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앞 경비실 옆에 있는 무궁화인데 보랏빛 도는 꽃 너무 이쁘게 펴있어서 찍었어ㅎㅎ
사실 이 나무가 나름 사연?있는 나무인데
내가 초등학생일 때는 경비실에 갈 일이 많았어 뭐 타고 놀던 롤러스케이트 잠깐 맡기기도 하고 택배도 찾고 암튼 경비 아저씨들이랑 좀 친했는데
하루는 한분이 그만 두신다는 얘기를 듣게 된 거야. 근데 떠나신다니까 괜히 아쉬웠는지 갑자기 아저씨한테 편지를 써드리고 싶더라고ㅋㅋ 그래서 뭐라 썼는지는 1도 기억 안나지만 편지지에다 뭐라뭐라 쓰고 집에서 엿보고 있다가 아저씨 잠깐 자리 비우실 때 호다닥 내려가서 경비실 책상에다가 편지를 올려두고 왔어. 그땐 지금보다도 파워 I 내향형 인간이라서 직접 주는 거 못함ㅎ
그러고 며칠 뒤엔가 아저씨가 나 부르길래 갔더니 어디서 나무 두 그루를 가져와서 경비실 옆에다 심으시더라. 그러면서 편지 고마웠다고 이 무궁화 나무들 여기 심어두고 갈테니 나보고 잘 키워달라고 하셨어. 아마 그게 경비아저씨를 봤던 마지막 기억이었을거야.
근데 식물은 뭣도 모르는 어린애였어서ㅠ 사실 나무를 잘 돌보진 못했어. 그냥 지나갈 때마다 잘 자라길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뿐...그래도 기특하게 너무 잘 자라더니 20년이 지난 지금은 경비실 지붕에 닿을만큼 자랐어ㅋㅋ 중간에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파트 측에서 한 그루 없애버리는 바람에 하나밖에 안 남았지만...남은 애라도 잘 자라줘서 너무 좋당
그리고 그때 그 경비아저씨 얼굴도, 성함도 전혀 기억나질 않지만 지금도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면 좋겠어
사연이 있는 나무라 더 예쁜가봐. 오래 예쁘게 자랐으면 좋겠다~ - dc App
사실 몇년 내로 이사가게 될 수도 있는데 내가 떠나면 이제 아무도 이 나무에 담긴 이야기를 모르게 될테니까 그게 좀 슬퍼지더라구ㅠ 그래서 꽃핀거 보고 괜히 식갤에 주절거려봤어 읽어줘서 고마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