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가장 많은분이 원하셨던 정자파괴는 못했습니다. 복숭아 묘목은 한개 남겨두고 싹다 주변인들이게 나눔했는데 남은 한개는 그냥 집에 놨습니다.
나눔하려고 했는데 비리비리 하던놈이라 나눔하기엔 껄끄러운 상태와 애매한 키때문에 제가 키우려고요.
글올린 당일에 회사 출근해서 표정이 안좋으니까 사장님이 이번엔 또 뭐가 불만이냐며 쪼아서 사실대로 말했더니 일찍 퇴근해서 참치회 회식했습니다. 사장님이 워낙 술을 잘하시고 저는 술을 싫어하고 약한편이라 같이 술 한번 마시면 정신이 없어 후기를 못올렸네요.

올린날 이후로 말통을 여러개 준비해 아는 주유소에 가서 휘발유 만땅으로 차곡차곡 모아뒀고 어릴적 시골살때 장작패던 도끼도 오랜만에 꺼내 녹 닦아내고 날 갈고 양꼬치 구워먹고 천천히 시작하려고 다같이 바리바리 싸들고 밭으로 갔습나다.
아침부터 컨테이너 앞에 장작불 피워 담배피고있으니 하나둘 슥 보며 지나가더라구요. 그러면서 양꼬치나 구워먹으려 했는데 생각보다 전개가 빨라서 못먹고 일이 시작됐네요. 거기서 한두번 여자친구 데리고 고기 구워먹었는데 옆에 지나가던 할마시 할방구들 보이면 좀 드리고 했습니다. 이번에도 고기 구워먹는줄 아신건지 일부러 보란듯이 서성거리길래 욱해서 저도 보란듯이 말통 하나 컨테이너에서 꺼내와 복숭아나무에 뿌렸습니다. 밑동에만 뿌리니까 나무에 뭐 주는줄 알았는지 처음엔 영문을 몰라 그냥 멀뚱멀뚱 보고있길래 피우던 담배 던졌습니다. 근데 흙에 스며글어서 그런지 예상치 못하게 불이 안붙더라구요; 나뭇가지에 휘발유 좀 부워서 불붙혀 던졌습니다.
멀쩡한 나무를 태우는데도 별 반응이 없길래 말통 하나 더가져와 다른나무 줄기랑 밑동에 골고루 뿌리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와서 말리시네요. 왜그러냐길래 웃으면서 복숭아 나무가 별로 안좋다. 3년동안 열매가 없어 먹은적이 없으니 싹다 없애고 딴곳 알아보려한다. 하니까 그래도 그렇지 불을 지르냐고 냅두고 가라하시네요. 거기서 억지로라도 훔친걸 인정하길 원했는데 모르쇠 하는 모습에 발작버튼이 연타눌려 꼭지가 돌았던것 같습니다. 정자 없애는데 쓰려고 했던 도끼를 꺼내와서 복숭아나무 하나 잡아 복날 개패듯 채기 시작했습니다. 벌목하는것처럼 밑동을 치는게 아닌 진짜 방망이로 때리듯 때리니까 노인네들 물러서서 워메 어쪄 어뜨카 하길래 아랑곳않고 패고있으니 할머니들이 불렀는지 이장놈 와서 총각 왜이래 하길래 저도 싹다 말했습니다. 당신들 나 이사오는것도 아닌데 발전기금이니 돈뜯어낼려는거 정자 설치해주고 피곤해도 와서 돕고 당신네 종처럼 지내왔는데 소박하게 나누면서 복숭아만 좀 잘 키워서 나누면서 살려했더니 그게 뭐가 맘에 안들어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익지도 않은 복숭아 따가고 철장은 또 왜 끊었으며 날 그렇게 못괴롭혀 안달이었냐 내가 큰거바랬냐 복숭아만 좀 가져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한게 내가 그동한 도와줬던걸 덮고도 남을 큰 부탁이었냐 내가 복숭아 나서 혼자먹을 사람같았냐 달라고하면 좆까라 할까봐 가져간거냐 내가 그럴사람으로 보인거냐 어차피 니들 몇명 안돼서 내 복숭아 다 가져가고도 못먹고 남은거 안다. 뭐그리 욕심이 많냐 뒷산에 두릅캐러갈때 내 썩어 문드러진 복숭아 나뒹구는거 내가 못본줄 아느냐, 신고하면 밭 주변에 비료쌓고 쓰레기 태우고 복숭아 하나때문에 그렇게 쪼잔하게 괴롭히고 날 또 쪼잔하게 만드냐 했더니 이장놈 할말 없는지 좀 둘러보더니 뒤에 구경하는 할머니들한테 그려 요즘 젊은이도 없는데 도와주면 고맙지 왜 자꾸 가져가고그래 하면서 호통치고 내가 잘 말할테니 그만해라 하시길래 당신은 다른줄 아냐 당신도 훔쳐먹지 않았냐 안훔쳐먹었어도 다 알고 있지 않았냐 이번년도 복숭아에 주사기로 농약 넣어서 여기 마을 싹다 줄초상내서 마을 전체를 공동묘지로 만들어버릴려던거 여자친구랑 주변인이 말려서 당신도그렇고 당신네들도그렇고 죄다 구사일생한줄 알아라 하고 도끼는 내려놓고 휘발유나 마저 뿌렸습니다. 중간에 견찰도 오던데 왜그러냐 내 나무 내가 태우는데 도와주러 오셨냐 하니까 쭈뼛쭈뼛 하더니 불 안옮기게 조심하라 하고는 암말도 못하고 가더라구요. 지금 제가봐도 갈등이 고조되는 타이밍같은데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습니다. 뭐 더 특별한 일이 없었어요.
40여 그루 다 불이 붙고 이정도면 냅둬도 다 타겠다 싶을때 내려둔 도끼 들고 정자로 향했습니다. 가는길엔 맞을까봐 그랬는지 아무도 없다가 정자를 때리기 시작하니까 그제서야 또 하나둘 모였습니다. 솔직히 법적으로 문제가 될수도 있다 하길래 좀 쫄렸는데 이번엔 견찰이 안왔습니다. 와... 근데 이 정자 마을사람이 아는곳에서 산다고 일부러 눈탱이맞고 비싸게 준건줄 알았는데 제대로 사긴 했는지 너무 튼튼해서 힘이 다빠질때까지 못부셨습니다. 처음부터 기둥만 때렸으면 기둥 하나는 뺄수 있지 않았을까 하긴 하는데 처음에 창살같은부분이나 여러군데 난타하듯이 쳐서 그런지 도저히 못부시겠더라구요. 굵직한 부분은 부시지도 못했고 의자, 팔걸이같은곳만 부시고 나왔습니다.. 오랜만에 도끼 잡아서 힘뜨니 손, 팔도 덜덜 떨리고 힘도 잘 안들어가고 나무도 다 안탄것 같은데 주변에 불 옮길것 같진 않고 팔이 아파 운전을 못할것 같아 농막에서 좀 자고갈까..? 하다가 끝까지 컨셉 지키려 아드레날린빨로 고통 참아가며 그냥 핸들 잡고 빠져 나왔습니다. 지금도 팔에 알이 너무 세게 배겨 여자친구랑 우영우식 인사법도 못하는 와중에 후기 혹시나 기다리는분 있을까봐 씁니다.
사실 저번에 썼던 글엔 제가 화나서 안좋은 부분만 썼는데 돌아보면 좋은일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다들 남은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고 저는 또 아픈티 내다가 사장님에게 털릴것같아 팔에 알이나 풀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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