉬움.
반나절 정도 지나면 수분이 증발하면서 저렇게 박스에 김이 끼면서 뿌얘짐.
참고로 나 이거 한 달 넘게 안 열었음ㅋㅋㅋㅋㅋㅋ 거짓말같지? 진짜임. 잘 살아있는중.
(왼쪽 스킨답서스 말린 잎은 온실에 넣기 전부터 말려있었음. 실습에서 죽어가길래 요양목적으로 박스에 집어넣은 거임)
내 생각엔 공중습도 때문에 물이 엽면시비가 되기 때문에 안 줘도 사는 거 같음 (잘은 몰?루)
아무튼 이 박스는 뿌리파리가 창궐해서 못 열고있음.
통풍이 0인데도 잘 살고있단 말임.
솔직히 말하면 지금 쑥쑥 자라고 있는 건 아님. 그치만 최소한 죽거나 시들진 않았음. 진짜 여유 없을때 쓰기 좋은 방법임.
식물이 물을 먹으면 박스에 끼인 김이 사라지는데 그 떄 또 물을 주거나 분무 해주면 됨.
열정적인 집사는 매일 뚜껑 열어서 환기를 해주도록 하자.
부작용은 이렇게 밀폐 상태로 오래두면 흙에 곰팡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거.
근데 내 화분들은 톡토기가 있어서 그런지 곰팡이 끼이진 않더라.
솔직히 내가 봐도 신기하긴 함.
3. 수경재배
위 사진은 우리집 번식 스테이션...이라고 쓰고 부엌이라고 읽는다
내 경험상 이렇게 자잘한 화분들이 많을 수록 관리 해주는게 버거움.
화분이 작을 수록 물이 빨리 마르기 때문에 물 주는 거 조금만 놓쳐도 시들어버림.
난 식태기 왔을때 이렇게 작은 애들 그냥 다 뽑아서 컵 하나에 물 채워서 집어넣었음 (뿌리 헹구지도 않았음)
같은 종이 아니라도 그냥 같은 컵에서 수경해도 됨. 식물 15개당 큰 컵 하나정도 쓴 듯. 당시 사진이 없어서 아쉽.
1번에 언급한 식물등 밑에 두고 가끔씩 물 채워주면 됨.
그렇게 수경해서 몇 달씩 놔둬도 문제 없었음.
열정적인 집사는 비료 희석한 걸 살짝 타주도록 하자
4. 마음에 안 드는 식물은 과감하게 처리하자 (중요)
식물을 키우다 보면 한 때 애지중지 하다가도 점점 정이 안 가게 되는 애들이 꼭 하나 둘씩 있음
한 때는 꽃이 활짝 폈지만 이제 철이 지나서 잎만 있다던가
한 때는 싱그러웠지만 병충해 또는 과습, 건습등으로 반쯤 시들어가는 식물이라던가
아니면 식물갤 같은 곳에서 영업 당해서 예뻐 보이길래 덜컥 샀는데 점점 싫어진다던가… 등등
이유는 중요하지 않음
내 정신이 건강하고 여유가 있는 상태라면 계속 키우면 됨.
시들어가도 으쌰으쌰해서 다시 살리면 됨
근데 여유도 없는데 정이 안 간다? 이런 애들은 가지고 있을 수록 벅참. 볼 때마다 스트레스만 받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정리하는 걸 추천함.
당근같은 곳에서 팔아도 되고, 수요가 없어서 팔리지도 않을 것 같은 경우 나는 무료나눔 하거나 쓰레기통에 버리는 편임.
죽어가는 식물인데 무료로 나눔합니다 직접 가져가셔야 해요 이런식으로 사진이랑 올리면 가져가는 사람 있긴 하더라.
나눔 하는 것도 힘들 정도면 과감히 버리셈. 매정하게 들리겠지만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중요한 부분임.
식물은 지각이 없음. 충추신경이 없기 때문에 슬픔, 고통, 사랑, 이런 걸 느끼지 않음
죽지 않은 식물을 쓰레기통에 버리는게 물론 미안하고 죄책감 들 수 있지만
식물은 슬퍼하지도 당신을 원망하지도 않을 거란 말임
그런데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 받는 식물을 마지못해 키우면서 점점 시들어가는 님 정신건강은 누가 책임짐?
당신의 정신건강 >>>>>>>>> 식물이란 말임
눈 딱 감고 Thank you for your service 한 번 해주고 과감하게 버리도록 하자.
다음 기회에 언제든지 또 키울 수 있다.
5. 식물 관리를 정적강화로 사용해서 즐기게 만들자
난 스트레스 받는 일 있을 때 마다 해소용으로 시든 잎 가지쳐주고 물 주고 분갈이 했음.
다 하고나서 느끼는 뿌듯함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함. 언젠가부터 분갈이가 즐거워지더라.
예전에는 말만 분갈이 해야되는데 하면서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또 미뤘는데
이제는 평소엔 좀 귀찮은 정도고 스트레스 받을땐 분갈이가 오히려 즐거움.
