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서 강모래 나눔하길래 일찍 퇴근하고 받으러 갔는데 첨엔 시큰둥하게 모래 주고 바로 들어가려는데

돌아서면서 뭐 키우세요? 하고 묻길래 다육도 키운다고 했더니 

갑자기 표정이 확 밝아지면서 구경 좀 하실래요?


단독주택에 담이랑 건물 사이에 폭은 한 1미터쯤 될까 싶은 공간인데 이케아 철제선반 주르륵 세워놓고 싹 다 다육.

선반 위로는 비 맞힐까봐 비닐 주르륵 걸어놓고 그 옆엔 식물등 켜져 있고, 한 켠엔 넓직한 화분에 유묘만 잔뜩 뿌리 내리고

다육만 종류 별로 몇 백 개는 돼 보이는데 내가 아는 건 10개도 안돼. 내가 원래 다육 잘 모르기도 하지만...


다육 구경만 한 20분 하고 온듯.  너무 싱싱하길래 장마철에 과습은 어떻게 피했냐니까 

비 올 때면 새벽에도 일어나서 온몸이 싹 젖어가며 비닐 씌우고 비 한 번 안맞혔다고...

겨울 되면 다용도실 집어넣고 선풍기 계속 틀어놓고 그랬다는데

자기 이러는 거 남편이 되게 싫어한다고 그래도 꿋꿋이 한다더라. 이것들 자라는 거 보는 게 낙이라면서...


사진 찍고 그러긴 좀 눈치 보여서 그냥 구경만 하고 왔는데, 주택도 아담하고, 공간이 엄청 풍족한 것도 아닌데

그 공간을 있는대로 다 쥐어짜서 잘 활용하는 게 엄청 신선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