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시작, 카틀레아 라비아타.
모두 난초의 여왕을 경배하라
여기에는 재미있는 비화가 있는데,
브라질의 미나스 제라이스를 탐험할 계획이었던 스웨인슨은 먼저 페르남부쿠에 상륙해서 표본 채집을 시작했는데,
그가 페르남부쿠에서 채집했던 것이 바로 이 라비아타의 모종이었다.
그런데 그가 미나스 제라이스에서 수집한 식물 모종들과 함께 영국으로 라비아타가 보내졌는데,
스웨인슨의 실수로 라비아타의 채집 장소가 명시되지 않은 채로 보내졌던 탓에, 영국인들은 라비아타가 미나스 제라이스에서 채집된 거라고 착각했었고,
수십년 동안 미나스 제라이스에서 라비아타를 찾으려는 삽질이 시작되었다.
(정작 스웨인슨 본인은 브라질 탐험 끝나고는 호주 탐험 가느라 바빠서 뭐라고 할 수 없었다)
뭐 덕분에 카틀레아 워너리, 푸르푸라타, 로바타, 막시마, 트리아내 같은 다양한 근연종들이 발견되긴 했지만.
뒤늦게 페르남부쿠에서 라비아타가 “재발견”된 것은 1890년대였다.
아무튼 카틀레아는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서양란”의 모든 기본적인 특징을 갖춘 난초이다.
가끔씩 사람 얼굴만한 크기의 거대한 꽃이 피며,
식물체 역시도 그 꽃 만큼 거대하고,
마치 천상계의 꽃 처럼 하늘하늘하면서 화려하기 짝이 없는, 저세상의 꽃이 피는 난초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카틀레아라는 난초의 분류를 뒤흔든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멕시코에서 랠리아(Laelia)라는 근연속의 식물들이 발견된 것이었다.
아무튼 카틀레아는 크게 6가지 종류로 나뉘게 된다.
1. 대륜계 단일엽종 꽃가루뭉치 4개 (Unifoliate cattleya)
2. 중륜계 이엽종 (Bifoliate cattleya)
3. 대륜계 단일엽종 꽃가루뭉치 8개 (Cattleyoides laelia)
4. 중륜계 단일엽종 꽃가루뭉치 8개 (Hadrolaelia)
5. 소륜계 긴 꽃대 kkv(Parviflora laelia)
6. 소륜계 짧은 꽃대 (Sophronitis)
이들 중에 딱 두 종을 제외하면, 모두 꽃대가 잎이 달린 줄기의 맨 끝에서 만들어진다.
1. 단일엽종, 꽃가루 4개
카틀레아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종들이다.
기본적으로 최소 15cm 이상의 거대한 꽃들이 핀다.
내서성과 내한성도 좋은 편이라서 열대야도 제법 견디며, 겨울철 베란다 온도가 8도까지 떨어져도 잘 버텨준다.
햇빛만 잘 들고 습도만 유지시킬 수 있다면 누구나 충분히 기를 수 있다.
크기가 크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ㅋㅋㅋ
카틀레아 라비아타 (C. labiata)
카틀레아 막시마 (C. maxima)
\
카틀레아 트리아내 (C. trianae)
찬조 출연한 줄자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것들은 꽃 너비가 18cm 달한다.
진짜 명품들은 24cm 이상 크기로 피는 괴물들이 있다...
단점이라고 한다면, 각 종들마다 꽃의 생김새가 다 비슷비슷하다는 거.
립의 형상이 특이한 막시마와 와르세위치, 색다르게 노란 꽃이 피는 도위아나 빼곤 다 생긴게 비슷하다.
대신에 각 종마다 피는 시기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종마다 하나씩 모아놓으면 거의 매달 꽃을 즐길 수 있다.
1월~2월 - 트리아내
3월~4월 - 모시애, 슈뢰더래
5월~6월 - 워너리
6월~8월 - 와르세위치, 도위아나
9월~11월 - 라비아타, 막시마
11월~12월 - 퍼시발리아나
2. 이엽종
말 그대로 벌브 끝에 잎이 2장 달리는 종이다.
