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면 서양에는 보라빛의 나팔꽃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연분홍색의 수줍은 색시같은 메꽃이 있습니다. 나팔꽃은 가꾸지 않으면 저절로 자라지 않지만 우리의 메꽃은 뿌리를 내릴 틈만 있으면 어느 곳이든 터를 잡고 살아가는 자생력 강한 야생화입니다. 그러나 이것저것 마구 감고 올라가는 통에 사람들에게 잡초 취급을 받기도 합니다. 메꽃은 메꽃과에 속하는 덩굴성 초본입니다. 들에는 메꽃이 있다면 중부 이남의 바닷가에는 갯메꽃이 해변가를 아름답게 수놓습니다. 독특한 콩팥 모양의 둥글둥글한 잎이 윤기가 나서 더욱 쉽게 눈에 들어 옵니다. 깔때기 모양의 꽃은 꽃잎이 모두 붙어 있는 통꽃으로 립스틱 짙게 바르지는 않았지만 아침이면 피어나서 저녁이면 오무리고 잠을 자며 여름 한 철을 해변가 뜨거운 모래땅에서 이렇게 피고 지고를 계속합니다. 마치 지나간 여름의 달콤한 추억을 그리며,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수줍은 갯마을 처녀의 모습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