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때다. 과학실험 한다고 풀을 뿌리째 뽑아갔었다. 식물의 구조에 관해 알려주면서 식물의 뿌리는 물을 흡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관이라고 했다. 담임쌤이 풀 두개 중 한놈의 뿌리를 자르고 한놈은 뿌리를 그대로 냅둔 채 투명한 비커에 담아서 창가에 뒀다. 아무리 꼬꼬마라도 그정도는 상식이라 다들 뿌리가 있는 쪽이 살 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웬걸. 뿌리를 자른 쪽은 실뿌리같은 하얀 새 뿌리가 돋아나서 잘만 살았고 뿌리가 있던 쪽은 시커매지더니 시들시들 죽어버렸다. 우리는 이 결과를 선생님이 뭐라 설명하실지 궁금해했고..
쌤은 생각보다 태연하게 '이쪽은 뿌리가 새로 나서 살았고, 이쪽은 뿌리가 썩어서 죽었네요.'하고 말하셨다. 그게 맞는 말이긴 한데, 실험의 취지는 그게 아니었지 않나..? 물론 우린 그냥 넘어갔다. 신기한건 신기한 거고, 그거에 반박을 해봤자 딱해 할 말도 없었으니까.
그게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물꽂이였다. 잎이나 가지가 아니라 풀을 통째로 뿌리만 떼 담아도 수경이 되구나.. 아니 근데 뿌리 붙여놓은 놈이 죽을 건 뭐냐. 넌 뿌리도 있었잖아.


+그때 풀 뽑아간다고 화단을 삽으로 팠는데 갑자기 개미집이 나왔었다.. 개미 뭔데. 개미집 자리를 판것도 아니고 그냥 맨 땅 판건데 왜 나오고 난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