분갈이 해줄 애 없나? 하면서 기웃거릴때도 있음
6. 버거운 일은 나눠서 하자
우리집에 식물이 100가지가 있다고 치자
물을 일주일 한 번, 일요일날 주는 것 -> 추천하지 않음
식물 100그루 다 확인하고 물 주는 일… 생각만 해도 부담스럽고 미루게 될 것 같음. 물 주는 날 놓치기라도 하면 죄책감도 100배임.
고로 난 매일 조금씩 관리하는 편임 (버거운 날은 그냥 쉼. 죄책감 없음)
오늘 트루비 하나만 확인하고 물주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관리하면 부담도 덜고 조금더 즐거운 식생활이 가능함.
참고로 트루비 키우셈 트루비 예쁨
이상 내가 식태기 예방 + 즐거운 식생활 하는 법을 적어봤음. 도움이 됐길 바람 (도움 안 됐으면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했음ㅋㅋ)
정말 좋은 글이다
식쇼를 멈추고 장비쇼핑을 시작한다..메모..
일단 정성추 눌러놓고 정독함. 정말 도움되는 글이다. 고맙구먼~
온습실 구멍이 일절 안 뚫려 있는데 한달동안 놔둬도 멀쩡하다니 ㄷㄷ 바람 같은 거 쐬어줘야 될 줄 알았지 - dc App
왜 살아있는지 나도 모름.... 잘 살아있는데 신엽 뽑거나 하진 않음. 완전 방치하고 있어. 이번 주말에는 열고 약 쳐야지...
헐 뿌리 안씻고 수경 해도 살아있을 수 있는 거였어?? 난 바로 뿌리 무르고 상할줄... 암튼 정말 좋은 글이다 공감도 되고 진짜 실용적인 팁들이네 글 써줘서 고마뤄
응 엄청 잘 살던데? 진짜임ㅋㅋㅋ 몇 달 수경하니까 뿌리는 엄청 많아지고 새잎도 뽑는데 신엽이 작긴 하더라. 영양제는 안 챙겨줬어. 아무튼 죽진않고 잘 살아
와우 식물들은 참 생각보다 연약한데 또 생각보다 강인하구나ㅋㅋㅋㅋ 나도 담에 넘 귀찮을땐 과감히 도전해봐야겟다
좋은글이다..식물키우며 내 정신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것 잊지않기
맞는말이야 내 자신을 제일 사랑해야해
길고 정성스러운글 정독함 개추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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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칼라데아쨩이 당근에 올린 식물이 누구한테는 위시일 수도 있으니까~ 일석이조! 제일 마음에 드는 식물만 키우면서 행복한 식생활 하자
건강한 취미생활에 도움되네ㅋㅋ
비닐하우스에다가 편리한 장치 다 때려박고 키우고 싶은게 꿈 ㅋㅋ
맞아ㅋㅋㅋ 내가 관리 하고싶을때만 해도 잘 살았음 얼마나 좋을까..
온습실 부작용이 너무 기간이 길면 신엽들이 습도에 맞춰서 연약하게 나옴, 그거 습실 밖으로 꺼내키우면 잎이 말라서 주금
아 이거 맞는 말임 우리집 스킨답서스도 온실에서 잘 지내다가 실습에 바로 빼니까 말라 비틀어져서 다시 온실 집어넣은 거임.... 하루에 실습 2시간 -> 4시간 -> 8시간 이런식으로 차차 순화하면 된다고 하더라고,, 조직배양에서도 쓰는 방법 근데 신기하게 실습에서 온실 넣을때는 잎이 녹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 (베고니아 제외)
정말 좋은글이다 정신과 의사들이 말하는 올바른 정신건강 유지방법이라고해도 좋을법한 내용이야
내가 취미생활 하면서 정신 붙들고 산 방법이라서 그런가봄ㅋㅋㅋ
개추
멋져,, 정성추
난 정원을 장만했는데 밖에서 키우니 겨울되면 너무 막 죽어나가서 스트레스가 크다ㅜㅜㅜ
정원 장만할 정도면 식마스터인가봐 정원 궁금하다 ㅋㅋ 올해는 죽지말길..
공감되서 개추 - dc App
나도 물생활 하다가 식생활로 넘어와서 최대한 손 안가게 만드는중ㅋㅋㅋ 당근마켓에서 25,000원에 구글홈미니 구하고 스마트 플러그 하나 사서 5만원에 음성인식+어플로 편하게 식생활 하는중
익명의 사람들을 위한 이타적인 글 감사~
진짜 필요하고 좋은 글이다 맞아 스트레스 받아가면서 할 이유가 전혀 없지ㅇㅇ 식태기 안 오게 글 내용 잘 활용할게! 좋은 글 고마워♡
애초에 습도예민한애둘 다 제외하고 키우는중 온실가둬서 키우는건 너무 피곤함 베고니아도 목성만 키움
씨발 번식 스테이션에 왜 대마초가 있냐 미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