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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2월에 만든 직후의 사진

테라리움에 갑자기 꽂혀서 만듦

아무 지식이 없던 때라 이거저거 다 때려박았었음

밖에서 캐온 이끼들을 사용했는데 검역도 되게 가볍게 했고

무엇보다 돌나물과 깃털이끼라는 밀폐테라리움에서 절대 잘 살 수 없는 종들을 넣음

그 외 식물들은 뱀딸기랑 쇠고비, 얘넨 밀폐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애들인데 위에 둘 때문에 스노우볼 굴러가서 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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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보니 감옥


이끼 검역을 설렁설렁해서 잡충들이 스폰됨

나방의 번데기라도 있었는지 나방들이 수 마리 출현하고

사진은 없지만 이후 각다귀, 그리고 난생 처음보는 깨알같은 검고 작은 날벌레무리가 단체로 스폰되었다가 사라짐


이 이후로 채집해온건 따로 용기를 마련해서 검역기간을 가짐, 최소 2주

검역 용기에서 채집해온 이끼들을 길러보니 이끼에 정말 별별 생물들이 다 살더라

파리 종류부터해서 한겨울에 웬 메뚜기 한 마리가 태어나서 멀뚱멀뚱 앉아있는것도 봄


혹여나 이끼 채집해서 쓰려는 사람들은 락스나 구연산 희석액에 1~2분 담군 후 헹구기 <- 이 작업 이틀동안 하루에 한 번씩 해주고

따땃한 방에서 밀폐시키고 2~3주 동안 매일 체크하셈

따땃하게 해주는게 중요함, 그래야 봄인줄알고 숨어있던 몹들이 깨어나기 시작함



그 외에도 돌나물이 신나게 웃자라고있고, 조명이 너무 가까워서 바위취도 전면부를 덮으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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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취들이 점점 빼곡해지며 전면부를 거의 다 뒤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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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충들이 사라짐

뱀딸기는 바위취에 밀려 점점 쇠퇴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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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태어난건지 아니면 안에서 번식을 한건지 나방이 재등장함


이게 약 2달 동안 일어난 일들임


망했다 판단 후 구석에 방치하듯 보관함, 조명은 계속 쬐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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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년 8개월 후인 오늘 개봉해보기로 함

돌나물은 당연히 웃자람을 반복하며 열화되다가 소멸했고

뱀딸기도 바위취의 수세에 못이겨 쇠퇴하다 소멸


전면부를 가득 덮었던 바위취는 왕으로 군림하는 듯 하다가

틈새를 비집고 튀어나온 '웃자란 깃털이끼'라는 강적에게 뒤덮혀서 빛을 다 차단당하고 조그맣게 변해 구석에 찌그러져 몰락함

깃털이끼는 무섭게 웃자람을 지속하며 전면부를 완전히 뒤덮더니

너무 웃자라서 습도가 부족했는지 지면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부터 마르기 시작함

마르고 죽은 식물조직들은 톡토기들이 분해했고, 최종적으로 사진과 같은 상태가 됨


쇠고비는 그 개판을 견뎌내고 잎 한 장을 내놓고 버티고있음

근데 웬 고사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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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개봉, 겉부분만 남은 나방의 사체가 반겨줌


그리고 너무 빨라서 못 찍었는데 잿빛의 톡토기가 서식함을 확인함

이끼에 딸려온 벌레랜덤가챠알에서 태어난 듯 했음

톡토기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언젠가 알록달록 후춧가루같은 톡토기 사육장을 만드는게 꿈임


일단 평범한 흰 톡토기말고 다른 종이 사는걸 확인했으니 잘 불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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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저 실같은 이끼는 놀랍게도 깃털이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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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게 사육장의 깃털이끼



이거 넣어준지 2주지남.

깃털이끼는 습한 환경에 들어가면 진짜 미친 듯이 웃자라기 시작하는데

그 길이에 끝이 존재하지않음 걍 계속 계속 길어짐


그걸 반복하다가 빛을 스스로 틀어막고 저렇게 얇아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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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걷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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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끼들을 걷어내니 고사리가 보인다


보아하니 깃털이끼에 고사리 포자가 묻어있었나봄

저 작은 고사리의 뿌리쪽을 잘 보면 우산이끼같은 잎이 보일거임

저게 전엽체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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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걸 배우체로 통쳐서 부르기도 하던데 난 전엽체로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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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아서 초점도 잘 안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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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2년전에 넣은 우산이끼인지 전엽체인지 잘 모르겠음

시간이 지나면 알게되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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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보니 벽면에 또 무언가 있음

저 위치에 우산이끼가 올라갔을 리는 없으니, 고사리라고 보는게 맞을 듯

이 테라리움을 유지해야할 이유가 더 생김(이유 1: 잿빛톡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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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이끼들 걷어내고...

저 어린 고사리 2촉은 뽑아서 새 테라리움에 사용할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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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면 이렇게 됨

뱀고사리? 인가? 정확히 모름 길가에서 쬐끄마할때 주워온거거든

근데 얘 쬐끄마할때랑, 오늘 테라리움에서 나온 새끼 고사리랑 똑같이 생김

같은 종일듯?

얘도 테라리움에서 키웠었는데 너무 커져서 뺏음



아무튼 이래저래 사건도 많았고 그냥 망한 테라리움 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글 쓰고보니 이 유리병이 가장 '테라리움'의 원시적 형태에 근접한 테라리움이라는걸 깨달음;



일반적으로 테라리움의 시작은 영국의 외과의사인 워드 Nathaniel Bagshow Ward로 이야기한다.


그는 1829년 나방의 일종인 sphinx moth의 부화와 생장과정을 관찰하기 위하여 유리병 속에 번데기를 넣고 흙을 덮은 다음 덮개로 봉해 버렸는데


정원에 재배를 시도했다가 런던의 대기 오염 때문에 실패한 양치 식물의 포자가 그 속에서 우연히 발아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발아된 양치식물이 4년 동안이나 자라던 사실에 착안하여

입구가 큰 유리병에 식물을 심고 그 위에 덮개를 씌워서 기르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테라리움의 시작이었다.


특히 어떤 식물은 15년간이나 물을 주지 않아도 밀폐된 용기 속에서 자랄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어


1942년에 "유리상자 속의 식물생장에 관하여"라는 연구를 발표함으로써 테라리움 최초의 문헌이 되었다.




나방을 우화시키고 양치식물 포자가 발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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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깨닫고 나니 저 지워지지도 않는 식물 잔해 얼룩으로 범벅된 망했다고만 생각한 테라리움이 달리보이기 시작함

튜닝의 끝은 순정이랬다

알록달록한 정글플랜츠들로 이루어진 테라리움도 예쁘지만

투박하게 고사리 한 두촉 자라는 것도 예쁘겠다 싶음

나에게는 이제 피토니아도 있고 애기모람도 있고 다른 밀폐환경에 적합한 이끼들도 많이 있음


하지만 여기에는 이 이상 식물을 추가하거나 하지않고 이대로 두어서 지켜볼 예정임 클래식 에디션임