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당동에서 살다가 중국으로 유학 온 식린이. 어찌어찌해서 중국 종자연구소를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예전에 찍은 사진을 정리해서 올린다.
(대충 중국어로 환영한다는 뜻이다)
연구소 로비. 나름대로 기업이고 중국 당국이 지원하고 중국 대학교와 자주 교류하는 기업이라서 방문한 본인이 특정될 수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에 기업명은 지웠다. 로비는 깔끔하고 건물도 넓고 굉장히 세련되고 단정해 보이지만 첫 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음, 깡촌이다. 건물 뒤편은 걍 미국 콘벨트마냥 밭이다.
밭 구석에는 레트로 스타일의 끝판왕인 흙바닥과 정겨운 창고 용도인 비닐 하우스도 있다. 하우스 한쪽에는 흰색 비료포대가 쌓여있는 걸 볼 수가 있다.
여기까지 보셨다면 "이새기가 지금 시골 갔다와놓고 현지인마냥 구라친다" 라는 생각이 금세 드실 것이다.
그러나 이 무수히 많은 비닐 하우스들이 이곳이 연구소임을 보여준다.
각 비닐 하우스에는 보시는 바와 같이 QR코드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코드 안에는 이 비닐 하우스에 심겨진 작물 종류, 파종 날짜, 어떤 종류의 실험체인지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다.
비닐 하우스 내부.
저 노란색 피켓은 아시다시피 벌레잡이 끈끈이다. 연구용 작물을 기르는 곳이다보니 농약 사용에도 민감하다.
그러면서도 농약 쓰는 게 가능한 식물종도 있는 모양새다.
벌레잡이 끈끈이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이렇게 각 비닐하우스를 보면 파종된 작물의 종류를 알 수가 있다. 여기는 친절하게 그림까지 넣어줬다. 당근 신품종을 기르는 하우스다.
연구소이다보니 신품종을 하나하나 코드화한다.
[종-개량날짜+실험체 고유번호] 방식으로 표기한다.
(그래서 carrot 의 이니셜 C가 품종코드 앞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비닐하우스에 갇혀서 비실대던 범나비. 한국이나 여기나 비닐하우스에서 벌레 잘 꼬이고 갇히는건 만국공통이지 싶다.
저거 농약인줄 알았는데 어떤 화학약품이란다.
참고로 저 사람은 대학원생이다.
연구소 부지가 워낙 넓다 보니 이렇게 생긴 삼발이 전동차 타고 돌아다닌다. 근데 저거 암만 봐도 농약같은데...
휑하다. 늦여름 되면 여기도 갈아서 품종개량한 샘플 재배한다고 한다.
어떤 식물인지 모르겠지만 여기도 뭔가 신품종을 재배하는 것 같아서 소장님한테 물어보니까 연구소 사람들이랑 먹으려고 키우는 거라고 한다. 뭐지.
여기는 미리 갈아놓고 파종까지 완료한 땅이다. 물론 관리는 말단직원이나 대학원생이 한다.
눈높이를 살짝 내리면 이랑에서 돋아난 귀여운 당근 새싹들을 볼 수 있다.
당근
예전에 찍은 거다. 8월 11일에 심었나 보다.
얘는 배추. 동물 새끼들도 귀엽듯이 식물 새끼들도 귀엽다.
방금 찍었던 넓은 밭의 절반을 얘네 배추들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을 위의 당근들이 차지하고 있다.
왜 자꾸 배추랑 당근만 나올까 싶었을 것이다. 본인도 궁금증 돋아서 물어보니까 배추랑 당근이 현재 종자개량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아서 그렇다고 한다. 뭐 기업이니까.
마지막 짤은 무당벌레의 잭스로 마무리.
보안 때문에 연구실 내부는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 대신 소장님한테 여러 궁금증들을 질문할 수 있었고 흥미로운 답변들도 많이 들었음. 단순 재미있는 정보부터 여기 적기 어려운 사실들까지... 내가 외국인이라 언급한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 재밌었던 사실 몇개만 꼽자면
- 신품종을 개발할 때, 해당 종자의 발아율이 80% 이하가 되면 개발자가 징역산다. 중국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1차산업인 농업을 중요시 하기 때문. 국립대인 샤대에 농대가 왜 있는지를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 뿌리작물은 모종을 안 쓴다. 활착이 되어 뿌리가 상하고 잘 안 자라기 때문
- 실제로 작물 품종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5년에서 10년이면 바로바로 새로운 신품종으로 바뀐다고 한다. 그리고 그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먹는 당근이 5년전 우리가 먹던 당근의 개량종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신품종일 수도 있다는 것)
- 종자 연구소는 타 농가와 다른 연구소와 최대한 떨어져 있다. 곤충이나 바람 등으로 다른 종과의 유전자 잡종이 나타나 실험군이 오염될 수 있기 때문
- SNS와 인터넷의 보급과 발달로 인하여 농촌에서도 좋은 품종은 인터넷을 타고 유명해진다. 고정 수요가 생기는 셈.
뭐 이런 갖가지 사실들이 있다.
본인 이제 시간 많아져서 반응 좋으면
이런 분석글이나 탐방글 올려볼 예정이다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린다!
- dc official App
발아율 낮으면 징역살아? 무섭네 ㅎㄷㄷㄷㄷㄷㄷ
의도적으로 낮추지 말라는거일듯여
징역..ㄷㄷ 정리해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봤어요
무당벌레 잭스가 제일 인상 깊었다
오.....신기한글은 개추 - dc App
발아율 징역이 너무 인상깊네 ㄷㄷㄷ 글 잘 읽었어요!
작물도 매년 변하는구나 내 생각보다 주기가 짧네
우와우와,,, 발아율 낮으면 징역사는거 실화야???
징역무섭다 ㄷㄷ - dc App
확실히 국제 갈등 높아질수록 1차 산업이 중요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