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음력 설을 앞두고 추운 날이 계속되고 있는 날인데 모두들 만강하신지요?
친한 사장님 가게를 잠시 봐드리러 갔는데, 우연찮게 나도풍란이 있는 걸 보았습니다. 몇년 전에도 실내 문 앞 해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그 자리에 있던 것을 보았는데, 꽃을 올렸는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손을 들이지 않으심에도 여태껏 큰 상처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걸 보면서 감회가 새로웠답니다.
문득 저도 하나 가지고 싶은데, 꽃대를 물고 있는 아이를 데려올 곳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오늘 시장에 나가서 장을 보다가 나도풍란이 꽃대를 물고 그 사이에 있는 것을 보고는 고민없이 데려왔습니다. 가격은 5천원으로 저렴했습니다.
데려와서 바로 따뜻한 실내에 들이기는 겁이나서, 비오킬로 예방적으로 방역을 하고, 현관에 몇시간을 두었답니다. 그러고 오늘 저녁에 방 안으로 들였네요.
제가 여태껏 데려온 아이들 중에서 가장 포트 크기가 작은데, 꽃대도 참 예쁘게 물었습니다. 수태도 나쁘지 않은 듯하고, 충해를 입었거나 하는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수태가 바짝 말라있어 저면관수도 하였습니다. 포트 갈이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 나도풍란은 대엽풍란이라고도 불리는데, '나도'풍란이라는 이름이 참 재미있는 주제입니다. 우리 주위에 '나도-', '너도-', '개-', '-사촌' 등의 이름이 붙은 생물들을 종종 보곤 합니다. 비슷하게 생긴 생물에는 나도, 너도, 사촌 등의 접두사, 접미사를 붙여 명명을 하고, 그보다 못한 생물에는 가짜라는 의미로 개라는 접두사를 붙여 명명을 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밤나무는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도 있구요, 옻칠에 쓰는 옻나무와 그렇지 못하는 개옻나무 등이 있기도 하답니다. 나도풍란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난초과 반다족 반다속의 풍란종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요.
난초과(Family)를 분류할 때에는 그 하위의 족(Tribe), 속(Genus), 종(Species)까지 주로 따져봅니다. 그런데 나도풍란은 그 분류에 대해서 아직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난초과 반다족인 것은 분명하나, 처음에는 아이리데스(Aerides)속으로 분류하기도 했답니다. 이후 아이리데스속과 다르다고 하여, 그 철자를 뒤집어서 나도풍란(Sedirea)속으로 분류하다가, 호접란과 유전적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해서 최근에는 호접란(Phalaenopsis)속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Sedirea. japonica 등으로 불리곤 하다가, 이제는 Phal. japonica이라고 부른답니다.
문제는 나도풍란(Sedirea)속이 호접란(phalaenopsis)속으로 분류되면서, 일부 호접란(phalaenopsis)속을 나도풍란속으로 번역하면서 명칭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나도풍란속이 호접란속에 흡수되고 나도풍란속이라는 명칭이 폐지되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호접란속이라는 명칭 대신 나도풍란속이라는 명칭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으로, 과거의 작은 나도풍란속과 혼동을 주곤 합니다.
이는 비단 나도풍란 외에도 반다(Vanda)족, 반다(Vanda)속의 번역 문제에서도 나타나곤 합니다. 과거에는 풍란(Neofinetia)속이 따로 있었는데, 흔히들 보는 부귀란 등이 이에 속하였지요. 이후 유전적 차이가 크게 없다하여 지금은 반다(Vanda)속으로 다시 분류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반다(Vanda)속을 통합되어 폐지되었다고 보아야 할 풍란속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하여 오늘의 주인공인 나도풍란을 영어로 분류하는 데에는 Orchidaceae Family - Vanda Tribe - Phalaenopsis Genus - Phal. japonica Species 로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하나를 번역함에 있어 '난초과 - 반다족 - 호접란속 - 나도풍란', '난초과 - 풍란족 - 호접란속 - 나도풍란', '난초과 - 반다족 - 나도풍란속 - 나도풍란', '난초과 - 풍란족 - 나도풍란속 - 나도풍란'으로 다양하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혼동을 야기하곤 합니다.
전공자가 아니라 지식은 얕으나 기존의 작았던 별개의 풍란족, 나도풍란속 등과 그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난초과 - 반다족 - 호접란속 - 나도풍란'로 번역함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합니다.
각설하고, Phal. japonica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종(Species)이 소문자로 시작하니, 나도풍란은 기본적으로 호접란 원종입니다. 다만 제가 사온 아이의 꽃을 보지도 못했고, 원종이라고 믿을만한 근거도 없는 지라 교배종으로 생각하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집에서 배치한 자리를 보여드리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도가 그런 의미가 있었구나 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용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저렇게 키우면 확실히 과습은 안오겠다
억불난농원 글 올려주신 거 흥미롭게 봤어요. 지방 도시에 살아서 먼 곳을 가기 어려운데, 사진 덕에 꼭 가본 듯 합니다.
덕분에 너무 잘 말라서 물 주느라 허리가 뿌러질 처지입니다 하하... 요즘은 건조해서 자주 주는데, 매번 제법 큰 일 치르는 느낌으로 마음 좀 먹고 계량컵마다 물 채워서 저면관수 하고 있습니다 ㅠㅠ
저도 다른 난원도 가보고 싶은데 그나마 가장 가깝고 가기 편한 곳이 거기밖에 없네요ㅋㅋㅋ 난초 중에 반다나 아이리디스같이 생긴 난초를 제일 좋아해서 재밌게 봤어요
나도풍란 치고 뭔가 잎폭이 좁고 긴것 같네요. 보통 여름쯤에 꽃피는 걸로 아는데 꽃대도 벌써 올라오다니.. 신기하네요.ㅋㅋ
자생종은 7-8월 쯤에 핀다고 하는데, 원예종으로 나오는 아이들은 겨울-초봄에 꽃대를 올려서 많이 판매하시는 거 같아요. ㅎㅎ 제가 가게에서 봤던 아이도 저렇게 잎이 좁고 길어서, 무언가 비슷한 원예 교배종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어요. 생각지도 못한 꽃이 올라오는 건 아닐지.... ㅋㅋㅋ
교배종이라면 꽃이 기대가 될것 같네요. 어떤 꽃이 필지 궁금하니 나중에 피면 올려주길 바래요ㅋㅋㅋㅋ
좋은 정보 추 @@ 글 재밌게 읽었닥....갤러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유통명이 아니고 생물분류와 학명을 다루는 정보는 항상 좋습니다
일부 호접란을 귀한 교배원종이라거나 희귀한 거의 원종이라고 파는데, 계통도 보면 원종은 한 3세대 올라가야 나오는 걸 보면서 종종 화가 나곤 합니다 ... ㅠㅠ 조금 더 신경써서 보면 아이들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얻을 수 있는 지라, 정식 명칭을 명시하는 판매자가 점차 많아졌으면 합니다.
양귀비 같은 식물의 경우 판매자가 학명을 써놓았나 확인을 하고 사는 편인데 그런 부분은 저도 아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식물쪽은 번역과 유통명이 표기 기준이 확실치 않은건지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거 계통이 만니랑 가깝다고 하던데 걍 얘만 따로 섹션 만드는게 나을거같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