잎만 2장 붙는게 아니라, 잎과 꽃의 모습도 제법 상당히 차이가 난다.
솔직히 말해서 꽃가루 덩어리 갯수 따위 따지는 것 보다 이 놈들을 먼저 다른 종으로 분류시키는게 훨씬 현명한 짓 같아 보이지만
존 린들리가 당시 무슨 약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알 수 없다.
단엽종들이 통통한 야구방망이 모양의 줄기에 길쭉한 잎이 한장 달리는 형태라고 한다면,
이엽종들은 가늘고 기다란 막대기 같은 줄기에 매우 다육질의 두껍고 타원형의 잎이 2장에서 3장 정도가 붙는다.
인테르메디아 (인터메디아, C. intermedia)
포르베시 (C. forbesii)
왈케리아나 (워크리아나, C. walkeriana)
잎이 한장만 붙으며, 또한 특이하게도 꽃대가 별도로 따로 뿌리쪽에서 올라오지만, 유전적으로는 이엽종이 맞다.
돌로사 (C. x dolosa)
왈케리아나와 로디게시 사이의 자연 교배종으로 추정되는 종.
내서성/내한성은 단엽종과 큰 차이가 없지만, 뿌리 손상에 훨씬 더 민감하다.
뿌리가 상하면 회복하는데 큰 시간이 걸리며, 꽃을 피우는 것을 거부하기에 까다롭다.
새로 나온 촉에서 뿌리가 막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에만 분갈이를 하도록 하자.
3. 꽃가루 8개따리
존 린들리의 삽질로 랠리아로 분류되었던 종들이다.
3-1. 대륜계 단엽종
····일단 정말 크다.
줄기 (벌브)의 길이만 30cm가 넘으며, 그 위에 50cm에 달하는 잎이 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
(1번)의 전통적인 단엽종 카틀레아도 식물체가 완전히 다 자라면 제법 크지만, 이 녀석들은 그것보다 한 뼘 정도 더 크다.
그 외에는 단엽종 카틀레아와 별 차이가 없어서 과거에는 카틀레아스러운 랠리아라는 의미에서 Cattleyodes라는 아종명으로 불리었는데,
카틀레아속으로 재분류된 지금도 Cattleyodes 아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키우는 요령도 대충 단엽종 카틀레아와 별 차이가 없다.
본인이 3년째 꽃 보려고 삽질중인 푸르푸라타 (C. purpurata)와, 올해 모종을 입수한 테네브로사와 로바타가 대표적.
꽃 피면 사진 올릴께요.
3-2. 중륜계 단엽종
과거 Hadrolaelia라고 불리웠던 종들.
특이한 점으로 잎이 처음 돋아날 때, 잎 자체가 꽃봉오리를 보호하는 포엽의 역할을 맡게 된다.
(보통은 꽃봉오리를 보호하는, sheath라고 부르는 포엽이 따로 나온다)
그래서 잎이 한동안 반으로 접힌 채로 자라나다가, 어느 정도 다 자라면 그제서야 벌어지면서 그 사이에서 꽃봉오리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하드로랠리아를 직역하면 두꺼운 랠리아라는 뜻인데, 잎이 짧으면서 다육질로 매우 두껍다
프래스탄스 (C. praestans)
3-3. 소륜계, 긴 꽃대 (파르비플로라 Parviflorae)
흔히들 록 랠리아라고 불리우던 종들.
대부분이 브라질 고산지대 절벽에 붙어 자라는 암생식물들이다.
꽃은 매우 작지만, 벌새를 유인하기 위해서 빨간색이나 주황색 등으로 매우 화려한 것이 특징.
바위에 붙어 사는 다른 이끼들 틈새에서 자라다가, 꽃이 피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20~30cm 정도의 길쭉한 꽃대를 올려내서 존재감을 뽐낸다.
