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개월여 전이다. 

내가 갓 식린이가 된지 얼마 안 돼서 식물을 마구 살 때다. 

지방을 왔다 가는 길에, 남사에 가기 위해 예삐플라워에서 일단 차를 내려야 했다. 

예삐플라워 안에 파릇하게 전시된 싱고니움을 파는 노인이 있었다. 


핑크, 네온 싱고니움 한 벌 사 가지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싱고니움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정찰제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이쁜 수형을 눈대중으로 고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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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들여온 핑크, 그리고 네온 싱고니움.




핑크 싱고니움. : 
그저 빛만 잘 주면 찬란하고 눈부신 아름다운 핑크빛 잎장을 내밀어 주기에,
 
순딩하지만 그 존재를 강하게 각인시키는 싱고니움의 대표적인 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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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잎장이 커질때까진 따글하게 자라는듯 싶다가...

뿌리 세력이 차면 잎장이 커지면서 싱고니움 특유의 줄기성 스타일로 자라 오르기 시작한다.

그저 우린 빛만 적당히 잘 주고.. 물만 말리지 않으면 손댈 것 조차 없는 순딩함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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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 싱고니움 (골드올르션) : 역시나 그저 빛만 잘 주면 숨겨두었던 선명한 잎맥을 수줍게 드러내며, 

골드올루션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잎장을 뽑아내 감동을 선사하는,  핑크 싱고니움과 항상 언급되는 싱고니움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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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넘 역시 그저 빛만 잘 주면, 찬란하고 눈부신 잎장과 잎맥을 여실하게 보여주며,

핑크 싱고니움처럼 어느 정도 세력이 붙으면 줄기를 뻗어 올라가는 싱고니움 특유의 성질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식갤에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무늬싱고니움처럼 줄기성이 아닌 촘촘하게 공뿌를 뻗으며 잘게 자라오르는 성질이므로,

컷팅해서 개체를 늘려가기 좋은 조건마저 갖추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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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자코 열심히 당근을 흔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흔드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흔들고 저리 흔들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혜자스런 가격으로, 자꾸만 더 깎고 싶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내가 사겠다고 톡을 날려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타야 할 차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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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당근으로 들여온

벨벳 싱고니움 : 
가장 벨벳스러운 잎장을 대표하는 넘으로 생각해도 좋을 정도의 질감과, 그 품위를 더욱 상승시켜주는 은빛펄감이 더이상의

의문은 네버 노노라고 말하는 듯한 강렬함이 인상적이다.  빛이 적어도 잘자라는 싱고니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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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잘줘도 적어도 물만 제때 잘 주면 순딩하게 자라나는 싱고니움으로, 너무 잘 자라서 걱정스런 시선을 받을 때도 있지만

싱고니움 러버라면 한번쯤은 키워봐야 할 넘이라고 할 수 있다.

싱고니움 특유의 줄기성을 잘 나타내며, 잎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이 특징으로, 늘어지게 키워도

또 여러 촉을 봉에 둘러 키워 올리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멋을 느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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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준다는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차시간이 없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사우.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차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줘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당근이란 서비스도 주고 그래야지, 달랑 팔기만 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팔던 벨벳 싱고니움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 태연스럽게 서비스로 그린 싱고니움을 얹어 주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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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서비스로 얻어 온

그린 싱고니움 : 식물 본연의 녹색 잎으로 싱그러움과 강인한 본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각적 편안함을 주는 싱고니움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어설픈 무늬종처럼?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는 끗끗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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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녹색이 주는 안정적 시각 효과와 자연을 가까이 한다는 그 느낌만으로 충분한 존재적 가치를 부여 할 수 있는 싱고니움으로


새 잎의 연한 그린이 점차 굳어지면서 진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싱고니움 특유의 줄기성으로 자라 오르고

 
빛의 많고 적음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아서 물만 놓치지 않는다면 쉬 죽일 수 없는 싱고니움이기도 하다.


무늬종들의 유행으로 생각보다 많은 식갤러들이 가지고 있지 않아 오히려 더 희소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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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가 남이 보지도 않는데 분갈이를 해주고, 또 그것이 몸살 하지 말라고 발근제를 부어 줄 사람도 없다. 

식갤러에게 인쇼가 행복한 지름이지만, 식물을 키우는 그 순간만은 오직 아름다운 식물을 키운다는 그것에만 열중한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낀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나만의 식물존을 만들어 낸다.


싱고니움들도 그런 심정에서 키워가는 것이다. 

문득 40년 전 싱고니움 키우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문득 방금 전 본, 나에게 없는 싱고니움을 키우던 식갤러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부.........럽....다......으응?






이 극한 장마와 무더위에 녹아버리는 한줄기 가녀린 식물인가.....
물시중에 들기에 바쁜 물노예로 전락할 것인가.....
뭐를 해줘도 개복치처럼 죽어가는 호주 식물인가....

그런 걱정 따윈... 그저 싱.고.니.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다....


그거면 됐다..... 싱고니움 참 괜찮은 식물이다.
기억할께!!!  발할라~    핑크, 네온, 벨벳,  그린, 싱고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