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으면 하는 마음 반 하루라도 있다가 와라 싶은 마음 반인 택배가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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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오덴세 특대형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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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얘 집 옮겨야 한다는 생각에 저 자리에 넋놓고 앉아서 꽤 오래 멍 때림.
아니 시멘트화분이라도 그동안 잘 커왔잖아? 굳이 안갈아도 되잖아? 심지어 이쁜데? 잘 어울리잖아?

그러다가 분갈이 하고싶어진 이유가 다시 생각남.
버섯핀 흙.
나는 비염이 있으니까 버섯하고는 같이 살수 없다.
(라고 정신승리 했지만 사실 버섯밭에서도 잠만 잘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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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석 한바가지를 먼저 씻고 둘데 없어서 이마트장바구니에 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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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칭은 나중에 잘 어울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따로 보관하기로 함. (결국 안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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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갈고무나무 뿌리 작다고 누가 그럼? 존나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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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현타옴. 생각보다 기존 흙이 양질이었고 곰팡이 냄새도 없었고 스티로폼도 없이 흙으로 꽉 채워진 꽤나 성의있는 화분이었음. 다음에 대품 살때도 여기서 사야지

근데 그럼 난 지금 왜 삽질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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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태에서 20분 쉼. 줄담배를 끝내고 다시 돌아와서 보니 삽이 없음. 시발 삽 주문해놓은게 안왔던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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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체품을 찾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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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여행갔다가 선물해준 토끼 밥주걱으로

그래서 이 순간부터는 인증샷이 없음. 그냥 쌩 노가다. 저 큰 화분흙을 주걱으로 가내수공업 처럼 한땀 한땀 채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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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분이 더 이뻤던거 같지만 뭔가 저 화분 속 사정을 이제 내가 알고 있다는 점이 속시원함.
바퀴화분받침도 기존꺼 안맞아서 안쓰던 하체힘 오늘 오랜만에 쓰면서 들고 나름

신엽 파티중이었는데 괜한 짓을 했나 싶네.
더 잘해주고 싶었던게 나의 진심이었지만 짧은 식생활로 깨달은 점은 "식물은 나의 진심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
식물은 내가 만들어준 환경에 반응했었다.

내가 개쌩노가다로 만들어준 이 환경이 뱅갈이의 마음에 들기를.

맥주 한캔 먹고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