암생식물이라 수태나 바크에 키우기 보다는 난석에 심어서 키우는 편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본인도 현재 원종 2종 작년에 입수해서 지금 키우는 중인데,
밀레리가 최근 꽃대를 보여주려고 하고 있어서 기대중.
대표종으로 밀레리 (C. milleri), 롱기페스 (C. longipes), 브리게리 (C. briegeri) 등이 있다.
3-4. 소륜계, 짧은 꽃대 (Sophronitis)
한때 소프로니티스라고 불리우던 종들.
식물체 크기는 정말로 작다.
카틀레아들 중에선 가장 작은 수준.
하드로랠리아들 처럼 잎이 다육질로 포엽의 기능을 겸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꽃 색깔이 빨간색.
카틀레아들 중에서 가장 진한 빨간색의 꽃이 핀다.
대부분이 고산성의 특징이 있어서 여름에 더위를 힘들어 하는 편.
반수경 재배로 키우거나, 수태에 심어서 키운다.
콕키네아 (C. coccinea)
케르누아 (세르누아, C. cernua)
번외편 - 한때 카틀레아였던 것들
과거 카틀레아로 분류되었으나, 최근 별개의 속으로 호적이 파인 종이 있는데 바로 과리안테(Guarianthe)속이다.
과리안테 스키네리 (Gur. skinneri)
보우링기아나 (Gur. bowringiana)
벌브 끝에 잎이 두장씩 달린다고 해서 과거에는 이엽종으로 취급했으나, 보면 아시겠지만 일반적인 이엽종 카틀레아와는 꽃의 생김새가 전혀 달랐고,
벌브의 형태도 곤봉 형태로 막대 형태인 이엽종들과는 다른 점이 많았었다.
유전적으로도 다른 카틀레아와 좀 차이가 많다고 판단되어 최근에는 아예 별개의 종으로 분가되었다.
키우는 것은 쉽지만, 보우링기아나의 경우는 추위를 좀 심하게 타는 편이라서 본인은 보우링기아나는 더 이상 키우지 않고 있고,
스키네리만 키우고 있다. 스키네리는 정말 튼튼하다.
참고로 이들은 최근 들어 가격이 많이 떨어진 식물들이다.
몇년 전에는 카틀레아 원종은 기본이 10만원, 20만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가끔씩 유묘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업자들이 생겨나서, 심폴을 매의 눈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보면
가끔씩 원종을 포트당 5만원 미만으로 파는 곳이 나오곤 한다.
한 업체에서 워크리아나를 개당 3만원씩 40개 풀었는데 그게 이틀만에 매진되는 경우도 있었지····.
당신..... 뭐하시는 분인지.. ...ㅋㅋㅋㅋ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https://klyp.fyi/glqd
난초단 만세!!
정보추 ㅋㅋ 재밌다. 덴드로칠럼해줄때까지 숨참고 기다림 흡 - dc App
난초 관련 커뮤니티는 주로 해외쪽 이용함? - dc App
그래도 난과 분류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하는 사람에게 너무 험한 표현을 쓰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이미 당대에 James Veitch 등 실제 재배하던 사람들이 비판하기는 했었네. 그런데 애초에 수술 암술 개수로 식물 나누기 시작한게 린네라는걸 생각해보면 인위분류에서 자연분류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나타난 한계라 참작할 여지는 있을 듯.
정보글 유익하게 잘 보고 있음 고마워 카틀레야와 벌보필름 안 좋아하는 난린이지만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줘서 후루룩 읽었네 이건 그냥 사심인데 시리즈 링크 걸어주면 더 찾아보기 쉬울듯
너무 재밌게 읽었어 ㅋㅋㅋ 린들리 이새끼
도위아나 촉 많은거 4만원 미만인데 살까?
아 노빌리어나 purpurata나 트리아네 사고싶다ㅏㅏㅏ 어디서 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