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 보다 보니 누군가 식물에 바람이 왜 필요한지 자체를 몰랐다고 하길래 

아 그걸 모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왜 통풍이 필요한지 아는 선에서 정리를 해봤어.


이론적인 건 토양학자 이완주 박사랑,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 책 내용에서 따온 거야.




1. 광합성/호흡을 위해 


대부분의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해. 호흡/증산작용 할 땐 그 반대고.

근데 환기가 안되고 공기가 계속 정체하면 CO2나 O2 농도가 높아져서 숨쉬기가 힘들어져.

침실이나 원룸에 화분 두지 말라고 하는 게 이런 탓이 커.



2. 안좋은 가스가 고이는 걸 막기 위해


꽤 많은 식물은 타감작용이라고 벌레나 곰팡이에게서 자기를 방어하고, 

근처에 자라는 다른 식물을 방해하기 위해서 페로몬을 배출해.


일종의 독이야. 소나무의 솔 향기나, 시큼한 레몬향, 로즈마리, 바질, 깻잎, 고추 등등

인간은 그걸 맛있다고 잘도 쳐먹지만, 식물은 나름 독이라고 뿜는 거거든.

근데 이런 가스가 주변으로 퍼져야 새로 만들기를 반복하는데 계속 고여만 있으면

지 독에 지가 중독돼서 빈 속에 위액 나와서 속쓰린 거 마냥 식물에 안좋아.


난 세이지랑 민트류 첨 키울 때 이거 향기 빠지면 새로 만들려고 힘들텐데 싶어서 아껴가며 흔들었는데

쓸데없는 짓 한 거더라고. 수시로 흔들어주면 더 좋아.



3. 과습을 막기 위해서


장마철에 창문 꼭꼭 걸어 잠그고 실내 습도 90 이상으로 한 일주일 계속 간다고 치자.

눅눅한 환경을 좋아하는 열대 관엽은 괜찮을 거야. 근데 다육 같은 애들은 녹아나가겠지?


식물마다 좋아하는 습도가 있어. 잎으로 증산을 하면서 남는 수분이나 가스를 배출해야 하는데, 

습도가 높으면 물이 마르는 속도가 느려서 이게 방해를 받아.


다육이나 선인장은 수분을 안으로 꽁꽁 가둬는 둬도 배출은 거의 안하는데 주변이 물바다면

물에 불어서 물러버리고, 열대 관엽은 액체상태의 일액으로 뿜어 버리니 한계가 높지만 

얘네라고 과습이 안오는 건 아냐.


통풍이 잘 되면 공기중의 습도가 높아지는 걸 막을 수도 있지만, 화분 안의 흙이 마르는 속도도 빨라져.

흙이 잘 안 마르면 공기가 부족해서 뿌리가 호흡하기 힘들어지고, 박테리아가 번식해서 괴롭히고,

흙 자체가 썩기도 하니까 맨날 배수, 배수 하면서 토분 사다 이거 섞고, 저거 섞고 하는 거잖아.


통풍이 잘되는 환경이면 도자기나 플라스틱 화분이라도 과습을 막기 확실히 쉬워.



4. 미생물의 과잉 번식을 막기 위해서


미생물.... 이라고 쓰고 곰팡이라고 읽자.

동남아 여행 가서 정글 같은데 가면 그냥 공기부터가 눅눅한 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항상 습하지?

이런 덴 곰팡이가 진짜 많아. 음식도 진짜 빨리 상하고, 벌레도 되게 많지.


곰팡이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해. 그런데 열대 관엽식물들도 마찬가지지.

관엽을 키우는데 곰팡이는 억제하고 싶으면 그나마 할 수 있는 게 환기를 잘 시키고 청소를 자주 하는 거야.


식물원 온실 같은 데 가보면 보통 천장이 엄청 높고 공조장치가 정말 복잡하게 깔려있을 거야.

직원들도 여유롭게 물 주면서 식물 구경하는 신선놀음 하는 게 아니라, 안보이는 데서 되게 여러가지를 해.


곰팡이 그까이꺼 좀 어때? 하고 놔두면 어떻게 되나?

니 폐가 망가집니다. 

그리고 식물도 어느 새 누렇게 잎이 뜨고 까만 점 같은 게 생길 겁니다.




참고로 흙 속에도 미생물은 많아. EM같은 거 뿌리면 생기는 유익균도 있고, 

비린내 풍기며 흙 시꺼매지는 유해 박테리아도 있고 대체로 냄새로 구분이 돼.


만약 덜 삭힌 퇴비나 유기비료를 준다. 그럼 박테리아가 이걸 분해하느라 질소를 더 소모하기 때문에

식물에는 질소가 더 부족해지고 양분이 모자라게 돼.

밤에 화분에 물을 준다? 그럼 낮 동안 열심히 잎으로 광합성 해서 쌓은 포도당이 뿌리로 내려가서 전분으로

저장돼야 하는데, 물 먹고 활발해진 박테리아가 아싸 포도당 하고 뿌리까지 거덜내서 식물은 더 힘들어져.



5. 열을 식히기 위해


이건 로즈마리, 율마, 풍란 같은 애들이 상관이 큰데 보통 식갤에서 지랄초 어쩌고 하는 애들은

서식환경에 대해서 이해가 모자라서 그런 거야.


서늘한 기후대에서 왔거나, 해풍이 잘 부는 데서 살던 애들은 고온에 약해.

적당히 습도가 있고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면 잎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데,

통풍이 안된다? 그럼 잎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증산을 해. 쉽게 말해 땀처럼 습기를 토해.


근데 통풍이 안되니까 지 페로몬에다가 수증기도 잘 배출이 안되고, 온도도 계속 올라가니까

잎이 누렇게 뜨겠지? 


그럼 어? 로즈마리가 잎이 왜 이렇게 푸석하지? 물이 모자란가? 하고 물을 줘.

근데 물을 줘도 이걸 잎에서 배출을 못해. 그럼 흙은 계속 젖어있는데, 잎은 계속 더 말라가고,

멋모르는 식갤러는 물을 더 줘야 하나? 하고 또 주면 뿌리까지 썩고... 


과습에 약하고 공기습도가 높은 걸 좋아하는 애들은 과습 그 자체보다 주의해야할 게 과열이야. 

이런 애들은 배수도 신경을 써야 하지만 환기가 잘되는 곳에 두되 시원한 물로 잎을 잘 닦아주면 좋아해.



6. 줄기가 튼튼해지기 위해


이건 부수적인 효관데 바람이 부는 곳에 자라면 웃자람이 덜하고 줄기가 튼튼해져.

반음지 덩굴식물 같은 건 별 영향이 없겠지만, 가지가 스스로 일어서야 하는 애들은 이것도 중요해.




대충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쓰고 보니 디씨에서 너무 길게 썼나 싶네. 


1줄요약 : 통풍이 안되면 식물이 죽고, 니 폐도 망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